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1년 만에 30배 성장, 미주와 유럽도 진출
-스타트업과 대형 OTA 중간 단계, ‘기반 설계 중요’
-글로벌-로컬 파트너십 통해 더 나은 경험 제공 가능
 
4년, 홍콩에서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이 되는데 걸린 시간이다. 2014년 설립된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은 누적 투자액 1,000억원을 넘겼고, 올해는 아시아를 넘어 미주와 유럽에 지사를 설립하며 완전한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재 영입도 발 빠르다. 익스피디아, 트립어드바이저 등 대형 OTA를 거친 아니타 나이(Anita Ngai)가 클룩의 최고매출책임자(CRO)로 선임됐다. 4월11일 한국을 찾은 아니타 나이 CRO를 만났다. <편집자주>
 

-한국은 첫 방문인가 

1998년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10번도 넘게 방문했다. 안동, 대구, 전주, 광주 등 지방도시들을 고속버스를 타고 여행했다. 한국에서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정관 스님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고, 템플스테이도 좋아한다. 클룩을 통해서 서울 근교에서 투어를 한 적도 있었다. 이번 한국 방문은 클룩 한국 지사와 얼굴을 맞대고 교류하고, 전략도 상의하기 위해서다. 또 하나카드와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하는 이슈도 있다. 

-굵직한 여행 OTA에서 클룩으로 옮겨왔다. 어떤 비전을 봤는가

개인적으로 여행 OTA 산업에 있으면서 큰 재미와 흥미를 느꼈다. 또 많은 IT 기업들이 서양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클룩은 홍콩에서 탄생해 아시아에서 성장하는 회사라는 게 매력적이었다. 아시아 회사를 글로벌 회사로 키우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여러 가지 기회도 느껴졌다. 투어 액티비티 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항공과 호텔 분야에서 글로벌 OTA가 성장한 것처럼 현지 액티비티 부문에서도 분명한 성장이 예상된다. 또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어 잠재력도 크다. 카카오, 위챗 등이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고 있듯, 클룩 또한 더 많은 걸 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우선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단위로 확장하려고 한다. 유럽과 미국에 집중하고 있는데, 유럽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첫 사무소를 오픈했다. 두 번째는 F&B 서비스다. 과거에 제공했던 것보다 차별화되고,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브랜드 인지도 확대다. 지금까지 여행을 소비하는 사람에게 근접하게 마케팅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여행을 하건 안하건 클룩을 알게 하는 것이 목표다. 소비자에게 친숙해지고, 이것이 클룩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클룩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현재는 클룩을 스타트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사실상 스타트업의 단계는 지난 것 같다. 전체 500명 이상의 직원 규모를 감안하면 대형 OTA로 가기 전의 중간 단계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민첩함과 도전적인 자세는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성장속도를 유지하면서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도 중요할 것이다. 모바일 환경을 예로 들면, 잘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앱을 자유롭게 생성하고 사용하는 기반이 된다. 클룩 또한 마찬가지로,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튼튼한 기반 설계가 필수적이다.

-글로벌 기업과 로컬 기업의 갈등도 있는데
투어 액티비티 부문에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영역이 많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남아있고, 같이 시장을 키워나가는 단계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부문에서는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과 로컬 기업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은 상대적으로 규모나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로컬 기업은 반대로 현지화, 맞춤화된 기능에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위한, 혹은 소비자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건강한 경쟁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 보면 우버와 태국의 그랩, 우버와 중국의 디디 등 글로벌 기업과 로컬 기업이 서로 협력한 사례도 많이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잠재적 협력자인 셈이다. 

-여행시장에서 유의미한 트렌드가 있다면

B2C 측면에서 보면 유럽과 미국에 비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모바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얼마나 빨리 이 흐름에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고,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집중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아시아 지역은 소득 수준이 계속 성장하면서 여행 빈도수가 같이 늘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수준도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좋은 퀄리티의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다. 

B2B 측면에서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앱, 플랫폼을 통한 자체 서비스에서 일어나는 고객 행동, 경험 분석을 통해 나타나는 테이터는 나중에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현지업체 혹은 파트너사들에게 이런 데이터를 제공하려고 하고, 어떻게 제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한국 시장을 놓고 말하자면, 아시아에서 한국 시장은 주목도가 높다. 빠르게 성장했고, 많은 수가 여행을 떠난다. 모바일 이용률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장에 오픈돼 있고 전체 여행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부분이 이색적이다. 크로아티아가 대표적이다. 아시아에서 주목도가 낮은 지역이었지만 방송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여행하고,  결국 직항까지 운영된다. 하나의 지역에 관문이 열린 셈이다. 

-올해의 목표는

지난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하게 성장하고 있다. 계속 시장을 열어가고 가능성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여행 분야는 항공과 호텔에 치중해 있었지만 액티비티 부문에서 클룩의 성장을 보여주면, 업계에서 이 시장에 더 주목하고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한국 지사를 오픈한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현재까지 30배 성장했다. 클룩은 한국을 공들여야 할 시장으로 보고 있고, 저력에 대해 확신하는 부분도 있다. 때문에 한국 업체 및 파트너사와 함께 협력하며 시장에서 동반성장 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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