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ITB 아시아(ITB Asia)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서플라이어와 바이어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IT, MICE, 레저 등 컨퍼런스에 초청된 전문가 리스트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편집자 주> 
 
-3일간 2만2,000건 이상 미팅 이루어져
-구글·씨트립 등 컨퍼런스 막강 라인업
 
 
아시아 최대 B2B 관광전 ITB 아시아가 10월25일부터 27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엑스포 & 컨벤션 센터(Sands Expo and Convention Centre)에서 개최됐다. 전 세계 940명의 서플라이어와 951명의 바이어, 미디어 및 일반인 방문객 등 1만1,000여명의 역대 최대 인원이 모였고 3일 동안 2만2,0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서플라이어의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작년(846명)에 비해 약 11% 성장했으며, 이는 2008년 첫 회에 비해서는 무려 77% 성장한 규모다. 

작년 ITB 아시아 2016에 참가한 서플라이어들을 분석해 보면 호텔 등 숙박 관계자가 36%를 차지했다. 이외에 여행사 및 투어 오퍼레이터(25%), NTO 및 CVB(17%), 비즈니스 관광 및 MICE(10%), IT(8.5%), 교통(3.5%) 분야 참가자들이 뒤를 이었다. 국적은 아시아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유럽, 미주 등 다양했다. 반면 바이어들의 분야는 레저 45%, MICE 33%, 상용 22%로 나뉘었다. 국적은 역시 아시아가 71.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유럽(11.7%), 오세아니아(10.2%), 미주(3.1%), 중동(2.9%), 아프리카(0.8%)가 뒤를 이었다.

올해 한국에서는 한국관광공사, 서울시, 제주컨벤션뷰로, 하나투어, 광명시 등이 참가했다. JNTO를 비롯해 JTB 그룹 소속 글로벌 DMC 네트워크 등 일본 참가자들도 단독 부스를 마련해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튀니지, 르완다, 카자흐스탄 등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들의 이색적인 쇼케이스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ITB 아시아는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주최, 싱가포르관광청 후원으로 2008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돼 왔다. ITB 아시아 2018은 내년 10월17~19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여행의 미래를 기술로 말하다
 
ITB 아시아는 네트워킹뿐 아니라 여행업계의 이슈를 다루는 정보공유의 장이기도 하다. 올해의 주제는 ‘여행의 미래(The Future of Travel)’로, IT 분야 컨퍼런스의 라인업이 특히나 두드러졌다. 오프닝 키노트로 IBM과 구글, 씨트립이 각각 인공지능(AI)을 포함한 기술이 여행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박람회장에 마련된 트래블 앤 테크놀로지 허브(Travel & Technology Hub)에서는 페이스북, 카약 등이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소개했다. MICE & 코퍼레이트 허브(MICE & Corporate Hub), 프레젠테이션 허브(Presentation Hub) 등 공간에서도 주제별로 오픈형 스피치가 진행됐다. 메세 베를린의 카트리나 륭(Katrina Leung) 수석 디렉터는 “ITB 아시아는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 참가자들의 만족을 얻고자 한다. 아시아 여행업계의 허브로서 최상의 콘텐츠와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 전했다. 

한편 ITB 아시아는 올해 처음으로 모바일 앱을 론칭했다. 바이어는 서플라이어 리스트를 확인해 미팅을 신청할 수 있고, 참가자 전원이 컨퍼런스 및 실시간으로 주요 이벤트 공지도 확인할 수 있다. 윈담 호텔 그룹(Wyndham Hotel Group) 계열 브랜드 데이즈 인(Days Inn)의 아난 위완(Anan Wiwan)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는 “미팅 스케줄 표를 굳이 종이로 출력하지 않고 앱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진행상황을 체크할 수 있다”며 “다만 각 컨퍼런스에 바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눈앞 이익보다는 장기적 투자
 
한국 서플라이어들 사이에서 ITB 아시아는 대체로 ‘바이어의 퀄리티가 높다’는 평이다. 5년 이상 매년 ITB 아시아에 참가해 온 제주컨벤션뷰로 마케팅팀 박지선 주임은 “ITB 아시아는 다른 관광전에 비해 바이어 스크리닝에 철저하다. 미팅 참여도와 셀러 피드백 등을 토대로 다각도로 평가해 다음해 참가 가능 여부에 반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아예 단독 부스를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미팅인센티브팀 안희수 사원은 “유럽이나 미주 쪽 마트에 비해 바이어들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며 “부스를 차리는 데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ITB의 경우 믿을 만하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 목적에 있어서는 공통적으로 ‘장기적인 투자’라는 반응이다. 올해로 ITB 아시아에 4번째로 참가한 MICE 및 이벤트 전문 여행사 멥스 인터내셔널(MEPS International) 강웅규 이사는 “동일한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며 점점 관계를 쌓고 있다”며 “MICE 산업의 특성상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한·중·일 마켓에 집중해 홍보했다. 글로벌영업마케팅본부 박재희 차장은 “하나투어의 경우 아웃바운드에 강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인바운드 유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당장 수익을 얻기 보다는 국내 관광을 활성화시켜 인바운드 시장을 키우자는 장기적 투자 목적이 크다.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와 연계한 버스투어 등 상품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mini Interview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 지사 캐트린(Caitrin Moh) 시니어 MICE 매니저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의 인지도는
한류의 영향으로 인지도가 있긴 하나, 사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서울, 김치 등 아주 기본적인 개념 정도로 한국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MICE 및 레저 목적지로써 한국이 가진 장점을 다양한 방식으로 어필하고 싶다.

-한국의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나
‘현지화’는 타 목적지들도 모두 내세우는 전략이다. 그래서 한국만이 살릴 수 있는 강점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문화’, ‘체험’이라는 키워드를 택했다. 이를 테면 막걸리, 김치 등 한국의 전통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막걸리와 김치를 만드는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식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서울 이외의 강릉, 광명, 양평 등 다양한 지역을 알리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몇 MICE 그룹 팸투어 일정에 서울 주변 지역도 포함시켜 진행했다. 투어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타 지역 홍보의 범위를 차차 넓혀 갈 계획이다.
 
 
싱가포르 글·사진=김예지 기자 yej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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