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기다려도 들리지 않는 소식이 있다.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노선 취항 소식 말이다. 부산 취항에 대해 의지가 강한 미주, 유럽 등 몇몇 외항사들을 중심으로 ‘취항 한다’는 소문이 수차례 오갔지만 결국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취항이 무산된 배경으로 아직까지 정기편으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 허가가 쉽지 않다 등 여러 가지 설이 떠돌았지만 공개되지 않은 묵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한 장거리 외항사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A항공사는 오래 전부터 부산 취항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얼마 전 A항공사는 본사가 있는 B도시에서 한국의 국토부 및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부산 취항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A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국토부는 “A항공사가 부산-B도시 노선에 취항할 경우 인천에서 출발하는 국적사 노선을 이용하지 않음으로써 국적사들이 입는 손실액이 연간 수백 억원에 달한다”며 “해당 손실을 국적사에게 현금으로 보상하는 조건에 합의하면 취항을 허가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경악할 만한 조건에서 ‘국적사를 보호해야 하니 취항하지 말라’는 진의를 느낄 수밖에 없다. 

한국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김해국제공항 전체 이용객은 1,490만명을 돌파했다. 국제선은 총 777만명이 이용하면서 전년대비 30.5% 증가했다. 하지만 김해국제공항이 보유한 노선은 여전히 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국한돼 있다. 그나마 지난 2012년 델타항공이 부산~도쿄 노선을 포기했고, 2016년에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추진하던 부산~도쿄 노선 취항이 무산됐다는 기록은 있다. ‘국제공항’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개항 40년 이래 장거리 노선은 없다. 

반면 여행 업계는 부산 시장에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 지난 6월에는 하와이관광청이 부산 및 광주에서 트래블 마트를 개최, 마리아나관광청도 부산 및 영남지역을 대상으로 상반기 세일즈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하나투어는 올해 말 부산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여행박람회를 개최한다. 부산 여행시장의 규모와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이를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는 업계의 관심 아니겠는가. 공급이 수요를 만들기도 한다. 부산에서 희소식을 기대하는 이유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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