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테러·이스라엘 가자지구…잇다른 악재
-에티오피아 신상품·사도바울 여정 등 대안 

성지순례 여행길에 맺힌 먹구름은 언제쯤 걷힐까. 지난 2월 발생한 이집트 폭탄테러사건 이후 성지순례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출애굽 여정’의 핵심지역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사태로 현재 특별여행경보 및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외교부가 지난 14일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는 해당 국가 및 지역에 긴급용무가 아닐 경우 귀국 또는 가급적 여행취소 및 연기(관광 목적의 방문은 반드시 삼가)를 요청하는 경보며, 특별여행경보는 해당 국가 및 지역에서 즉시 대피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지난 19일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인천-텔아비브 노선 5편에 대해 비운항 조치했으며, 29일과 31일 인천 출발편 및 복편 총 4편에 대해서도 추가 비운항 조치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나마 성지순례를 준비하고 있던 순례객들의 불안심리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성지순례를 전문으로 하는 H여행사 관계자는 “성지순례는 원래 연간계획으로 잡는다. 이집트 사태 이후 취소 위기에 있던 이스라엘 성지순례 인센티브 행사를 간신히 진행하게 됐는데, 이번 가자지구 사태로 결국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고 토로했다. L여행사 성지순례팀 관계자는 “외교부 가자지구 여행경보 발령 및 대한항공까지 텔아비브 노선 비운항 조치에 조심스레 예루살렘 및 베들레헴 성지순례를 준비하던 몇몇 팀들마저 취소를 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지순례 여행사도 언제까지나 현지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시장 분위기 역시 신상품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최근 유로투어와 함께 에티오피아 정교회 성지순례 상품을 출시했다. 솔로몬과 시바여왕의 후예들로 3,0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에티오피아는 성서에도 수십 차례 언급된 초기 기독교 국가 중 하나다. 많은 나라들이 이슬람을 받아들이던 시대에도 꿋꿋이 기독교 문명을 지켜냈다. 곳곳에 정교회와 성지순례지가 자리하고 있고 기독교 신앙이 배어 있는 관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성지순례 전문 G여행사 관계자는 “기독교 순례자들에게 에티오피아는 이스라엘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성지순례 목적지”라며 “성지순례 문의자들에게 적극 추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H여행사는 사도바울여정 등의 일정을 적극 추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집트 테러사태 당시에도 그리스, 터키 일정을 예약했던 팀들의 취소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H여행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성지순례 문의가 들어오면 터키와 그리스를 안내 한다”며 “외교부가 발령하는 여행경보단계가 상대적으로 낮아 안전함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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