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기분이 좋다.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해외 업체들이 많아서다. 그들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로는 하나 같이 ‘성장 가능성’을 꼽는다. 이들은 인구 5,100만명인 나라에서 지난해 해외 출국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에 적잖은 경이로움과 기대감을 표했다. 성장세와 잠재력을 따져 보면 어쨌든 한국은 매력적인 마켓임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때를 기다리는 곳도 있다. 크루즈 시장이다. 우리나라 크루즈 아웃바운드 여행 시장의 규모는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연간 적게는 2만명, 많게는 4~5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크루즈를 통해 입국한 해외 여행객은 195만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크루즈 인바운드 여행객은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0년까지 500만명 유치 계획과 함께 국적 크루즈 선사 사업 추진도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웃바운드 시장 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선뜻 한국을 모항으로 하겠다는 외국 크루즈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특히 크루즈 시장 역시 중국 인바운드에 치중된 상황이라 정치적, 외교적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불어오는 타격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적 크루즈 선사 유치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런 와중에 현대아산이 13년 만에 크루즈 사업을 재개했다. 그것도 파격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매일 밤 콘서트와 풀사이드 DJ 파티가 열리는 파티 크루즈다. 크루즈가 대중화된 지중해나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매년 주기적으로 이 같은 클럽 크루즈가 진행된단다. EDM 크루즈의 대명사로 불리는 ‘홀리 쉽(Holy Ship)’, 전 세계 클러버들의 성지 이비자에서 열리는 ‘월드 클럽 크루즈’, 유러피언 선호도가 높다는 싱가포르 ‘잇츠 더 쉽(It’s the ship)’ 등이다. 그만큼 전 세계 뜨거운 청춘들은 이런 크루즈 여행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는 걸로 해석된다. 

국내에서 파티 크루즈가 얼마나 붐을 일으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크루즈의 대중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또 우리에게는 ‘한류’라는 강한 콘텐츠가 있다. 크루즈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이어진다면 언젠가 크루즈 여행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을 기대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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