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건수 2만590건…작년보다 1,223건↑
-자본금까지 반값할인, “질적 육성 필요”

여행사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여행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낮아 ‘여행사 과잉’ 사태가 불거졌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집계한 2017년 2분기(6월30일 기준) 관광사업체 통계에 따르면, 여행업 등록 건수는 2만590건으로 1년 전(2016년 6월30일)보다 무려 1,223개 증가했다. 올해 1분기(3월31일 기준) 2만254건으로 사상 최초로 2만 건을 돌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상승곡선을 계속 그린 셈이다. 국내 및 국외여행업을 겸업하는 곳을 1개 여행사로 처리해 등록 건수가 아닌 실제 여행사 숫자로 파악하면 약 1만6,000개로 2만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기준으로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여행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증가했다는 시각 못지않게 여행사의 취약한 고용구조와 너무 낮은 진입장벽 탓이라는 회의적인 분석도 많다. 이직률이 높은 상황에서 여행업 창업도 어렵지 않다보니 너도나도 손쉽게 뛰어든 결과라는 얘기다. 

A여행사 대표는 “중소여행사 대부분 근무여건이 좋지 않아 이직이 잦기 마련인데, 이직마저 여의치 않은 단계가 되면 선택의 여지없이 여행사를 차리는 경우가 많다”며 “여행업계의 불안정한 고용상황이 초래한 측면도 있는 만큼 좋게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해외 출국자가 늘고 여행시장이 커진다 해도 그 커진 파이는 몇몇 대형 여행사의 몫일 뿐”이라며 “한정된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대다수 중소여행사 입장에서는 고만고만한 여행사가 계속 생길수록 한숨만 커진다”고 덧붙였다.

여행업 진입장벽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그러잖아도 장벽이 낮은데 정부는 한 발 더 나가 2016년 7월부터 여행업 자본금 규정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일괄적으로 낮춰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비록 2년 한시적 조치이기는 하지만 이 조치로 여행사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등록 자본금이 낮아진 일반여행업의 경우, 실제로 체감하는 자본금 인하 효과가 가장 커서인지 3개 여행업종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여행사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과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6월30일까지인 여행업 등록 자본금 완화 조치를 이후에도 상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에 대응해, 한국여행업협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반대했으며, 그 결과 상시 적용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규제완화를 내세워 무작정 여행사 숫자 늘리기에만 나설 게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A 여행사 대표는 “여행사 관련 정책도 이제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여행사 숫자만 늘릴 게 아니라 여행사 1개사당 직원 수나 근속기간, 매출액, 영업이익 등 질적인 측면도 파악하고 분석해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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