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새해 업무 계획에서 아웃바운드 소외
-무관심 넘어 억제 수준…균형감 상실 역력
-국내경제·고용창출 기여효과 등은 간과해 

우리나라 아웃바운드 시장 규모에 비해 정부 관광정책상의 배려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아웃바운드 역시 국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간과한 채 ‘국외여행=불필요한 소비’라는 과거의 편협한 잣대만 들이댄 결과라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쳐 ‘2018년 업무계획’을 1월29일 확정 발표했고, 뒤이어 한국관광공사도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전국 각 지자체 및 지역관광공사를 대상으로 ‘2018년 사업계획 발표회’를 열고 올해 핵심사업을 밝혔다. 우리나라 관광정책을 총괄하는 정부부처와 공기관의 새해 사업계획이었지만 균형감을 찾을 수는 없었다. 국내여행·인바운드·아웃바운드라는 관광산업의 3대 축 중 아웃바운드 관련 정책은 사실상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새 정부의 첫 연간 사업계획이었던 만큼 나름 변화를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실망을 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연간 출국자 3,000만명 시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데 아웃바운드 정책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실제로 아웃바운드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무관심을 넘어 억제 수준에 달해 있다. 문관부는 새해 업무계획에서 ‘근거리 해외여행의 일상화로 국내 관광시장이 위축될 우려’를 제기했고, 한국관광공사는 ‘하계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기 위해 대규모 ‘휴가+국내로’ 캠페인을 실시’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내여행·인바운드 육성-아웃바운드 억제’라는 접근방식은 아웃바운드 부문에 대한 편협하고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 해외여행 관련 지출액 중 상당 부분이 국내 기업으로 흘러가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4월 우리나라 관광산업 규모가 2015년 기준 73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하면서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갈 때 국내에서도 지출이 일어나므로 산업규모 추정 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관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국민은 해외여행으로 현지에서 24조7,000억원을 지출했는데, 국내에서도 그 액수의 84%에 해당하는 20조7,000억원의 지출이 발생했다. 내국인 면세점 쇼핑액 2조6,000억원, 여행사 지불액 3조원, 항공비 15조1,000억원 등이다. 스스로 해외여행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를 인정했으면서도 관광정책에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댄 셈이다. 

관광 일자리 창출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7년 26만2,000명(관광진흥법상 7개 관광사업 분야)인 관광산업 일자리를 2018년 27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광산업 일자리 중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아웃바운드 분야의 뒷받침이 없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최근 정부 주재 한 간담회에 참석한 여행사 대표는 “정부는 인바운드와 국내여행만을 관광산업으로 보고 있어 아웃바운드 여행사 입장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하나도 없다”면서 “그동안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아웃바운드 부문의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민들의 정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도 감안해 정책을 세우고 집행할 필요가 높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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