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M(Germany Travel Mart)이 지난 7~9일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개최됐다. 1972년 처음 열린 GTM은 독일관광청(GNTB)이 매년 다른 지역을 선정해 개최하는 독일 최대 B2B 관광전이다. 올해로 43회를 맞은 GTM 2017에는 330여 명의 독일 서플라이어와 500명 이상의 전 세계 바이어, 130여 명의 기자를 포함해 총 1,000명 이상의 참가자가 모였다.   <편집자 주>

-43회 GTM 뉘른베르크서 개최
-마틴 루터, 친환경 이벤트 강조
-미식·예술 등 다방면 자원 홍보
 
GTM 2017이 열린 바이에른주는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주로 뮌헨, 뉘른베르크, 아우구스부르크 등 도시들이 포함돼 있다. 총 7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독일 역사·문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으며, 올해까지 총 6번의 GTM을 유치해 왔다. 그중 뉘른베른크는 뮌헨 다음으로 큰 도시로 19세기 이후 바이에른주의 중심 산업 도시로 급속히 성장했다. 역사적으로는 독일의 대표적인 미술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와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Martin Luther)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모든 이벤트는 뉘른베르크를 대표하는 장소에서 진행됐다. 6일 네트워킹 행사는 임페리얼 캐슬 내 뉘른베르크 유스호스텔(DJH Youth Hostel Nuremberg), 7일 공식 오프닝은 오페라 하우스(Nuremberg State Theatre Opera House)와 게르만 국립박물관(German National Muesum), 8일 이브닝 이벤트는 뉘른베르크 시청(Rathaus Nurnberg)에서 열렸다. 공연과 음식도 지역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공식 오프닝에 앞서 독일 전통 의상을 입은 관악대가 퍼포먼스를 벌였고, 이벤트 전 기간 동안 매 식사마다 바이에른 북부 프랑켄 지역 산 와인을 제공했다. 오프닝 세리머니에 참가한 프란츠 요제프(Franz Josef Pschierer, MdL) 바이에른 경제 및 에너지 기술부 차관은 “바이에른에서 보여 줄 것은 무궁무진하다. 성, 교회 등 건축물부터 프랑켄 와인, 밤베르크 맥주 등 미식 문화까지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GTM 2018의 목적지는 작센주의 주도, 드레스덴이다. 제44회 독일관광전은 2018년 5월6~8일 열릴 예정이다. 안카트린 클랩쉬(Annekatrin Klepsch) 드레스덴 문화 관광 부장관은 “몇 달 간 본격적으로 GTM 2018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빼어난 경치와 문화적 다양성 등 드레스덴만이 가진 강점으로 방문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은 독일 여행업계가 특히나 주목하는 한 해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이기 때문이다. GTM 2017를 개최한 바이에른주에서도 이를 강조했는데, 5월2~6일 진행한 프리 컨벤션 투어 중 하나로 아우구스부르크, 코부르크 등 루터의 역사 및 발자취를 따르는 ‘루터 투어’를 기획하기도 했다. 타 지역 또한 루터와 관련된 명소들을 마케팅 및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튀링겐주관광청 클라우디아 하트만(Claudia Hartmann) 해외 마케팅 담당자는 “루터가 성경을 번역했다고 전해지는 바르트부르크성의 ‘루터의 방’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페트라 헤도르퍼(Petra Hedorfer) 독일관광청장은 “올 한 해 동안 ‘루터 2017 -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를 주제로 꾸준한 마케팅을 할 계획”이라며 “내년 독일 여행의 테마는 ‘미식(Culinary Germany)’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루터’와 ‘녹색’, 두 가지 키워드

올해 독일이 내세운 또 다른 키워드는 ‘환경 친화와 지속 가능성’으로, GTM 2017에서도 ‘그린 이벤트’이라는 이름으로 접목됐다. 참가자들이 이벤트 장소로 이동할 때 가급적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했고, GTM의 모든 정보 및 절차는 온라인으로 접근·처리할 수 있도록 해 종이 소비를 최대한 줄였다. 워크숍과 컨퍼런스가 열린 뉘른베르크 박람회장(NurnbergMesse) 또한 조명을 에너지절약형 LED 등으로 교체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전기 소비를 늘리는 등 에너지 소비 최소화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다. 최근 신설된 3홀 A동 건물은 독일 내 최초로 독일 지속가능 건물 위원회(DGNB, German Sustainable Building Council)에서 ‘플래티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란츠 요제프(Franz Josef Pschierer, MdL) 바이에른 경제 및 에너지 기술부 차관은 “지속가능성은 독일 여행업계의 주요 이슈다.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5월7~9일 뉘른베르크 박람회장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전 세계 50개국 바이어들이 참여해 호텔, 현지 투어 업체, 관광청 등 독일 서플라이어들과의 미팅을 가졌다. 아시아 국가 중 중국에서 총 31명의 바이어가 참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유니홀리데이, 위투어스, 모두투어 파리지사 3곳이 참가했다. 
 
 
잠재성 다분한 독일 시장

한국 바이어들의 이번 GTM 참가 목적은 대부분 ‘시장 탐색’이었다. 유니홀리데이 김학곤 대표는 “프랑스, 이탈리아에 비해 독일은 아직 상품을 다양하게 갖고 있지 않다”며 “현지 업체가 어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지 시장 동향을 알고자 참가했다”고 참가 목적을 밝혔다. 모두투어 파리지사 이희남 부장은 “당장 계약을 성사시키기 보다는 독일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는 의미로 참가했다. 시티투어나 레일 상품 등 프랑스 지역과 함께 연합할 만한 상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 서플라이어들 사이에서는 아직 한국 시장의 인지도 및 정보는 부족해 보였다. 아헨 대성당과 시청사 등 관광명소로 유명한 아헨(Aachen) 지역 관광 서비스 센터 캐롤린(Karolin Meierrose) 컨설턴트는 “일본인들이 역사 투어로 많이 찾는 것에 비해 한국인 관광객은 거의 드물다. 주요 공항과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 뮤직 투어 등 고객맞춤화 투어를 기획하는 독일 비영리단체 OIK(Organisation fur Internationale Kontakte) 하이코 엘펠트(Heiko Elfeld) 사업개발 매니저는 “2~3년 전 한국 고객을 유치한 이후로 다시 뜸해졌다. 현재로선 정보가 거의 없고, 한국 관광객들을 공략하는 루트나 방법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뮌헨,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대도시는 예외다. 베를린 버스투어 업체 BBS(Berliner Baren Stadtrundfahrt GmbH) 안드레아(Andrea Liebthal) 세일즈 담당자는 “몇 년 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인 고객 비중이 늘었다. 버스 내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고, 위투어스 한정란 이사는 “뮌헨공항 담당자가 말하길 한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더라. 수적으로는 중국인에 비해 물론 적지만, 소비력으로 봤을 때 오히려 더 강한 타겟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맥주의 도시이자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밤베르크

바이에른주 북부 프랑켄 지역은 화이트 와인의 산지로 유명하다
 
 
●독일 인바운드는 7년째 성장 중

독일은 견고했다. 테러, 유럽시장 경쟁 가속화 등 각종 변수와 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2016년 독일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건수는 처음으로 8,000만 건을 돌파하며 7년 연속 새로운 성적을 기록했다. 5월8일 뉘른베르크 박람회장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지난해 독일 여행업계의 성과 및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8,000만 고지를 넘다
 
7년째 새로운 기록을 썼다. 2017년 연방통계청(Federal Statistical Office)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숙박 수 약 8,080만 건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8,000만을 넘어섰다. 2010년 약 6,000만 건에서 시작해 매년 점차 성장해 온 독일 인바운드는 7년 전에 비해 약 43% 성장한 셈이다. 2016년 지난해(약 7,970만)에 비해서는 1.4% 정도 증가했다.
 
독일을 찾은 방문객의 국적은 유럽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8,080만 건 중 무려 5,906만 건의 숙박이 유럽 관광객들에 의한 것으로 순위로 보면 1위가 네덜란드(1,130만), 2위 스위스(660만), 3위 영국(560만)이었다. 나머지 약 1,970만 건은 유럽 이외 국적을 가진 관광객에 해당하며 1위 미국(570만), 2위 홍콩을 포함한 중국(260만), 3위 사우디아라비아(200만)가 차지했다. 그 이외 정확히 국적이 집계되지 않은 숙박 건이 160만 정도로 집계됐다.

2015년과 비교해 증가한 정도를 보면 순위가 달라진다. 유럽 중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 1위는 스위스로, 21만 건이 늘며 2015년에 비해 3.3% 성장했으며 프랑스(18만6,000건 , 5.8%)와 스페인(14만6,000건, 5.5%)이 뒤를 이었다. 유럽 외 국가 부문에서는 미국이 14만 건 증가(2.5%)하며 1위에 올랐고, 인도(5만6,000건, 8.1%)와 중국(4만1,000건, 1.6%)이 뒤따랐다. 4위에는 한국이 올랐다. 2016년 독일을 찾은 한국 관광객의 숙박 수는 약 61만 건으로 2015년에 비해 3만4,000건이 증가해 5.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독일관광청 리예케르트 케텔하케 아시아 & 호주 지역 총괄 매니저는 “중국이 1.6%, 일본이 -11.8% 성장률을 기록한 데 비해 한국의 6%에 가까운 성장률은 괄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대도시만큼 중요한 소도시
 
외국인 관광객 숙박 분포를 지역 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바이에른주가 17만5,000건으로 1위, 브란덴부르크주가 14만2,000건으로 2위, 바덴뷔르템베르크주가 11만2,000건으로 3위에 올랐다. 좀 더 세밀하게 도시 별로 보면 주로 인구 10만명이 넘는 대도시에 전체 관광객의 약 56%의 이 몰렸다. 나머지 비중은 인구 1만명 이상, 10만명 이하의 중규모 도시가 23%, 인구 1만명 미만의 소도시가 21%를 차지했다. 

그렇다고 독일이 대도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페트라 헤도르퍼 독일관광청장은 “소도시만이 줄 수 있는 자연적 매력 등은 오히려 대도시보다 잠재성이 있다”며 소도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독일관광 품질 모니터 서베이(Quality Monitor survey of the German tourism)에 따르면 독일을 찾는 여행객 중 37%가 독일을 여행하는 이유로 ‘자연 풍경’을 꼽았고, 작년 연방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2016년에 집계된 인구 1만명 미만의 소도시에 머무른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수가 약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42% 가량 올랐다. 페트라 헤도르퍼 독일관광청장은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소도시는 소도시대로 타겟별 맞춤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mini Interview  
 
 
독일관광청(GNTB) 페트라 헤도르퍼(Petra Hedorfer) CEO
“2018년은 독일 미식의 해”

-테러 등 작년 유럽 여행업계에 위기들이 있었다
브렉시트와 같은 경제적 변수, 베를린 테러, 유럽시장 경쟁 심화 등 불안한 정세 속에서도 독일은 꾸준히 성장했다. 여행자들에게 아직 ‘독일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한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전 세계 여행자들이 독일을 선택할 만한 이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요즘 여행객들의 트렌드는 어떤가
장기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저 보는 것보다 직접 체험해 보는 ‘경험 중심’의 여행 트렌드와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또 하나 두드러지는 현상은 디지털화다. 지난해 전체 독일 여행 예약 중 약 82%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성사됐다. 모바일 플랫폼을 포함한 다채널 전략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소셜 미디어를 겨냥해 최근 새롭게 론칭한 ‘#Germany Simply Inspiring’ 캠페인을 통해 고성, 자연, 음식, 예술 등 독일의 다방면을 홍보할 계획이다.

-GTM 2018의 테마는
단연 ‘미식(Culinary Germany)’이 될 것이다. 독일관광 품질 모니터 서베이에서 독일 관광객 중 약 4%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음식의 다양성과 품질을 여행의 주요 이유로 꼽았는데, 이는 곧 독일 전체 인바운드 시장에서 약 320만 숙박 건에 해당되는 얘기다. 독일은 도시 및 교외 지역마다 고유한 조리법이 발달해 있을 뿐만 아니라 비어가르텐, 와이너리도 전역에 자리하고 있다. 소박한 가정식부터 세련된 미슐랭스타 레스토랑까지 폭넓은 선택 범위도 여행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지금껏 알던 것보다 훨씬 더 폭넓은 독일의 미식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관광청 리예케르트 케텔하케(Rijkert Kettelhake) 아시아 & 호주 지역 총괄 매니저
“한국은 작지만 재미있는 시장”

-올해 독일관광 테마는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종교적인 테마로만 국한되지 않았으면 한다. 루터는 독일 역사 및 문화적 관점에서 봤을 때 큰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 곳곳에서 마틴 루터와 관련된 공연, 전시 등 많은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비단 올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올해를 시작으로 독일의 예술, 문화를 더욱 집중 홍보하고자 한다. 

-문화, 역사 외에 여행지로서 독일의 강점은 무엇인가
관광 인프라가 훌륭하다. 대부분 전쟁 이후 새롭게 지어진 건물들이라 호텔, 레스토랑, 공항, 도로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다양성’도 포인트다. 독일은 동서남북 지역의 특성이 각각 다른데 특히 동쪽 도시들은 한국에 알려져 있지 않아 앞으로 상품이 더욱 활발히 개발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내년 작센주에서 열리는 GTM 2018이 동부 독일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 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작지만 재밌는 시장이다. 지난해 일본 시장이 축소된 반면 한국은 약 6% 성장했다. 시장의 중요도에서 인구의 크기는 중요치 않다. 독일 인바운드의 가장 큰 시장이 인구가 아주 적은 네덜란드라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특히 한국의 젊은 여행객들은 새로운 경험에 매우 적극적이고 모험적이며 여행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독일 뉘른베르크 글·사진=김예지 기자 y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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