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공무원·기업 연수로 실적 부진
-러시아 찍고 유럽행 좌석과 객실도 부족 

지방선거와 월드컵 등 올해 예고된 대형 이슈들이 여행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5월과 10월 두 번의 황금연휴를 비롯해 욜로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여행을 독려했다면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 지방선거, 러시아 월드컵 등이 여행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특히 성수기를 문전에 두고 지방선거와 월드컵이 열려 인센티브 등에도 타격이 크다는 분위기다. 

지방선거와 월드컵은 공교롭게도 4년 마다 비슷한 시기인 6월에 열리고 있다. 게다가 올해 5월에는 연휴도 짧아 선택의 폭을 더욱 제한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두 행사로 인해 공무원 연수나 인센티브 등의 수요가 줄고 국제 행사로 인해 현지 수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A상용 전문 랜드사는 “정확한 이유를 꼬집긴 어렵지만 지난해에 비해 공무원·기업 연수 등 출장 수요는 약 10~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체감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는 6월4일, 브라질 월드컵은 6월13일부터 7월14일까지 열렸다. 실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둔 4~6월 출국자수를 살펴보면 각각 118만명(+7.5%), 122만명(+3.2%), 127만명(+4%)으로 집계됐다. 당시 세월호 참사 사건까지 악재가 겹치긴 했으나 전체 평균 성장률 8.3%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후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2016년 4~5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체 평균 성장률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표 참조>  

비수기에 선거까지 앞두고 있는데다 특히 5월에는 연휴도 지난해보다 짧아 장거리 여행 시장은 실적 부진으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4~5월 열릴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사회적 분위기도 여행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짧은 연휴에도 다녀올 수 있는 중국이나 일본 등 단거리는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5~6월 미주, 남태평양 지역 예약률은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유럽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는 좀더 심각하다. 그렇지 않아도 러시아는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호텔 수배가 어려웠는데 국제적인 스포츠 축제로 객실난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B랜드사 관계자는 “러시아를 찍고 유럽을 가는 노선도 좌석 잡기가 어렵다”며 “이러한 행사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거나 월드컵 행사가 마무리 되는 시점부터는 성수기 모객을 위한 전략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A항공사 관계자는 “로드율이 너무 낮아 영업 부담이 크다”며 “홈쇼핑도 아예 지방선거 이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거 이후 살아날 여행 시장을 겨냥해 TV CF, 온라인 박람회 등을 준비하는 여행사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여름 성수기 가족여행객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눈에 띈다. 하나투어는 올해 하계 캠페인을 가족여행으로 정하고 관련 영상 및 활동을 진행하며 인터파크투어는 5월 중순 예정인 온라인 박람회에서 가족여행 관련 패키지 상품을 집중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참좋은여행은 지난 16일부터 7월 초까지 19억원을 투자해 TV 광고를 진행한다. 
 
*올해 지방선거의 경우 총 선출인원만 3,550석으로 예비 후보자만 9,000명이 넘는다. 후보자 외에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인력과 발이 묶이는 공무원들을 더하면 여행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