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호텔객실에서 마음껏 담배를 필 수 있는 방법

작성자 여행신문 작성일2017-07-1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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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흡연행위에 대한 응징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모든 공공장소는 금연공간으로 바뀌었고, 일반 사무 건물과 주거 공간 역시 금연 건물로 지정되며 흡연자가 설 땅을 잃은 지 오래다. 지금까지 흡연자들이 보여준 이기적인 행동과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흡연문화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흡연자는 곧 가해자라는 인식 형성 역시 반론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호텔 산업 역시 세상의 흐름에 빠르게 발을 맞춰 나가고 있다. 흡연자를 옹호할 생각도 없고, 어떤 논리로도 옹호 할 수 없음을 잘 안다. 그래도 현 시점에 호텔산업과 흡연에 대한 진지한 고려의 과정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호텔은 공공 도서관이나 병원과는 다른 고객만족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사업적 특성을 지니고 있고, 상당수의 흡연자를 고객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호텔은 틀림없이 금연정책을 확대하고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용어도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대부분 호텔 브랜드들은 ‘Non-smoking’이라는 흡연자 중심의 용어에서 ‘Smoke Free’라는 용어로 전환되며 비흡연자 중심의 시각으로 정책과 환경이 정비되고 있다. 세계적인 메리어트(Marriott)호텔 체인은 ‘Smoke-Free Hotel’ 정책이 많은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와 칭찬을 받고 있는 전략임을 홍보하고 있다. 힐튼 인터내셔널(Hilton International)은 객실 내 흡연 시 $300의 벌금정책 강화에 나섰다. 금연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호텔 브랜드들의 지역적 배경은 역시 미주나 캐나다 지역이다. 표면적으로는 전 세계, 전 소속 호텔을 상대로 정책을 전파하고 있지만, 장사를 하는 속내로 보면 지역별로 운영의 유연성은 살아있다. 흡연율이 높은 국가의 호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연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들도 잘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금연호텔로의 전환은 급격하고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다. 흡연객실을 오랜 기간 운영하던 대표적인 고급호텔의 경우도 과감히 흡연 객실 운영을 포기하고 전 객실 금연 체재로의 전환이 두드러진다. 8월부터 신관 전체의 개보수에 들어가는 롯데 호텔의 경우도 기존 40여 개의 흡연객실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더 플라자 오토그래프, 그랜드 하얏트 서울, 웨스틴 조선 서울 등의 대표적 디럭스 체인 호텔은 기존의 흡연객실을 폐쇄하고 전관 금연객실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전환을 마쳤다. 포시즌 호텔이나 JW 메리어트 동대문과 같이 최근 오픈한 디럭스 체인 호텔들은 오픈 시점부터 강력한 금연정책을 적용했다. 

국내 브랜드 호텔들도 금연 분위기와 맞물려 전 객실 금연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대세로 됐다. 전 객실 금연정책을 운영하는 호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호텔브랜드의 강력한 권고사항과 금연 건물지정 등의 정부 시책, 사회적분위기를 이유로 들고 있다. 기존 흡연객실을 폐쇄한 호텔들은 객실 관리가 용이하지 않다는 것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다분히 타당한 사회적 분위기의 반영이다. 하지만 꽤나 많은 유명 호텔들이 아직 흡연객실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호텔 마케팅 차원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디럭스 호텔의 상당수가 아직 흡연객실을 유지하는 데는 이런 유명 호텔들이 흡연에 대한 옹호적이고 진부한 생각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흡연객실에 대한 고객의 요청이 존재하고, 이를 반영한 운영의 묘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 한국과 주변국은 무시할 수 없는 흡연율을 보유하고 있고 그들이 호텔의 고객이기도 하다.
 
한국의 흡연율은 성인인구의 22.6%, 일본은 19.9%로 2,000만 명이 넘는 흡연 인구가 존재한다. 중국은 2015년 기준 27.5%로 3억1,600만 명의 흡연 인구가 존재한다. 주변국의 흡연율이 높으니 금연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억지는 아니다 하지만 냉정히 들여다보면 우리호텔들은 금연정책을 흡연 고객 무시 정책과 동일시하는 듯 해 안타까울 때가 있다. 고가의 객실을 이용하는 중요한 고객임에도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호텔 밖 어딘가로 내몰려 눈치 보며 흡연을 해야 한다는 것은 뭔가 서비스의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몇몇 일본 브랜드 호텔들은 작더라도 쾌적하고 위생적인 흡연 라운지를 운영한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의 흡연 라운지처럼 들어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고급 라운지를 운영하는 곳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객의 취향에 대한 배려이자 엄연히 마켓으로 존재하는 흡연 고객 유치 전략이다.

내가 투숙하는 호텔 객실에서 눈치 보지 않고 여유롭게 담배 한대 피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흡연객실이 있는 호텔을 찾아 흡연객실에 투숙하는 것이다. 화장실 변기 옆에 쭈그리고 앉아 변기 물을 연신 내려가며 호텔 몰래 연기를 뿜어내던 나의 못된 짓을 권장하고 싶진 않다. 비싼 돈 내고 투숙한 내 모습이 한 순간 초라한 모습으로 구겨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흡연 고객에 대한 호텔의 세련된 배려를 촉구한다. 
 
유경동
유가기획 대표 kdyoo@yoo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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