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7일부터 17일까지‘세비 아루즈 행사’

‘세비 아루즈 행사(Seb-i Arus Celebrations)’가 12월7일부터 17일까지 터키 중부 도시 콘야(Konya)에서 개최된다. 13세기 실존했던 사상가 메블라나 루미를 기리기 위한 세비 아루즈는 그의 죽음 이후 올해로 744년째 이어지고 있다. 세비 아루즈는 본래 첫날밤을 뜻하지만 여기서의 현생을 마감하고 신과의 합일을 이루는 밤이라는 종교적 의미를 내포한다.

메블라나 루미는 관용과 상생이라는 두 축으로 이슬람을 재해석해 종교와 인종, 국가를 초월한 포용적인 세상을 꿈꾸었다. 코란을 읽지 않아도 영적 수련을 통해 누구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는 논리로 민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사상은 터키를 넘어 전 유럽과 아시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네스코는 루미의 사상과 철학을 기리는 의미에서 탄생 800주년인 2007년을 ‘루미(Rumi)의 해’로 선정했고, 2008년에는 메블라나 루미가 만든 종교 의식 ‘세마(Sema)’를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하얀 모자를 쓰고 긴 치마를 입은 수도승들이 빙글빙글 돌며 추는 세마는 신을 향한 소통을 의미하는 종교의식이다. 오른손은 하늘로 왼손을 땅을 향하며 한 방향으로 계속 회전한다. 하늘을 향한 오른손은 알라를 영접하고 땅으로 뻗은 왼손은 알라의 평화, 사랑, 관용을 뜻한다. 같은 방향으로 끝없이 돌면서 명상과 움직임만으로 신과 합일 상태에 다다른다. 이러한 의식은 신과 교감하는 과정으로 여겨진다. 세비 아루즈 행사 기간 동안 세마를 직접 볼 수 있다. 평일에는 매일 저녁, 주말에는 낮과 저녁 총 2차례 진행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17일 저녁 7시에 시작되는 ‘세비 아루즈 나이트(?eb-i Arus Night)’다. 전통의상 복장의 수도자 수백 명이 태양을 상징하는 지도자의 주위를 돌며 세마 의식을 펼친다. 세비 아루즈 행사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아 매년 12월 초면 행사가 열리는 콘야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축제 및 티켓 관련 문의는 관련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용언 기자 eo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