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이드로 시작해 모두투어 CEO까지
-여행업 37년 마무리하는 홍기정 부회장
-“3~6개월 해외 여행하며 봉사활동할 것”
 
1980년부터 지금까지 37년 동안 여행업에 몸 담아온 모두투어 홍기정 부회장이 지난 8월7일 이임식을 갖고 업계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여행 가이드에서 국내 홀세일 여행사의 모태가 된 국일여행사의 창립멤버로, 모두투어 사장을 거쳐 부회장까지 지내며 지금까지 업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홍기정 부회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입사부터 지금까지
1980년 영어 안내원으로 고려여행사에 입사했다. 당시 관광협회중앙회가 주관했던 ‘관광경진대회’가 있었는데 금메달을 수상했다. 경품으로 일본을 일주일동안 여행하면서 일본의 행사 진행 노하우를 배웠던 것이 기억난다. 1983년에 국외여행안내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이후에 썬투어에서 국일여행사 창립자인 우종웅 회장과 연을 맺게 됐다. 1989년에 우 회장과 한옥민 사장, 하나투어의 박상환 회장을 비롯한 14명과 함께 자본 1억원으로 국일여행사를 설립했다. 홀세일 여행사를 종업원 지주제로 운영하자는 데 마음을 모은 것이다. 이후 90년대 하나투어가 분리해 나가고 국일여행사는 모두투어로 브랜드를 변경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역경과 고난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IMF, 사스, 메르스 등 여러 시련들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모두투어 사장 취임 첫 해였던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일이다. 적자가 이어지고 경기가 계속 나빠지면서 인원감축을 고려했지만 노조와의 합의로 감축이 아닌 감봉과 무급휴가를 하게 됐고, 당시 많은 직원들이 힘들게 일을 했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똘똘 뭉친 덕분에 1년 만에 비상경영을 끝내고 2010년에는 창사 이래 최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수익이 나면 아끼지 않고 직원들과 나눴고, 덕분에 이런 미담이 미디어에도 소개될 정도였다. 

-한국 시장의 가능성
대한민국은 선진관광국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정말 많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어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모두가 활발하게 성장할 수 있다. 아웃바운드 시장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커졌고, 인바운드 부문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 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은 자국에 대해 비하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예전에 서울을 소개할 때 도쿄, 파리 등 유명한 도시와 비교해 산이 많고, 큰 폭의 강이 도도하게 흐른다고 말한 것이 있다. 실제로 서울은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차별화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사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자랑스러운 문화와 가치 있는 관광 자원이 많다. 
 
-은퇴 후의 삶
해외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기부도 하면서 사회활동을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여행 인솔자이자 ‘전설의 국민 가이드’로서 전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앞으로는 인솔자가 아닌 여행자로서 정말 가보고 머무르고 싶었던 곳을 3~6개월씩 장기간 여행하려고 한다. 특히 한국전쟁 참전 국가인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필리핀, 태국, 터키 등에 봉사활동을 다니려고 한다. 
글도 쓰려고 한다. 회사 창립 25주년인 2013년에 발간했던 <CEO가 된 여행안내원의 행복한 선물>이란 책이 있었다. 여행 인솔자로 100여개국 5대양 6대주를 여행했던 경험을 담았는데 앞으로 새로운 경험을 담은 또 다른 책을 발간하고 싶다.
일선에서 떠나지만, 여전히 모두투어의 2대 주주로서 모두투어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여행업은 행복을 파는 일이다. 남을 불행하게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여행업에 종사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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