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셸관광청 한국사무소가 개소 10주년을 맞았다. 연간 한국인 방문객이 20명에 불과했던 10년 전과 비교해 비약적인 성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보석 같은 섬, 세이셸은 여전히 신비롭다. 세이셸관광청 셰린 프랜시스(Sherin Francis) 청장을 만나 미지의 섬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세이셸관광청 한국사무소가 오픈 10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의 한국 시장을 평가한다면

세이셸 관광시장에서 가장 큰 마켓은 유럽이다. 한국은 아직까지 큰 마켓은 아니다. 10년 전 세이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연간 20명에 불과했다. 한국사무소 설립 이후 초기에는 2배 이상씩 성장했고, 이후에도 매년 20% 이상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또한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한국인의 여행 지출액은 전 세계 상위 25위에 속한다. 세이셸 현지 호텔에서도 한국인 여행객들이 돋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큼직한 소비 규모 때문이라고 한다. 관광객 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지출액이다. 따라서 한국 마켓은 성장 가능성 등과 함께 고려했을 때 중요한 마켓으로 꼽힌다. 난제는 허니문 수요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허니문 마켓 외에도 가족, 인센티브, 시니어 등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마켓의 다양화를 꾀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도 세이셸은 신비로운 이미지가 강하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가장 크게 눈에 띄는 점은 양국 간의 관계다. 10년 동안 관광분야 외에도 무역, 교육, 투자 등 다양한 산업에서의 교류가 이어졌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수산 산업, 교육, 환경 등의 분야에서의 교류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변화와 교류를 통해 관광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세이셸은 모리셔스와 비슷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세이셸과 모리셔스는 낮과 밤처럼 완전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기후다. 세이셸은 아주 밝고 눈부신 화이트 샌드와 깨끗하고 투명한 바다, 뜨거운 태양이 삼박자를 이루고 있다. 세이셸은 연중 여름 날씨인데 반해 모리셔스는 5월에서 11월까지는 ‘겨울’에 속한다. 아주 추운 계절은 아니지만 물놀이를 하기에는 쌀쌀한 계절이다. 

세이셸은 ‘멀티 데스티네이션 아일랜드(Multi Destination Island)’라고 표현하고 싶다. 대륙에서 분리돼 총 115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섬과 산호섬이 동시에 존재한다. 각 섬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섬으로 마헤섬, 프랄린섬, 라디그섬이 있다. 마헤섬은 세이셸의 수도이자 경제의 중심으로 도시적 성격이 강하다. 프랄린섬은 섬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역사적, 문화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라디그섬은 황소 마차와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일 정도로 깨끗하고 훌륭한 자연을 자랑한다. 

또한 유럽, 중국, 인도 문화가 한데 섞여 세이셸만의 독특한 성격으로 크리올 문화를 재탄생시켰다. 음식이나 공예품 등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는데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함을 자랑한다. 

-집중하는 마케팅 테마가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미식 여행이 대세다. 음식은 세이셸의 독특한 문화 정체성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음식과 관련된 이벤트로 한국관광공사 내 한식문화체험관에서 ‘세이셸-한국 음식문화 교류전’을 진행했다. 세이셸의 각종 향신료를 전시하고 현지 셰프가 직접 쿠킹 클래스를 통해 크레올 요리를 선보였다. 이 같은 시도를 통해 반응을 살피고 방향이 설정되면 음식과 관련된 슬로건이나 마케팅 전략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리셔스와 비교해 비싸다는 평가다. 상품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은 없나

세이셸이 비싼 것은 맞다. 하지만 여행의 벨류를 생각한다면 세이셸을 다른 목적지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석으로 치면 감히 다이아몬드라고 말할 수 있다. 세이셸에서의 경험은 다른 곳에서의 것과 너무나 다르다. 인간의 힘으로 조성한 워터파크나 동물원, 사파리 등을 원한다면 그런 환경과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가는 것이 맞다. 세이셸은 국토의 50%가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오직 1급수 물에서만 사는 물고기가 수십 종에 달한다. 세이셸에서 자연 그대로의 것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세이셸은 관광객의 숫자보다 여행의 퀄리티에 집중한다. 즉, 세이셸이 대중화된 목적지로 포지셔닝 되기보다 세이셸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돌아가는 지에 대해 초점을 둔다. 관광객 수십 만명 보다 세이셸의 가치를 즐길 줄 아는 여행자들이 오길 바란다. 여전히 신비스럽고 품격 있는 목적지로 남고 싶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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