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는 하롱베이가 두 개 있다. 하나는 1,970여개의 크고 작은 섬과 석회암 기둥이 병풍처럼 펼쳐진 만으로 북부에 위치한다. 하노이에서 약 3시간30분 소요된다. 또 하나는 남쪽에 있는 땀꼭(Tam Coc)이다. 강 주변으로 기암괴석이 늘어선 모습이 하롱베이를 닮았다 하여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린다. 하노이에서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다. 

하노이 여행 상품을 살펴보면 대부분 두 곳을 일정에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베트남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짝퉁 땀꼭에 다녀왔다’는 피해 사례가 공유돼 화제다. 피해자들은 ‘땀꼭-호아르’ 투어 상품을 예약했지만 일부 여행사에서 근처의 땀꼭과 비슷한 퉁냠(Thung Nham)으로 안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계속 발생하자 땀꼭과 퉁냠을 구분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땀꼭의 선착장은 강가의 가장자리가 깔끔하게 정돈됐고 작은 야자수들이 심어져 있다. 강의 폭이 좁고 투어 도중 강가에서 버섯모양의 나무를 봤다면 땀꼭이 아닌 퉁냠이다. 

이처럼 일부 여행사가 ‘짝퉁 땀꼭’으로 여행객들을 속인 이유는 마진에 있다. 땀꼭의 입장료가 퉁냠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땀꼭의 경우 성인 기준 입장료는 12만동(한화 약 6,000원)이며 나룻배 이용료가 15만동(한화 약 7,500원)이다. 퉁냠은 입장료 10만동(한화 약 5,000원)에 나룻배 이용료가 인당 2만동(한화 약 1,000원)이다. 1~2명이면 별 차이 없는 금액이지만 20~30명으로 단위가 올라가면 다르다. 4인 기준으로 20명의 손님을 데리고 간다고 하자. 입장료에서 2만원, 나룻배 이용료에서 7만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마진을 위해 이 같은 눈속임을 부렸다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한국에서 무자격 중국어 관광가이드들이 ‘중국 황제가 용을 상징해 한국의 십이지신에 용을 넣었다’, ‘남대문이 불에 타 동대문이 국보 1호가 됐다’ 등 역사와 사실을 다르게 안내해 공분을 산 사건과도 결국 다를 바 없다. 아무리 이해하고 두둔해 주고 싶어도 이는 엄연한 사기다. 퉁냠은 자연 조류 정원으로 땀꼭과는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곳이다. 짝퉁 관광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행객들의 실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소탐대실의 옛말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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