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의 재산형성 수단은 저금과 주식투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장기간 저금리가 지속되어 매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정기예금 등을 애용한다. 주식시장도 하락을 거듭하다보니 해외투자로 발길을 옮기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일본의 주가가 2013년에만 52%올랐다. 2014년 1월초에는 닛케이평균주가가 16,164엔까지 갔고, 현재는 15,450엔대로 고수준을 유지해 모처럼 투자가들이 부자가 된 기분을 느끼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효과다.

주요 기업들의 여름 보너스 인상률도 8.48%로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8%대다. 달러당 70엔대까지 올라갔던 환율이 100엔대로 급락하면서 엔저 효과까지 겹쳐 일본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리게 되었다. 고액 보너스 지급의 배경이다. 또 아베정부가 연초부터 기업들에게 임금인상을 권유하였고, 기업도 이에 호응한 결과다. 

봉급도 늘고 보너스도 두둑이 받다보니, 안심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실제 올 여름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해외보다는 국내여행이 대세다. 2013년 해외여행자는 1,747만명으로 전년보다 5.5% 줄었고, 2014년도 상반기까지 전년대비 2.9%가 감소하였다. 그러나 국내여행은 하네다공항 국내선 주차장이 늘 만차가 될 정도로 초호황이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들도 일본을 많이 찾는다. 작년에 30%가 늘어 천만명을 돌파하더니 금년 상반기에도 26% 늘었다. 물론 엔저 효과가 가장 크겠지만, 꾸준한 관광정책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관광에 대해서 보인 행보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외래객 2,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언급과, 카지노 도입차 싱가포르를 시찰했던 것 뿐이다. 나머지는 전문가들 몫이다.
지난 8월12일 정부는 박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어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우리의 아픔과 상처를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로하고 치유해주듯, 경기저하로 풀이 죽어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초이노믹스’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육성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대통령도 취임 후 작년 7월에 제1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통하여 외래관광객의 불편사항 해소와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코자 하였고, 금년 2월의 제2차 회의도 비록 국내관광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의료관광, 복합리조트, MICE, 한류관광과 중국인관광객 유치도 포함시켜 추진하고 있다.

금번 의료·관광부문 대책은 제주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을 허용하고, 인천 영종도와 제주도 등지에 복합리조트 4개를 조성하며, 양양과 남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코엑스 일대를 한류 중심지로 만들며, 중국인 개별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한강을 종합개발하자는 것이다. 

이 중 두 가지만 살펴보겠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가 전문이라는 중국계 싼얼병원이 제주도에 피부성형 특화병원 설립을 신청한 상태다. 그런데 피부성형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줄기세포는 국내에서 활용되지만 치료성과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오히려 세계적 유명병원 유치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또 코엑스 일대의 한류 중심지화 계획은 관광특구가 되고 한류이벤트를 열자는 것이다. 그런데 한류 중심지란 지정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명동, 이태원, 청담동, 홍대앞 등이 그렇다. 코엑스 일대도 한류업소나 행사가 많이 생겨나면 저절로 중심지가 될 것이다.

이번 대책은 한강개발과 케이블 카 설치를 제외하면, 이전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거론된 일부를 구체화시킨 듯하다. 외래객이 많이 오고, 국민들이 관광으로 행복하고 관광산업이 발전되면 그만이지, 서비스산업 육성대책이든 관광진흥대책이든 아무렴 어떠랴! 다만 제3차 관광진흥확대회의가 열리면 서비스산업 육성대책에서 거론된 것이 진일보되길 기대한다. 또 그간의 진행상황과 진척이 더딘 일은 원인과 대책 설명이 있은 뒤, 다음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이렇게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것은 관광산업 발전계획이 남발되지 않고, 힘센 쪽으로 휩쓸려 가버리는 일이 없길 바라기 때문이다.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장/ 가천대학교 교수 
ysoh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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