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가 이슈다. 최대한 사람의 품이 들어가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이 지금 여행업계의 크고 작은 시스템 개편의 목적이다. 현금을 품고 여행사 사무실을 방문해 여행 상품을 구매하고 수기로 적은 항공권을 건네 받던 때는 이미 지나갔으니 당연한 일이다.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시베리아 허허벌판에서도 여행사 업무가 가능해졌다.

지난해부터 인공지능을 통해 상담업무를 지원하는 챗봇 개발이 시작됐고, 그 중 일부는 이미 시장에 공개됐다. 콜센터는 특수한 경우에 한정해 활용된다. 새로운 여행상품이나 프로모션은 출시되자마자 서울에서부터 부산 사무실까지 공유된다. 무거운 서류가방을 이고지고 대리점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자동화는 여행업계 종사자들에게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다. 여행업은 상담부터 사후처리까지 모두 사람이 필요한 시대에서 성장했다. 발권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사무실에서 든든하게 버티고 있어줘야 수많은 세일즈가 곳곳을 돌아다니며 받아오는 물량을 처리할 수 있었던 때 말이다. 그러니 이 부서 저 부서 사람이 넉넉한 것이 좋았다. 

변한 건 시대인가 보다. 여행사에 소속된 A씨는 “불필요한 인력이 많다”고 딱 잘라 말했다. “온라인 예약이 오프라인을 압도하고 있고, 여행업무의 많은 부분은 조금만 손질한다면 사람의 손 없이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도 인공지능이 써내는 판에 어려울 것이 무엇이랴. 

여행사에게는 달콤한 이야기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직을 간소화하면 소모되는 비용을 크게 삭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타협해서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도 같은 비용을 쓰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일 것이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임이 분명하지만, 요즘 이야기를 듣다보면 머지않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활발하게 신입사원을 뽑아왔던 C여행사는 최근 신입 인원을 크게 줄였고, 품이 덜 들어가게 정책을 바꿨다. 다음의 변화는 냉정하고 차가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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