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항로 여객수 127만명 17%↓
-일본은 140만명 ‘역대급’…항로 추가
 
2017년 한 해 동안 바닷길에서도 시장별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한-일 항로는 순항했지만 한-중 항로는 순탄치 못했다. 한-일 항로, 한-중 항로의 2017년 연간 국제여객 수송실적을 통해 한-중-일 바닷길 여행시장을 살폈다. <편집자 주>
 
 
 
●바닷길에도 사드보복 그림자 
 
한-중 카페리 시장은 지난해 ‘사드 보복’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항로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 여객량은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 한국과 중국 간에는 인천·평택·군산 3개항을 기점으로 총 16개 항로가 운영되고 있다. 인천이 10개로 가장 많고 평택과 군산이 각각 5개, 1개씩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한국 단체여행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평택과 군산 기점 항로의 여객수송량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평택-중국 항로의 2017년 여객수송량은 48만2,428명으로 전년대비 11% 늘었다. 운휴 상태였던 평택-옌윈강(연운항) 항로의 운항이 2016년 12월말부터 재개된 영향도 크다. 운항 재개에 따라 평택-옌윈강 여객수송 증가율은 6,532%에 달했다. 군산-중국 항로 역시 18만4,037명으로 전년대비 9% 증가했다. 일반 여행객 수요보다 상인 등 사업 관련 수요가 이들 항로의 주된 수요이기 때문에 사드보복 조치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인천-중국 항로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다. 인천-중국 항로의 여객수송실적은 60만365명으로 전년대비 35%나 감소했다. 인원으로 따지면 32만명이다. 인천-잉커우(영구) 항로가 73%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친황다오(진황도) -68%, 톈진(천진) -63%, 다롄(대련) -55%, 옌타이(연태) -45% 등 10개 항로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중 카페리 항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천 기점 항로의 실적하락은 전체 한-중 항로의 실적하락으로 이어졌다. 인천·평택·군산 기점의 전체 한-중 항로의 2017년 여객실적은 126만6,830명으로 전년도 152만3,742명보다 17%(25만6,912명) 줄었다. 최근 수 년 동안 이어졌던 상승세를 감안하면 실제 하락폭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금한령 조치로 한-중 항로 여객수요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의 방한이 감소하고 한국인의 중국여행 역시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쓰시마섬 인기 업고 순항
 
한-일 항로는 순항했다. 부산 기점 4개 일본 항로(후쿠오카·시모노세키·오사카·쓰시마섬(대마도))의 2017년 여객수송실적은 총 139만8,077명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최근 수 년 동안 한-일 항공노선에 저비용항공사(LCC)의 취항이 집중되면서 선박여행의 위기감이 커졌던 점을 감안하면 꽤 선방한 셈이다. 특히 2008년의 역대 최고치(140만명)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방한 일본인 수요보다는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 수요가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게 한-일 바닷길 수송실적을 끌어올린 주된 배경이었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방일 한국인 여행자 수는 전년도보다 무려 200만명 이상 많은 714만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올랐다.
 
현재 한-일 항로에서는 5개 선사가 4개 항로를 운항하고 있다. JR큐슈고속선이 부산-후쿠오카 항로에 쾌속선 비틀호를 매일 2~3회씩 운항하며, 부산-시모노세키 항로에는 한국 국적의 부관훼리와 일본 국적의 관부훼리가 각각 카페리선 성희호와 하마유를 교차 투입해 매일 1회씩 왕복 운항하고 있다. 부산-오사카 항로에는 팬스타 그룹이 팬스타드림호를 주3회 운항한다. 쓰시마섬 항로(이즈하라항, 히타카츠항)에는 대아고속해운과 미래고속이 각각 매일 1~2회씩 연결하고 있다.
 
후쿠오카 및 오사카 항로는 각각 5%씩 뒷걸음질 했지만 시모노세키와 쓰시마섬 항로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부산-쓰시마섬 항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쓰시마섬 항로의 2017년 여객수송실적은 71만9,780명으로 전년대비 37%라는 높은 성장률을 썼다. 전체 부산-일본 항로 수송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로 과반을 기록하며 가장 분주한 항로로 등극했다. 쓰시마섬의 경우 정기 항공노선이 없기 때문에 관광교류에서 카페리선의 역할이 절대적이며 순수 여행목적의 수요가 대부분이다. 부산에서 1~2시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고, 낚시투어 등 SIT 목적지로도 거듭났다는 점이 쓰시마섬의 인기를 높였다고 할 수 있다. 
 
●내국인 공략하고 항로도 추가
 
비록 중국과 일본 항로의 명암은 갈렸지만 올해 바닷길 여행시장은 변신을 통해 회복과 확대를 조준할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는 1월초 국내 여행사 40여곳을 초청해 카페리 여행을 홍보하고 내국인의 카페리 중국여행 수요 확대를 꾀했다. 중국인 중심인 카페리 여행 수요층을 내국인으로도 확대해 지난해 사드 보복 여파로 축소된 한-중 카페리 여행시장을 회복시키겠다는 목적이다.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인천항 신여객터미널도 인천항 기점의 카페리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특히 현재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로 나뉘어 있어 여행객들이 터미널을 잘못 찾아가는 등의 불편도 사라져 이용편의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항로도 증가한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1월 중국 윈난성 쿤밍시에서 ‘제25차 한-중 해운회의’를 열고 현재 주3회인 군산-스다오 간 카페리 운항횟수를 주6회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증편분은 기존 운항사인 석도국제훼리에 배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타 선박사가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수부는 3월9일까지 사업자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운항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일 항로도 추가될 수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대마도고속훼리가 현재 거제 장승포항과 쓰시마섬을 잇는 항로 개설 절차를 밟고 있으며, 큰 변수만 없다면 올해 중 신규 취항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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