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은 ‘알려달라’에서 ‘보여달라’로
-한국인 평균 40개 앱 사용… 모바일 강조 
 
온라인 여행의 기술과 유통, 마케팅 등에 초점을 맞춘 WIT(Web in Travel) 컨퍼런스가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항공, 호텔, OTA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한 자리에 모여 여행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첨단 ICT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온라인 여행 트렌드에 대한 의견은 크게 4가지 키워드로 압축됐다. <편집자 주>
 
 
● IT 기술 
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
 
여행 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은 초기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항공사나 호텔, 여행사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Chatbot)’을 도입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맴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예약 시스템을 개발한 사례도 생겼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Alexa Voice Service)를 통해 호텔을 예약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WIT에 참가한 패널들은 첨단ICT의 융합은 이미 여행의 과정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는 데에는 의견을 모았다. 다만 여행의 특성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복잡한 것들이 아직도 많아 기계나 시스템이 100% 인간을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었다.
 
또 기술에 여행 상품, 서비스에 맞는 부가적인 것들도 접목되어야 한다. 아고다 티모시 휴즈(Timothy Hughes) 부사장은 “음성인식 서비스(알렉사)도 여행과 접목시키려면 스크린, 가상현실(VR) 등을 더해 검색과 예약 단계에서 보다 생생하고 정확한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IT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의 대상이 된다. IT기술을 기반으로 여행 사업을 시작하거나 여행 관련 플랫폼이나 앱 등을 인수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 등 IT 기업이 여행으로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지 않은가. 아마존이 트래블포트와 같은 GDS를 인수하거나 어떤 형태로든 여행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바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모바일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하루에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이용할까? 익스피디아 브래든 손(Brandon Son) 이사는 “우리는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110번 확인하고, 스마트폰에 더 중독된 이들은 하루에 900번 이상 확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화장실에서도 75%는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한국에서는 12세 어린이의 72%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고, 하루 평균 5.4시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소비자들은 이처럼 스마트폰과 친숙한 세대들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데이터 리서치 기관 e마케터(eMarketer)는 전 세계 인터넷에서의 모바일 점유율이 2018년 81%에서 2020년 84%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여행관련 앱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익스피디아, 트리바고, 호텔스닷컴 등 누적다운로드 2,500만건 이상의 여행관련 앱을 이용하는 사용률은 2017년 40% 증가했다. 카약 에이미 웨이(Amy Wei) 아태지역 총괄은 “전 세계적으로 현대인들은 평균 30개의 앱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인들이 평균적으로 모바일에서 사용하는 앱은 40개로 글로벌 평균보다 훨씬 많다”며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퀄리티 좋은 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따라서 밀레니얼 세대(1982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공략하려면 소비자 중심의 모바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은 틀림없어 보인다. 

한편 익스피디아가 2016년 5월10일~8월7일 사이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 호텔을 결정할 때 사진 등 이미지 자료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호텔 상세 페이지를 살펴볼 때 관심을 가장 둔 부분은 사진(51%), 편의시설(18%), 지도(12%), 리뷰(7%) 순이었다. 
 
●개인화 
티 나지 않는 세심한 서비스 
 
WIT에서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IT기술이었다. IT기술의 도입과 확대로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개인에 최적화 된 여행 서비스다. 즉, 디지털화(Digitization)를 통한 개인화(Personalization)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개인의 취향과 선호도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5년 후에는 개인에 맞춤화된 서비스의 연결이 더욱 매끄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앱에서 레스토랑을 찾더라도 A양이 평소 선호하는 음식을 잘하는 식당을 우선 추천한다든지, 펑키 스타일보다는 차분한 톤의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호텔과 객실까지 배정해주는 등과 같은 세심한 서비스 말이다. 아코르호텔 빈센트 르레이(Vincent Lelay) 부사장은 “호텔에서 중요한 데이터는 개인의 선호도”라며 “하루를 자더라도 기억에 남을 만한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는 고객을 뛰어 넘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가능한 일이다”라며 개인의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라이빗 숙소  
호텔이 아니어도 좋은 밀레니얼 세대 
 
혜성처럼 등장한 에어비앤비.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은 흔히 알고 있던 숙박시설과 다르지만 ‘집 전체’, ‘개인실(프라이빗 룸)’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숙박 시설을 내놓았다. 비슷한 플랫폼은 더욱 늘어나고 프라이빗 숙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또한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과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도 해석된다.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특정 브랜드를 고려하고 선호하기보다 그동안의 여행과는 다른 스타일, 다른 채널을 통해 여행을 선택하고 계획할 것”이라며 “호텔이 아니더라도 집이나 프라이빗 숙소에 대한 경계심이 없다”고 말했다. 또 아직 한국 기업 중 프라이빗 숙소 플랫폼과 깊이 관계된 곳은 없기 때문에 역으로 생각하면 기회의 시장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90개국 도시의 프라이빗 숙소를 제공하는 Trip101은 지난해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9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2016년 1월 일본 정부는 도쿄 내 공유 민박을 합법화했고, 같은 해 4월에는 오사카에서도 민박 등록제를 시행했다. 에어비앤비나 한인 민박 등이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민박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축제 기간처럼 성수기에 발생하는 숙소난도 일부 해결되고 공유 민박을 더한 상품 개발도 활발해지는 등의 변화를 맞이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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