과연 여행업계는 새 대통령, 새 정부에 대해 어떤 기대를 안고 있을까. 5월10일 새 정부 출범 첫 날, 여행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새 정부의 관광 분야 공약,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점 등과 함께 새 정부에 바라는 점도 간단하게 적도록 주관식 항목도 넣었다. 통상 주관식 항목은 답변이 적거나 있어도 짧고 무성의하게 흐르는 경향이 있어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전체 응답자 233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이들이 객관식은 물론 주관식 질문에도 또박또박 자신의 바람과 희망을 적었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 진심 어린 의견들이 가득 모인 것은 물론이다. 

희망과 바람은 인, 아웃, 국내 부문을 모두 아울렀고, 법제도적 측면에서부터 진상 손님 얘기까지 광범위했다. 묵은 과제들도 있었고 신선한 제안들도 눈길을 끌었다. 새 정부에 대한 여행업계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었다.

세부 내용에서 시각이 엇갈리는 일은 어쩔 수 없다. 일각에서는 실망감도 표출했다.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을 없앴다는 점을 들어 관광을 홀대한다며 혀를 끌끌 차거나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어차피 여행업계에서는 그 존재감을 크게 느끼지 못했으니 없애도 대수는 아니라는 말에는, 관광 타이틀을 단 청와대 직책이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는 반박이 따라붙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온상이 된 문화체육관광부의 향방을 두고도 마찬가지다. 공석인 새 정부 초대 문관부 장관으로 누가 올 것인지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직 자체를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꾸려야 한다고도 역설한다. 이참에 ‘관광’을 별도의 조직으로 독립시킨다든지, 대통령 직속 관광산업발전위원회를 둔다든지, 모든 정부부처를 아우르는 위치에 관광청을 설치한다든지, 다양한 해법들이 오간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나 현실성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참으로 오랜 만에 가지각색의 희망과 바람이 오고간다는 점이 정말 반갑다. 욕심을 부리자면, 합리적이고 마땅한 아이디어들은 꼭 새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관심을 쏟는 일이겠다. 그것이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현실화하는 길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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