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을 최대의 무기로 내새워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온 저비용항공사(이하 LCC)와 온라인여행사(이하 OTA)가 최근 활발한 업무제휴를 맺고 있다. 또 다른 수익채널을 찾던 찰나에 서로에게 눈이 맞은 것이다. 국내보다 앞서 LCC 시장을 이끌었던 에어아시아, 이지젯, 라이언에어 등 선도적인 저비용항공사들은 오래전부터 호텔, 렌터카, 보험 등의 부가적인 상품을 각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었고, 전체 수익 중 부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를 만큼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국적 LCC와 OTA 간의 제휴 사업은 이들을 따라가기에는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편집자주>
 
-제휴에는 ‘적극적’ … 노출에는 ‘소극적’
-정서상 어렵다 vs 시장 이해도 떨어진다

국적 LCC, 영업의 한계 직면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국적 LCC들은 호텔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항공과 호텔을 별도로 예약하는 이른바 ‘직구족’들이 서서히 늘어가던 시점에서도 호텔을 부가 수익원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적 LCC의 행보가 그동안 여러 가지 부가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한 해외 LCC의 행보와 달랐던 것은 국내 시장의 기형적인 항공권 판매구조가 크게 작용했다. 해외 LCC들의 경우는 온라인 웹 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판매가 90% 이상을 차지한 것에 반해 국적 LCC들은 여행사를 통한 좌석 판매 비중이 높았던 까닭이다. 즉, 국적 LCC들은 풀서비스항공사(이하 FSC)의 영업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급격히 성장한 온라인 여행시장과 자유여행시장, 그리고 더욱 낮은 금액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국적 LCC도 기존 영업방식의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 
 
OTA와 손을 잡아라
 
이에 국적 LCC들도 최근 직접 판매 채널을 다양화해 고객 및 수익 확보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아고다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호텔 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고다에서 제주항공 항공권 구매인증 시 10% 할인을 제공하며, 제주항공 회원일 경우는 6% 추가 할인을 제공해 고객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는 익스피디아를 통해 호텔 예약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OTA와 제휴를 맺고 있는 국적 LCC 중 유일하게 웹 페이지 메인 화면에 호텔을 노출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하나투어, 후지투어, 호텔조인, 제주그랜드호텔, 오션스위트 제주 등의 업체와도 제휴를 맺고 예약을 돕고 있다. 진에어 또한 최근 부킹닷컴과 손잡고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했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세대에서 항공권과 숙박을 직접 구매하는 자유여행자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라며 “고객들을 홈페이지나 앱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호텔 및 렌터카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 항공사 입장에선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와 달리 티웨이항공은 아직 호텔서비스 제공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현재는 호텔 서비스 업체와 업무제휴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에어텔 서비스로 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는 호텔 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그다지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대한항공의 경우는 호텔패스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호텔엔조이, 익스피디아, 금호리조트 등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두 항공사 모두 호텔 예약을 홈페이지 전면에 노출 하지 않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아시아나항공의 해외 사이트에서는 호텔예약을 첫 화면에 항공예약과 함께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에서부터 호텔까지 원스톱으로 예약하는 여행객이 많은 해외 시장의 성향에 맞춰 홈페이지를 구성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들의 경우,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호텔 등의 부가 서비스 제공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해외 여행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온라인 사업 이해도 필요
 
이렇듯 최근 국적 LCC들이 호텔, 렌터카 등의 부가 수익 창출을 위해 여러 OTA들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해외에서는 LCC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FSC까지 웹페이지의 가장 첫 페이지, 항공권 바로 옆에 호텔 및 렌터카 예약 엔진을 배치하고 있다. 또한 수화물, 여행자보험, 기내식, 마일리지와 심지어 기내 이불까지도 유료화하고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며, 대부분 LCC들의 전체 수익 중 항공권 외 부가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이상이다. 이에 반해 국적 LCC들의 행보는 그들과 비교해 소극적이다. 국내 한 LCC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상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라며 “우리도 다양한 채널의 수익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항공사가 항공권 이외의 것을 파는 것에 대한 인식이 국내에서는 아직도 낯선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면 언제까지 정서상의 이유로 수익 구조 확보를 뒤로 미룰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LCC는 해외에서 들여온 사업모델로, 그 수익구조가 항공권만을 팔아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OTA 업체 관계자는 “해외 LCC들이 부가수익을 올리기 위해 OTA들과 활발한 업무제휴를 맺고 판매에도 열을 올리는 건 분명한 이유가 있다”라며 “무조건적인 해외 LCC 따라하기가 좋은 것만은 아니나, 국내 여행시장도 해가 갈수록 온라인화 되는 상황에서 국적 LCC들의 이같은 행보는 분명 뒤쳐진 것이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결국 국적 LCC들의 온라인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은 선진화 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OTA 업체 관계자는 “해외 LCC들도 초기 시장 진입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국내 여행자들의 높은 소비 수준에 국적 LCC들이 뒤처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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