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한국관광을 대표하는 공기업 한국관광공사의 수장으로 지난 4일 변추석 사장이 취임했다. 변추석 사장은 17년 동안 광고기획사인 엘지애드에서 근무하고,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정을 거쳐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부교수를 지낸 광고·홍보 전문가이다. 한국관광공사법에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를 위한 홍보’가 관광공사의 중요한 사업으로 명기돼 있는 만큼 홍보전문가 사장에 대한 여행업계의 기대도 크다. 관광공사의 해외홍보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점과 민간부문에서의 경력이 여행·관광업계와의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신임 사장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는 1962년 설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성장발전에 따라 역할이 변해 왔다.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경제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민간자본의 축적이 이뤄지지 않았고 기술수준이 빈약해 정부가 공기업을 설립, 자본을 투입하고 기술교육을 지원했다. 우리나라도 제1차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관광산업육성과 관광진흥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한국관광공사의 전신인 ‘국제관광공사’를 설립했다.

국제관광공사는 1960년대에 종합적인 관광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대한여행사 인수를 통해 여행업을 운영했으며, 반도호텔과 조선호텔, 워커힐호텔을 인수해 운영하는 등 관광에 관한 모든 업무를 수행했다.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민간자본이 축적되고, 관광공사의 노력으로 관광 분야의 민간 역량이 강화되면서 여행업과 호텔업을 민간기업이 운영·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970년대에는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국제관광 진흥을 경제개발계획에 포함시켜 관광산업을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러한 정부정책에 의해 관광공사가 경주보문단지와 제주중문단지를 개발하게 됐다. 그리고 지방 7개 호텔에 합작투자 했다. 외국인이 투숙하는 관광호텔의 음식 및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광교육원을 건립하고 경주호텔학교를 설립했다. 이런 교육기관에서 교육받은 인력과 관광공사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이 관광업계에 진출해 관광산업 발전을 견인하게 됐다.

공기업은 민간기업과는 설립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국민경제활동에 매우 필요한 분야, 또는 민간부문에서 공급하지 못하는 분야를 담당한다. 그러므로 민간부문의 성장에 따라 공기업의 역할은 달라진다. 관광공사도 50년 넘는 역사 속에서 많은 변화를 겪어왔으며, 그에 따라 사장의 역할도 변화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되고 1989년에는 해외여행자유화가 이뤄졌다. 해외여행객이 급격하게 늘면서 인바운드 시장과 아웃바운드 시장이 함께 성장하게 됐다. 2014년 현재에는 관광산업의 성장에 따라 민간업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 관광은 숙박, 교통, 문화, 예술, 쇼핑 등이 결합된 융·복합 창조산업이다. 또한 관광산업은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으며, 그중 여행업은 상품유통, 정보제공, 외국인 여행객과의 서비스 접점이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생공존의 관광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관광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관광공사와 여행업계 상호간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변추석 사장이 취임 직후 여행업협회(KATA)를 방문해 한국관광의 발전을 위한 소통의 장을 함께 마련해 보자고 제안했다. 우리 앞에는 일본 인바운드 시장의 장기침체 극복, 중국·동남아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관광의 고품격화, 국내관광의 활성화를 통한 국민행복과 지역경제발전, 안전한 국민의 해외여행 등 관광공사와 여행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놓여있다. 3년의 임기 동안 여행업계와 관광공사가 힘을 모아 이런 과제를 해결하고, 한국관광의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이룬 성공한 관광공사 사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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