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나노마치는 요즘 건강 여행의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시나노마치가 위치한 나가노현이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에서도 1위를 다투는 장수 도시임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기대 수명 100세 시대, 시나노마치에서 여행으로 건강해지는 비법을 체험하고 왔다.
 
 

건강 여행의 성지로 주목받는 시나노마치
 
‘시나노마치’라는 발음이 입에 붙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시나노마치는 일본 열도 나가노현과 니가타현의 경계에 위치하는 작은 마을이다. 일본 열도 전체로 보면 딱 정중앙으로, 수만년 전 융기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겨울에는 눈이 사람 키 만큼 쌓이고, 봄이면 야생화가 지천에 만발한다. 웅장한 산세, 그 아래 펼쳐진 맑은 호수, 그리고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은 유럽 스위스를 연상케 한다. 

시나노마치는 요즘 건강 여행의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 경관을 감상하는 차원이 아니다. 시나노마치 시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활용해 ‘치유의 숲’ 트레킹 코스를 개발했고, 의료기관과 함께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트레킹 전에 혈압, 피부 온도 등 건강 상태를 체크한 후  개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된다. 현재 시나노마치에서 활동 중인 ‘산림 메디컬 트레이너’만도 94명이다. 이들은 자연 생태 해설 능력을 갖춘 숲 해설사인 동시에 고도의 건강 지식을 함께 갖춘 전문가다.  
 
시나노마치의 대표적인 치유의 숲 코스는 총 세 가지다. 오지카 연못 둘레를 걷는 ‘오지카이케 코스(1.2km)’, 산길을 따라 노지리 호수까지 걷는 ‘조노코미치 코스(2.5km)’, 깊은 산속의 숲을 지나 나에나 폭포까지 걷는 ‘나에나타키 코스(7km)’가 그것이다. 나에나타키 코스를 빼면 모두 초심자가 걸을 만한 거리다. 
 
 
트레이너와 함께 걷는 ‘코끼리의 작은 길’
 
이중에서도 조노코미치 트레킹 코스는 숲길과 호반길을 모두 걸어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울퉁불퉁하다가도 평탄해지고, 음지와 양지가 골고루 뒤섞이며 나타나는 점도 재미있다. 숲길을 걷는 동안 깨달은 점은 이름 모를 잡초라고 여겼던 꽃들에게 저마다 고유의 이름과 생애가 있다는 것이다. 땅을 향해 고개를 푹 숙인 수줍은 꽃은 얼레지고, 13년마다 한번씩 꽃망울을 터트리는 손톱만한 꽃은 흑박주가리다. 가지 껍질을 벗겨 문지르면 맵고 시원한 멘톨향이 나는 것은 생강나무다.
 
구간마다 트레이너마다 숲을 즐기는 방법도 다르다. 삼나무 아래서 단전호흡을 하거나 외기욕을 하기도 하고, 즉석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하기도 한다. 호수에서는 물속을 걷는 아쿠아 워킹을 체험하고, 숲속에서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고 누워 하늘을 본다. 마치 어릴 적 요람에 누웠을 때의 평온했던 기분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겨울은 겨울대로 묘미가 있다. 스노슈(snowshoe)를 신고 거목이 우거진 깊은 숲까지 들어간다. 두텁게 쌓인 눈이 오히려 융단처럼 매끈한 길이 되기 때문에 걷기 편하다. 숲 한가운데서 하얀 눈을 끓여 만드는 원두 커피도 별미다. 커피에 단무지, 머위 설탕 절임을 곁들이기도 한다.
 
노지리 호수 주변을 걷는 조노코미치 코스. 전문가와 함께 하는 산림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다
 

‘조노코미치’라는 이름은 ‘코끼리의 작은 길’이란 뜻이다. 이 귀여운 이름의 연원은 산길을 지나 호숫가에 닿으면 알게 된다. 트레킹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4만년 전 빙하시대 코끼리 화석 발굴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3m가 넘는 키에 상아 길이만 2.4m에 이르는 거대한 코끼리 화석이 발견됐다. 발굴을 진행한 고고학자의 이름을 따서 ‘나우만 코끼리’라고 부른다. 호반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코끼리 모양인 것은 이 때문이다. 흥미가 생긴다면 호숫가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나우만 코끼리 박물관에 가보자. 코끼리 화석과 실물 크기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hotel
트레킹하고 노천 온천하고  
탕그램 마다라오 도큐 리조트 호텔( Tangram Madarao Tokyu Resort)
 
일본의 리조트 대기업 ‘도큐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웅장한 마다라오 산자락에 자리한다. 봄이면 눈이 녹고 주변 초지에 라일락과 백합 군락이 만개해 아름답다. 또한 호텔에서 리프트를 타면 마다라오 산 트레킹 코스로 직접 연결돼 등산하기도 최적이다.  호텔을 중심으로 대규모 스키장과 골프장이 있어 겨울에는 스키, 봄과 가을에는 골프를 즐기기 좋다. 어린이를 위한 짚라인, 봅슬레이, 낚시, 암벽등반, 스노우래프팅, 스키 보드스쿨 등이 운영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도 알맞다.  

객실은 총 245개로 1,000명의 투숙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객실 타입은 40㎡, 양실로 모두 동일하다. 묘코고겐 역에서 차로 10분, 지고쿠다니 원숭이 온천에서 차로 60분. 다테야마 쿠로베 알파인 루트에서 차로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탕그램 호텔, 회원제로 운영되는 도큐 하베스트 클럽 탕그램이 리조트와 연결된다. 부대시설로는 노천온천과 노래방, 프렌치 레스토랑, 기념품점, 골프클럽, 소규모 결혼식을 위한 교회당, 바베큐장 등이 있다. 메인 레스토랑인 지그재그 레스토랑은 매일 저녁 약 50종류의 일식, 양식, 중식 뷔페를 선보인다. 대게와 연어 등 나가노 지방의 계절별 특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www.tangram.jp/hotel 
 
 
글·사진=도선미 객원기자
취재협조=타비피아 www.tabipia.co.kr 02-335-7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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