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로 문 닫고 모든 업무 중단
-김향태 대표도 잠적…완납고객 발동동

루머가 현실이 됐다. 존폐위기에 처했던 파랑풍선이 결국 영업을 중단했다. 불과 일주일전 파랑풍선 위기에 대한 본지의 취재에 ‘말도 안되는 루머’라며 일축했던 담당자는 연락두절이다. 김향태 대표 또한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지난 20일 찾아간 사무실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9월 출발 완납 고객 몇 명이 사무실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었다. 

파랑풍선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소문은 몇 달 전부터 무성했다. 지난달까지 파랑풍선에서 한 지역 팀장으로 일했던 관계자는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못했고, 자진 퇴사를 권유하기 시작했다”며 “파랑풍선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밝혔다. 호텔·열차 전문 랜드의 한 관계자도 “최근 행보가 수상해 9월 이후 예약 건은 모두 취소 처리해 우리가 받아야할 미수금은 얼마 되지 않지만, 문까지 닫을 것이란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파랑풍선은 지난 18일부로 모든 서비스 업무를 중단했다. 

문제는 그 모양세가 ‘고의적인 도주’로 비쳐질 만큼 실망스럽다는 점이다.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각 랜드사에 남긴 미수금도 상당하며 여행 경비를 완납한 고객들에게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파랑풍선의 영업 중단 소식을 듣고 사무실을 찾은 소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문 닫힌 사무실 앞에서 만난 한 고객은 “어머니와 남동생과 함께 9월 여행을 계획하고 모든 여행비용은 완납한 상황”이라며 “홈페이지에 당분간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배너가 떠있어 담당자에게 전화했더니 받지도 않고 너무 불안해 사무실을 찾아왔더니 문이 닫혀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랜드사 관계자는 “파랑풍선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이 2,000만원 이상이며, 여행사에 민박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한 랜드사는 억대의 미수금이 남았다고 한다”며 “김향태 대표 등은 이미 지난주에 짐을 모두 정리했고, 현재 필리핀으로 향했다는 소문이다. 남아있던 직원 두 명이 지난 주말 출근해 마지막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발권했던 항공권도 모두 취소처리 후 환불 요청했다고 들었다. 고의적이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일을 버릴 수 있냐”며 한탄했다. 

그동안 파랑풍선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2년 노랑풍선에서 분리 독립하며 동반자의 길을 걸었던 파랑풍선은 1년여 만에 결별했다. 그리고 2013년 블루오션과 합병하며 제2의 도약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약 4개월 만에 경영차이를 보이며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우리도 받아야 할 미수금이 있지만, 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여행사가 이렇게 없어지는 것이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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