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다양한 운임으로 선택의 폭 넓혀
-기내 수면 제품과 고급 라운지등 투자 확대 
 
 
LCC의 공세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항공시장의 경쟁에서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 AA)이 선택한 승부수는 확실한 차별화다. 가성비와 만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설프게 동시에 노리기보다 가격과 서비스를 명확히 구분하고 각각의 고객이 원하는 내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9월28일과 29일 미국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Grapevine)에서 열린 ‘아메리칸 항공 미디어 & 투자자의 날(American Airline Media and Investor Day)’ 컨퍼런스에서 현재 경영 지표를 소개하고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운임 체계와 조인트 벤처 설립 등의 내용을 담은 미래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아메리칸 항공의 더그 파커(Doug Parker) 회장과 주요 임원진이 각 부문의 세션을 맡아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으며, 전세계 미디어 관계자들과 투자자 총 120여 명이 참석했다. 그레이프바인은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Dallas Port Worth International Airport)이 위치한 곳으로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은 아메리칸 항공의 9개 허브 공항 중 미 대륙과 중남미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허브공항이다. 
 
 
 
●LCC가 따라올 수 없는 서비스 강화 
 
 
아메리칸 항공은 글로벌 신규 시장 확대에 발맞춰 항공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496대의 차세대 고효율 신형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효율성, 안정성, 편의성을 모두 갖춘 신형 항공기는 아메리칸 항공의 차별화 전략을 이끌 핵심 요소로 꼽힌다. 신형 항공기를 도입함으로써 최신형 좌석을 내세운 프리미엄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연료비 절감이 가능해졌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새로운 항공기의 도입은 새로운 좌석과 상품 개발로 직접 연결됐다. 아메리칸항공은 국제선 광폭동체 항공기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Premium Economy)을 도입했다. 플래그쉽 퍼스트(Flagship First)나 플래그쉽 비즈니스(Flagship Business)를 이용하기에는 비용 면에서 부담스럽고 기존의 일반 이코노미석보다는 편안한 좌석을 요구하는 승객들의 요구에 맞춘 전략이다. 

비즈니스석 바로 뒤에 마련돼 있으며 안락한 가죽 좌석은 38인치로 넓어졌고 좌석 간 간격도 확대됐다. 다리 받침대의 길이 조절이 가능하며, 머리 받침대는 편하게 설계되어있다. 각 좌석마다 대형 터치스크린, 소음 감소 헤드폰이 제공된다. 재생시간이 1,000시간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영화와 TV프로그램, 음악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유료로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가 제공되며 전 좌석에 AC전원 콘센트와 USB포트가 마련돼 있다. 

승객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새로운 기내 서비스도 출시될 예정이다. 아메리칸 항공은 미국의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Casper)의 기내 수면용 제품을 도입해 12월부터 제공한다. 일반 베개, 허리베개, 베갯잇, 이불, 담요, 잠옷 및 슬리퍼가 포함되어 있으며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및 프리미엄 이코노미 승객에게 제공된다. 

아메리칸 항공은 8월부터 수하물 알림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수하물이 동일한 항공편으로 운송되지 않았을 경우, 고객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즉시 이를 알려주는 서비스로, 고객이 항공편의 모든 수하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수고와 시간을 아낄 수 있게 해준다. 알림 서비스는 ▲수하물 조기 도착 알림 ▲수하물 서비스실 방문 요망 알림 ▲모바일 수하물 처리 알림 등 세 가지다. 특히 ‘모바일 수하물 처리요청’의 경우는 수하물을 받고자하는 주소와 수하물 상세정보를 기입하면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수하물을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LCC와 경쟁하는 베이직 이코노미 운영
 
아메리칸 항공은 저가항공사와의 가격경쟁도 선언했다. 2016년 기준 세계 항공시장에서 저가항공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으로 지난 10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아메리칸 항공은 최근 저가항공사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불필요한 서비스가 배제된 ‘베이직 이코노미(Basic Economy)’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기내 서비스는 기존 이코노미와 동일하나 좌석 승급이 불가능하며, 수하물은 좌석 하단에 보관이 가능한 크기의 작은 수하물 1개만 허용된다. 상단 선반에 보관해야 하는 크기의 수하물은 1개당 25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항공권은 환불 및 교환이 불가능하다. 

로버트 아이솜(Robert Isom) 아메리칸 항공 사장은, “새로운 운임을 도입해 간편하고 저렴한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하며, “베이직 이코노미라는 신규 운임 상품을 통해 저비용 항공사들과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플래그십 라운지 개발, 세일즈 팀 강화 
 
아메리칸 항공이 내세운 또 다른 키워드는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이며 이는 고객이 아메리칸 항공과 관련되어 접하게 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로버트 아이솜 사장은, “고객이 아메리칸 항공에 대해 갖는 첫인상은 무척 중요하다”고 말하며, “공항 라운지 같은 편의시설뿐 아니라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서비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이 아메리칸 항공의 최상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래그십 라운지(Flagship Lounge)’와 ‘플래그십 퍼스트 다이닝’도 선보였다. 플래그십 라운지 이용도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까지 확대되었으며 셰프의 추천 코스 요리 등 프리미엄 급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일등석 이용자는 플래그십 라운지 내 ‘플래그십 퍼스트 다이닝’을 이용할 수 있다. 아메리칸 항공은 2018년까지 세일즈 팀에 132명을 증원하고 계약 프로세스의 간소화를 통해 경영의 유연성을 높일 예정이다. 고객이 직접 마주하게 되는 분야에도 우선적으로 집중할 방침이다. 커뮤니케이션 부문 엘리스 에버와인(Elise Eberwein) 부사장은, “아메리칸 항공은 하루에 200만명의 고객을 대응하고 있다. 요즘은 모든 사람들이 핸드폰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어 우리는 이에 따른 대응을 늘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고객불만을 최소화 혹은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데 주력한다는 뜻이다. 

아메리칸 항공은 조인트 벤처 등을 통한 시장 공략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350개의 도시로 매일 35만명의 고객을 실어 나르고 있는 아메리칸 항공은 조인트벤처를 운영을 통해 목적지를 990곳으로 늘리고 매일 50만명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수기에는 250만명의 승객을 수송도 가능하다. 

로버트 아이솜 사장은, “항공사 간 조인트벤처 협력은 편리한 연결 스케줄을 제공해 소비자 혜택을 크게 증진시키는 최상의 전략”이라며, “아메리칸 항공도 허브공항을 적극 활용해 환승 수요를 유치하고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인트 벤처를 운영하면 주력 노선이 다른 항공사끼리 노선을 공유하고 스케줄이 다양화돼 운항 편을 늘릴 수 있다. 또한 환승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일원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항공 수요가 몰리고 아메리칸 항공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Mini Interview  
아메리칸항공 
더그 파커Doug Parker CEO 겸 회장
 
조인트 벤처 설립 등 아시아 시장 투자 강화

-세일즈 인원의 30%는 아시아에 배분
 
 
-장기적 경영 전략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우리의 경영 방향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Playing the long game’이다. 장기적 전략으로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게임을 이끈다는 방침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단기간에 좋은 수익을 가져다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에 노력하며 ▲창의적이고 미래혁신적인 리더쉽을 양성하며 ▲경쟁력 있는 기업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다각도로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방안은
글로벌 세일즈를 총괄 담당할 크리스 디그루트(Chris DeGroot) 사장을 새로 영입했으며 세일즈 팀에 결정권을 주고 현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세일즈 조직은 현재 1,200명이 넘는 인원으로 구성돼있다. 특히 급격히 성장하는 아시아 지역에 30%의 인원을 배분했고, 마드리드와 런던에 많은 인원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는 
아시아는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이다.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은 미국 서부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항이자 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허브공항으로 아메리칸 항공에서는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세계 항공업계는 2000년대 후반부터 조인트 벤처를 결성하고 항공사간 협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아메리칸 항공도 2012년부터 일본의 JAL과 조인트 벤처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올 3월에는 중국남방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의 공동 판매 및 마케팅 확대, 노선 연결편의 다양화를 통해 환승객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한국과는 조인트 벤처까지는 아니지만,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해 2013년 5월 인천-댈러스 노선으로 정식 취항하고 2015년 4월부터 대한항공과 코드쉐어 협정을 맺었다. 
 

아메리칸 항공에 대하여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은 승객과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미국 국적항공사다. 항공 동맹인 원월드(One World)의 멤버로 현재 총 964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매일 50개국 350개 도시를 운항한다. 같은 계열사로 지역 항공사인 아메리칸 이글 항공이 있다. 사회적 책임과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도 다양하다. 최근 태풍 하비로 고통받은 사람들을 위해 미국적십자사를 통해 260만달러(한화 약 30억원)를 기부했으며, 암환자 돕기 등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2013년 5월 인천 국제공항과 미국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DFW) 간 신규 직항 노선을 취항했으며 올해 최신형 항공기인 보잉 787-9 기종을 한국 노선에 도입했다. 
 
미국 텍사스 글·사진 = 김진 객원기자 chajin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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