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라이더
PAA 박종필 회장의 발칸 바이크투어 
 
PAA 박종필 회장은 총 세 번의 해외 바이크투어를 다녀왔다. 2016년 8월 첫 해외 바이크여행으로 프랑스, 스페인, 안도라로 이어지는 3,000km 구간을 총 15일 동안 여행했다. 2017년 4월30일부터 5월12일까지는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등 동유럽 발칸 지역의 2,000km를 여행했다. 지난 8월에는 부탄에서 800km의 바이크투어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것은 박종필 회장의 두 번째 해외 바이크여행인 동유럽 발칸 여행기다. 
 
● 2월26일  
바이크투어에 시동을 걸다 
 
바이크 그리고 발칸반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 두 조합으로 지난 4월30일부터 5월10일까지 열흘 일정으로 발칸으로 바이크 투어를 다녀왔다. 발칸이라고 하면 동유럽 남쪽,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해, 흑해에 둘러싸인 반도지역이다. 알고 보니 아드리아해에 면한 서쪽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크 투어가 꽤 활성화되어 있었다. 

지난해 알프스 바이크 투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지대를 구석구석 누벼보았던 나로서는 아름다운 해변도로도 한번 씽씽 달려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톰(Tom), 루벤(Ruben), 저스틴(Justin), 디제이(D.J)와 마지막으로 나 존(John) 이렇게 6명이 의기투합해 길을 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루벤의 아내 안나가 루벤의 바이크에 동승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나이도 직업도 그리고 국적도 다양한 일곱 명이 오직 바이크와 여행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뭉쳐 떠나기로 한 것이다. 연장자 중 한 명인 내가 투어단장을 자처했다. 관련업에 종사하기도 하지만 괜히 기분이 들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선 것이다. 총무는 같은 여행 업에 종사하는 막내 저스틴이 담당했다. 

바이크투어의 첫 단계는 믿을 만한 바이크 전문여행사를 고르는 것이다. 우리는 신중한 검토 끝에, 세계적인 네트워크 망에 바이크 전문여행사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여행사 에델바이스(Edelweiss Bike Tour)를 길잡이로 선택했다. 여행사를 선택한 뒤로는 두 달에 걸쳐 투어 코스와 일정, 비용 등에 관해 긴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

여행업계에서 일하면서 아직 국내에는 인/아웃바운드 통틀어 바이크 전문 상품을 전문적으로 핸들링 할 수 있는 여행사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선진 유럽 여행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그 여행사의 노하우를 경험하는 것이 나에게는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혹시 아는가. 곧 국내 바이크 전문 여행사가 새롭게 탄생하도록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리의 투어 일정은 대략 이랬다. 4월30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이스탄불을 경유해 두브로브니크에 가는데 경유지인 이스탄불에서 하룻밤 묵으며 시차 적응을 한다. 5월 2일 오전 비행기로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해 컨디션을 조절한 뒤 5월3일부터 본격적인 바이크투어를 시작한다. 7일간 바이크를 타고 5월10일에 투어를 종료하는 일정이다. 꽉 찬 11박 12일간의 환상적인 발칸 바이크 여행 코스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 4월30일~5월1일  
아드리아해로의 긴 여정
 
4월30일 밤 11시45분, 우리는 이스탄불 행 밤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11시간의 비행 끝에 5월1일 새벽 5시 이스탄불에 착륙했다. 전체적으로 순조로운 비행이었다. 시차적응도 할 겸 우리는 이스탄불에 숙소를 정해두고 시티투어에 들어갔다. 다들 부스스 졸린 눈을 비비고,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앞으로 펼쳐질 여행에 사뭇 상기된 모습이었다. 같은 날 새벽 공항에서 미국서 MBA를 이수한데다 유도선수 출신인 현지 가이드 이호영 씨와 합류했다. 

이튿날인 5월1일은 노동절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뉴스를 보니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과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물밀듯이 밀려나왔다. 이날 터키 이스탄불 시내에 깔린 경찰관만 2만5,000명. 시내 도로 대부분이 차단된 상태였다. 덕분에 우리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의 발이 묶이고 말았다. 호텔 안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잠만 자야 했다. 
 
● 5월2일  
두브로브니크에서 완전한 팀을 이루다
 
오전 9시20분 이스탄불공항을 출발, 1시간 30분 가량 날아 발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크로아티아의 첫 인상은 호쾌하고 친절했다. 우리나라에는 TV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통해 뒤늦게 알려진 감이 없지 않지만 크로아티아는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지상낙원’이라 칭할 만큼 유럽인에게 사랑 받는 여행지였다. 

두브로브니크 라이딩에 앞서 단장인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보통 큰 경기나 시험을 앞두고 손톱, 발톱을 안 깎고 이발도 안 하는 관습이 있는데 우리도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 최소 사흘 간 수염을 안 깎아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이에 한 명도 반대하는 사람 없이 단장의 의견에 찬성, 그날부터 우리는 덥수룩한 얼굴로 바이크 투어에 올랐다.

같은 날 바이크 가이드 루카스(Lucas), 마뉴엘(Manuel)을 만났다. 7일간 우리와 동행하며 가디언 역할을 해줄 베테랑 바이커들이다. 루카스가 앞에서 인도하고 뒤에서 마뉴엘이 밴(Van)으로 서포트를 담당하는 식으로 매일 서로 번갈아 가면서 담당했다. 그들은 본사가 있는 오스트리아부터 우리의 바이크 7대를 차량에 싣고 왔다. 
 
 
 
글·사진=PAA 박종필 회장    정리=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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