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항공료에 비해 숙박비 비싸 …새벽 도착 승객 겨냥한 사우나·투어 

괌·사이판이 FIT 목적지로 자리를 굳히면서 숙박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내 주요 LCC들이 괌·사이판 노선에 취항한 가운데 값비싼 특급 호텔 대신 게스트하우스나 레지던스, 일급 호텔을 이용하거나 항공사 라운지 또는 호텔에서 운영하는 찜질방에서 쪽잠을 청하는 식으로 숙박료를 아끼는 자유여행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현재 인천-괌 노선에는 대한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이 취항했다. 에어서울, 제주항공(부산 노선 포함)을 이용하면 괌 현지시각으로 각각 오전 2시35분, 2시, 3시5분(부산발)에 도착한다. 사이판의 경우 티웨이항공 00시35분(월·화·수요일) 및 01시35분(금·토요일), 제주항공 3시40분(인천), 2시10분(부산), 아시아나항공 1시45분, 진에어 2시40분 현지도착 스케줄을 보유하고 있다. 입국 심사까지 1~2시간 추가돼 실제 공항을 빠져 나오는 시각은 이르면 3시에서 늦게는 5시가 넘는다. 하지만 괌·사이판의 특급 호텔의 1박 가격은 20만원대 이상을 호가하는 상황이라  하루 숙박 시설로 게스트하우스나 라운지, 찜질방 등을 이용하는 새벽 도착 여행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괌·사이판 내 일부 호텔에서는 공항 픽업과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준의 공간 이용권을 묶어 판매하기도 한다. 사이판 마리아나 그랜드 리조트는 휴게 공간과 샤워시설, 와이파이 서비스를 갖춘 라운지를, 괌 베로나 호텔에서는 샤워시설, 사우나, 스파, 휴게 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이용 금액은 각각 28USD, 15USD다. 제주항공은 새벽에 도착하는 승객들을 위해 ‘올빼미 투어’를 직접 운영한다. 오전 6시 경 공항에서 하얏트 호텔까지 픽업, 하얏트 호텔 조식, 마나가하섬 투어까지 포함된 투어다. A관계자는 “체크인 할 호텔에 짐 보관 서비스도 포함된 데다 마나가하섬은 사이판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라 이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액은 성인 60USD, 아동 48USD다. 

최근 2~3년 사이 국내 LCC들이 공격적으로 괌·사이판 노선을 확대하면서 항공료는 20~30만원대로 크게 낮아졌다. B관계자는 “괌·사이판의 특급 호텔은 여전히 한정된 터라 1박 요금이 항공료와 맞먹는 수준이라 더욱 비싸게 체감하는 것 같다”며 “호텔 사우나를 이용하면 15~20USD, 게스트하우스나 레지던스는 2인기준 60USD 수준이라 이를 이용해 1박을 해결하려는 수요가 젊은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요즘 10만원대 부티끄 호텔들도 객실이 없어 못 팔고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사도 고민에 빠졌다. 판매해야 할 항공 좌석은 늘었는데 합법적으로 묶어 판매 가능한 상품은 정작 소비자들에게 비싼 상품으로 포지셔닝이 됐기 때문이다. C여행사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70만원으로 사이판 여행하기’ 등과 같은 정보들이 넘쳐나 저렴한 목적지로 인식이 되면서 과거 가장 많이 판매되던 특급호텔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에만 LCC 3곳이 취항한 사이판의 한국인 방문객수는 올해 크게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마리아나제도를 방문한 한국인 수는 23만1,15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다. 이스타항공이 올해 10월 말부터 내년 3월 중순까지 운휴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월 평균 공급석은 약 3만2,000석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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