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이후 아시아 여행객 급증 … 괌 노선에만 월 8만석 항공 공급

드라마 파워에 화들짝 놀란 퀘벡 
 
올해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양대 산맥이 되어 미주 여행시장을 이끌었다. 방송 마케팅 및 신규 취항의 효과다.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목적지들이 조명 받았고 이로 인해 신규 상품 개발까지 이어졌다. 

캐나다는 올 한해 방송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말부터 방영한 JTBC 드라마 <도깨비>가 크게 흥행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의 배경지가 됐던 퀘벡주는 가장 뜨거웠다. 드라마는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전파됐고, 이로 인해 퀘벡주를 방문한 아시아 여행객은 크게 늘었다. A호텔 예약 사이트 관계자는 “제로에 가깝던 퀘벡주 숙소 예약률이 올해는 500% 이상 쑥쑥 성장했다”며 “드라마의 효과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퀘벡뿐만 아니라 <빨강 머리 앤>의 배경지인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노바스코샤 할리팩스 등 캐나다 동부 지역까지도 깊숙이 조명됐다. 캐나다관광청은 올해 약 27만명의 한국인 여행객이 캐나다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에로멕시코(AM)는 지난 7월 한국과 멕시코를 잇는 유일한 직항을 개설했다. 아에로멕시코의 인천-멕시코시티 노선은 수요가 미미했던 남미 지역을 두고 승부수를 띄웠다. 그동안 남미 상품은 북미 항공사들을 이용해 경유하는 식으로 구성됐지만 아에로멕시코가 가진 남미 내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하고도 편리한 스케줄로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멕시코가 주목 받은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동안 멕시코 상품으로는 칸쿤에만 허니문 수요가 집중됐지만 그밖에 로스 카보스, 멕시코시티, 할리스코주 등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상품이 활발하게 개발됐다. 멕시코 인근 국가인 페루나 에콰도르 등 2~3개국 상품 개발도 눈에 띈다. 내년에는 아에로멕시코 최초의 로스 카보스 연합 상품도 등장할 예정이다. 아에로멕시코의 직항은 의미가 크다. 중남미 유일의 직항으로 남미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리를 크게 좁혔고, 나아가 남미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멕시코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약 5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다. 

한편 정권이 교체된 미국은 올 한해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에 대해 여행 및 상거래를 제재하면서 양국 간 관계는 경색됐고, 신규 취항이나 새로운 사업 활로도 일단락됐다. 또 지난 10월부터 미 교통안전청이 보안 강화 정책으로 모든 미국행 승객들에게 공항에서 인터뷰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하와이에서는 지난 11월 아일랜드에어가 파산하며 하와이 주내선 운항을 중단했고, 지난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자 58명을 낳았다. 
 
괌·사이판은 항공사 필수 노선?
 
괌·사이판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 듯하다. 특히 괌의 경우 지난 9월 에어서울이 인천-괌 신규 취항하면서 괌으로 향하는 6개 국내 항공사가 접전을 펼쳤다. 증편 소식도 이어졌다. 제주항공은 인천-괌 노선을 7월6일부터 매일 3회로 추가 운항했고, 진에어도 부산-괌 노선을 10월29일부터 데일리로 운항 중이다. 11월 기준 인천·대구·부산-괌 노선에는 월 8만1,294석의 항공 좌석이 공급됐다. 항공 공급이 꾸준히 증가한 괌은 올해 괌 인바운드 시장 최초로 한국인 여행객 수가 일본인 여행객 수를 앞질렀다. 괌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괌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5만3,339명으로 전년 대비 37.9% 증가하며 일본 시장을 넘어섰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지속됐다. 올해 1월부터 10월24일까지 한국인 여행객은 54만1,275명(+25.7%)으로 올해 한국인 여행객은 60만명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괌·사이판으로 향하는 항공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따랐다. 항공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로 인해 지난 여름 성수기에는 항공과 특급호텔을 더한 에어텔 상품이 30만원대로 출시되는 등 빈 좌석 채우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또 항공료가 저렴해지니 소비자들은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기보다 개별적으로 항공과 호텔, 액티비티를 따로 예약하는 수요가 늘었다. B관계자는 “괌·사이판의 특급 호텔은 여행사가 가진 블록이 상당하다”며 “OTA에서 소진된 호텔을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수요도 있었지만 요즘은 민박이나 소규모 호텔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항공료에 비해 숙박료가 높은 괌·사이판에서는 항공 스케줄 상 늦은 밤에 도착하는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찜질방이나 호텔 라운지에서 쪽잠으로 밤을 보내는 수요도 생겨나는 등 여행객들의 소비금액은 예전만치 못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호주·뉴질랜드도 순항을 이어갔다. 올해 동계시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재를 변경하며 공급석을 늘렸고, 에어뉴질랜드도 비·성수기 요금을 통합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다. 진에어도 케언즈 전세기를 운항하면서 새로운 목적지를 환기시켰다. 또한 스위스나 캐나다 등 자연 환경이 뛰어난 목적지가 인기를 얻으면서 청정지역 호주·뉴질랜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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