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항공권 메타서치 올 초 베일 벗어
-성수기 앞두고 TV광고 마케팅 격전 벌어져
-“당장 성과 평가는 성급, 기대만큼은 아직”
 
항공권 메타서치 업체들이 올 초 차례차례 서비스를 공개한 이래 반년이 지났다. 제휴 채널 확장에 중점을 두고 마케팅을 벌여왔던 업체들은 현재 소비자 대상 인지도 확대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오픈마켓의 오늘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항공권 제휴사 늘리며 보폭 확장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소셜서비스 중 여행에 강세를 나타냈던 티몬에 이어 오픈마켓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시장에 재진입 하면서 비여행업 출신 업체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지난해부터 항공권 메타서치를 준비해왔던 오픈마켓은 올 초 모두 베일을 벗었다. 이베이 계열인 G마켓과 옥션, 그리고 SK 계열의 11번가다. 여행과 항공을 취급한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대기업을 배후에 둔 온라인 유통시장의 강자들이었던 만큼 시장 안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반신반의에도 불구하고 시작은 순조로웠다. 오픈마켓들은 메타서치 공개 전 경쟁적으로 상품 공급자를 유치했고, 그 결과 대부분 4~6개 제휴사를 확보한 상대로 서비스를 공개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하나의 유통채널로 접근했기 때문에 아귀가 잘 물린 것이다. 

현재 기준 11번가는 탑항공, 현대카드 프리비아,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온라인투어, KRT, 롯데카드, 와이페이모어, 노랑풍선, 웹투어 등 10개 업체와 제휴를 맺고 항공권을 공급하고 있다. 서비스 오픈 당시 6개 업체였던 것에서 2개가 추가되고 몇 곳이 교체된 형태다. G마켓은 투어2000, 롯데관광, KRT, 현대카드 프리비아, 하나투어, 자유투어 등 6곳으로 개수로는 시작 당시보다 2곳이 늘어났다. 항공권 메타서치와는 별도로 상품 다양성도 커졌다. 패키지, 에어텔 등에 더해 단품까지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전문몰 운영 등 적극적 마케팅
 
입점사 유치에 공을 들였던 초반과 달리, 서비스가 안정되고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는 지난 2분기부터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이 본격화 됐다. 여행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기 위한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G마켓은 ‘여행을 다 담다’라는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몇 개 지역을 지정해 온라인 가이드북, 영상과 사진 등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상품을 판매한다. 여행사의 ‘전문몰’과 비슷하지만 보다 자세하게 여행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파급력을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동시에 TV 광고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11번가와 G마켓, 옥션은 지난 6월 대대적인 TV 마케팅을 벌이며 주요 키워드로 ‘여행’과 ‘항공권’을 언급했다. 설현과 김희철을 모델로 쓴 G마켓과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를 모델로 한 11번가 등이 대표적이다. 각 광고 내용은 물론 여행에 완전한 초점을 맞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문 여행사가 아니고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여행을 광고 내용에 함께 담았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실질적인 효과도 있었다. 한 오픈마켓에 입점한 여행사 관계자는 “TV 광고가 나가고 이슈가 된 뒤 매출이 30%가 늘었다”며 “특히 G마켓 같은 경우에는 이번 시즌에 만들어진 광고 시리즈 중 여행만 다루는 편을 별도로 만들어 회자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거래액 전년비 늘었지만 갈 길 멀어
 
오픈마켓의 메타서치 장착 이후 성적은 시각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매출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11번가는 매출(결제거래액, PC와 모바일 전체) 기준으로, 메타서치 서비스를 론칭한 2월 대비 7월 성적이 약 2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11번가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서비스를 제공해왔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2017년 상반기 누적 거래액은 2016년과 비교해서 약 2.5배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G마켓의 경우 2015년 말 항공권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메타서치 이전인 2016년 기준 “항공권 판매량이 전년대비 76% 늘었고, 지난해인 2016년에도 전년대비 32% 성장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1~2년 전 업계 내 소셜서비스의 유행처럼 오픈마켓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 티몬을 제외한 소셜 서비스가 여행 부문에서 힘을 잃은 상황에서 오픈마켓이 대체 채널로 떠올랐다. A 호텔 공급자는 “자주 오픈마켓이 화두에 오른다”며 “작은 여행사들은 직거래를 하기 어려우니 거래처를 통해 상품을 공급하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행 시장의 총량에서는 성장폭이 크다고 자명하긴 섣부르다. B 여행사 담당자는 “(제휴를 맺은 오픈마켓에서)성장률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아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성적”이라는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포털 사이트이면서 항공 메타서치를 지원하는 네이버와 항공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OTA의 성장 속도가 더 크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네이버나 스카이스캐너 등에서 나는 매출이 오픈마켓에 비교해 10배 이상은 되는 것 같다”며 “총량에서 오픈마켓의 영향력은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신규 시장의 창출을 기대했던 시장에서는 되려 파이 나눠먹기식 시장 분할이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C 여행사 관계자는 “새로운 채널과의 제휴는 곧 추가적인 매출을 기대하는 것인데, 기대한 것과 달리 효과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자체 채널이 아니라 제휴 채널을 쓸 때 들어가는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무한정 제휴를 늘리는 것만이 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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