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베트남 여름 성수기 예약 성장, 필리핀은 하락
-계엄령 이슈 직격탄, “위험요소 감수 대신 지역 변경”

태국, 베트남과 함께 동남아 빅3 국가 중 하나인 필리핀이 올해 여름 시장에서는 상대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압도적인 베트남의 성장과 안정적인 태국의 성장에 비해 필리핀은 활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7월11일, 모두투어는 7월~8월 여름 성수기 기간 동안의 동남아 인기 여행지를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발표했다. 성수기 진입 단계인 7월8일 경 취합돼 실제 최종 모객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국가간의 온도차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빅3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은 전년대비 101.8%가 성장하고 태국은 14.1%가 늘었다. 반면 필리핀은 전년대비 37.3%가 줄어들어 세 개 국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완 등의 예약자 수가 대부분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필리핀의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인 일이다. 필리핀 호텔을 공급하는 A 담당자는 “인기 리조트나 호텔이 아닌 경우에는, 성수기에도 예약이 버거웠다”며 “항공사들도 지난해의 성황을 기대하고 비슷하게 공급을 많이 늘렸는데 기대만큼 반응이 좋지 않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가격으로 매년 성수기 마다 시장을 견인했던 필리핀 시장의 부진은 정치적 불안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올해 상반기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계엄령을 내리면서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인에게 필리핀이 저렴하게 나왔다고 해서 소개를 해도 계엄령 이슈 때문에 불발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미 한인 사망 등의 부정적 키워드가 소비자의 인식에 박혀있는 와중에 ‘계엄령’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베트남 상품의 가격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위험 요소가 있는 필리핀 보다 비슷한 가격의 베트남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여름 성수기는 가족여행객이 많은 시즌으로, 최근 베트남에서 가족형 리조트 판매가 활성화 되며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호텔을 공급하는 B 담당자는 “2~3베드룸 풀빌라라고 해도 20~30만원이면 이용할 수 있고,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비경험자가 많은 국가라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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