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햅번이 사랑해마지 않던 도시가 이탈리아 로마다.
그러나 그녀도 몰랐던 것이 있으니, 바로 ‘아웃렛’이다.

이탈리아 쇼핑 여행에 대하여 | 이번 쇼핑 여행은 맥아더글렌이 운영하는 이탈리아 베니스 근교의 노벤타 디 피아베, 나폴리 근교의 라 레지아, 로마 근교의 카스텔 로마노까지 3개의 매장을 방문했다. 동행한 트래비 독자 조누리나와 권예빈 두 사람은 매장 오픈시간부터 폐점시간까지 아웃렛 구석구석을 쇼핑했다. 패션에 남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는 두 독자가 발견한 쇼핑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  * 기사에 게재된 독자들의 브랜드 리뷰와 Top10 브랜드 리스트는 <트래비> 편집의도와 상관없이 독자의 주관적인 해석임을 밝힙니다. 
●Rome 
맥아더글렌 로마 카스텔 로마노Castel Romano
로마에서는 여행만으로도 빠듯하겠지만 쇼핑 천국 카스텔 로마노를 빼놓으면 진짜 섭섭하다.

쇼핑, 그 의외의 발견 

쇼핑 중 가장 기쁠 때를 꼽자면 기대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의외성이다. ‘아웃렛’을 간다 하면 으레 명품 가방이나 구두, 의류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예빈은 좀 달랐다.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 관련 블로거답게 화장품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고 가정용품 브랜드가 많이 입점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찜해 두기까지 했다. 그리고 예빈이 이끌고 간 곳들에서 뜻밖의 발견을 했으니, 대략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은 로레알화장품 숍이다. 마스카라가 7.9€, 두 가지 색을 담은 섀도가 3.99€로 인터넷 면세점 가격보다 저렴한 수준. 매장 내에서는 무료 메이크업 시연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 밖에도 아웃렛에는 뿌빠Pupa, 보테가 베르데Bottega Verde 등 이탈리아 코스메틱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여자들에게는 완벽한 변신을 꿈꾸게 해주는 공간이다. 
 
예빈은 이탈리아 속옷 브랜드인 줄로만 알았던 야마마이Yamamay 매장에 가장 후한 점수를 매겼다. 기본적으로 언더웨어 라인도 탄탄하지만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비치웨어가 대박 아이템으로 떠올랐기 때문.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비키니부터 아찔하게 섹시한 원피스 수영복까지 디자인도 예쁜데 가격도 착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빈을 따라간 일행들에게 들이닥친 완벽한 변수는 컬러풀한 무쇠 주물 냄비로 유명한 르 크루제Le Creuset다. 르 크루제는 요즘 새댁들이 갖고 싶어하는 프랑스 주방용품 브랜드로 다양한 색상에 앙증맞은 디자인 때문에 주방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30~40% 저렴한데 거기에 20~30%를 추가 할인해 주는 이벤트까지 진행했다. 그렇다 보니 “더 이상 캐리어에 짐을 넣을 공간이 없다”고 말하던 누리나조차 지갑을 열었다. 동행한 포토그래퍼도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무거운 냄비를 짊어지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충동구매란 예상치 못한 고통이자 기쁨이다. 
 
로레알 화장품 숍에서는 메이크업을 무료로 시연해 주고 있다
빅 사이즈의 속옷을 찾는다면 야마마이가 딱이다. 다양한 디자인까지 갖추고 있어 만족도가 높은 곳
 
로마 스타일이란 이런 것 

한국에서 온 누리나와 예빈 일행을 반겨 주었던 아리엘 에프라티Ariel Efrati 매니저는 그 스타일부터 남달랐다. 카키색 면바지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그 위에 딱 맞는 재킷을 걸쳤다. 그리고 딥블루 컬러의 단정한 로퍼에 선글라스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 예빈은 한눈에 그가 감각적인 패션의 소유자임을 알아챘다. 

예빈이 로마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브랜드를 추천해 줄 수 없겠냐고 묻자 그는 흔쾌히 일행을 테일러 클럽Tailor Club으로 안내했다. 남성 슈트 브랜드인데 깔끔하고 댄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는 포켓에 행커치프를 꼽는 것이 나폴리 스타일이라면 로마 스타일은 머플러를 가볍게 둘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어울리는 머플러를 여러 가지 스타일로 연출하며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 주던 그. 예빈과 누리나는 ‘이탈리아에서 만난 가장 스타일리시한 사람’으로 주저 없이 그를 꼽았다.

그가 착용했던 선글라스는 이탈리아 인디펜던트Italia Independent 제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남자 10명 중 한 명으로 뽑힌 라포 엘칸Lapo Elkann이 만든 브랜드다. 평소에는 단색 안경테의 평범한 선글라스지만 26도가 넘으면 안경테가 독특한 패턴으로 바뀌는 재미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이탈리아 인디펜던트는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탈리아의 대표 모자 브랜드 보르살리노Borsalino와 공동 작업한 아이템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센스있는 아이템을 포인트로 매치해 주는 것이 바로 이번 여행을 통해 누리나와 예빈이 발견한 로마 스타일이었다. 
 
스카프를 가볍게 두르며 로마 스타일을 한껏 뽐내 준 아리엘 에프라티 매니저
이탈리아 인디펜던트와 보르살리노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탄생한 모자. 각각 104€, 109€
비알레띠 매장에는 에스프레소 커피포트를 비롯해 다양한 가정용품을 판매한다
 
에스프레소를 선물하다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블랙커피가 아니라 진한 에스프레소가 나온다. ‘아메리카노’라고 정확하게 말해 줘야 할 정도로 이탈리아인들에게 에스프레소는 일상이다. 이탈리아의 일상을 선물하고 싶다면 비알레띠Bialetti 에스프레소 커피포트가 좋겠다. 커피포트는 세 개로 분리된다. 가장 아래 부분에 물을 채우고 그 위에는 갈아낸 원두커피를 거름망에 담아 올린다. 마지막으로 가장 윗부분을 끼워 맞춘 후 가스렌지에 올려 불로 가열하면 진한 에스프레소가 윗부분에 솟아 있는 통로로 끓어 오른다. 보통은 커피를 ‘내려 마신다’고 말하지만 이 커피포트라면 ‘올려 마신다’는 표현이 맞겠다. 에스프레소를 한 잔만 내릴 수 있는 사이즈부터 두 잔, 세 잔 용량까지 다양한 크기의 커피포트가 준비되어 있다.
 
▶카스텔 로마노 매장들, 내 순위는요!
예빈
1 Fossil  
2 Pinko 
3 Guess 
4 Spada 
5 Baldinini
6 Burberry
7 Crocs 
8 Etro 
9 Home & Cook 
10 Le Creuset
 
누리나
1 Burberry
2 Boggi Milano
3 Furla
4 Geox
5 Le Creuset
6 Roberto Cavalli
7 Stone Island
8 Harmont & Blaine
9 Valentino
10 Zegna
 
 
누리나와 예빈의 브랜드 수첩
BURBERRY | 우먼, 맨, 키즈 세 가지로 분류되어 매장이 따로 입점해 있어 상품이 매우 다양하다. 특히 트렌치코트는 할인율도 높고 세련된 디자인이 많은 편. 
STONE ISLAND | 깔끔하게 디스플레이된 매장이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고가의 브랜드로 주로 마니아층이 즐겨 찾고 있다. 
BLUMARINE |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의류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PINKO | 오픈한 지 며칠 안 되었을 때 방문했다. 그래서인지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보다 디스플레이가 세련되며 트렌디한 디자인이 많은 편이었다. 이탈리아 브랜드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로마 공항 면세점에도 입점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FURLA | 디자인이 다양한 편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가죽 핸드백을 구입할 수 있다. 
 
쇼핑도 식후경
이탈리아의 건강한 식탁

여행 중에는 한 끼의 식사도 허투루 먹어서는 안 된다. 카푸치노Ca'puccino 레스토랑의 구운 닭가슴살과 아보카도, 신선한 채소를 곁들인 샐러드는 먹으면 왠지 건강해질 것만 같은 모양새다. 밀가루 반죽에 올리브유, 소금을 넣고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포카치아Focaccia는 얇게 썬 쇠고기와 함께 나오는데 짭쪼름하면서 고소한 맛이다. 대부분의 요리가 저칼로리의 건강식으로 채식주의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누리나와 예빈의 깨알쇼핑 TIPS
 
1 할인에 할인을 더해라
질 샌더Jil Sander 매장을 방문한 누리나. 마음에 드는 클러치를 구입하려 했으나 딱 하나 남은 제품에서 약간의 스크래치를 발견. 꼼꼼하게 상품을 살펴보던 매니저는 세일 가격에 10%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 디스플레이 상품 혹은 스크래치가 있더라도 꼭 마음에 드는 상품을 만났다면 아웃렛에서도 흥정은 필수다.
 
2 특가를 노려라
명품 중의 명품 프라다Prada도 파격적인 가격으로 얻을 수 있다. 아웃렛 매장에 있는 가방은 대부분 약 600~800€로 정식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스크래치 혹은 재단에 문제가 있는 경우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대다수의 매장에는 이렇게 ‘스페셜 프라이스Special price’ 상품이 기다리고 있으니 반드시 눈여겨볼 것. 
 
3 오늘만 세일!
뜻하지 않은 행운도 있다. 누리나와 예빈이 방문한 날에는 편안한 가죽 신발로 유명한 제옥스GEOX 매장에서 30% 추가 할인을 제공했다. 150여 개가 넘는 브랜드 매장을 일일이 방문하기 어렵다면 아웃렛 쇼핑 전 인포메이션 센터에 ‘오늘의 세일’ 브랜드를 문의해 보자. 
 
4 로컬 브랜드를 찾아라 
구찌, 페라가모, 버버리 등 명품 쇼핑도 좋지만 이탈리아 장인 정신이 묻어나는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로컬 브랜드들도 의외로 많다. 라 레지아 아웃렛에서는 남성용 셔츠로 유명한 데지레Desiree와 넥타이가 멋스러운 마르줄로Marzullo를, 카스텔 로마노 아웃렛에서는 데이비드 나만David Naman, 스파다Spada 매장을 꼭 들러 보도록. 
 
5 친구에게 부탁받은 선물은 이렇게
아웃렛에 간다 하니 이것저것 사진을 보내며 사다 달라고 부탁하는 친구가 있다?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고 가는 경우 와이파이 존을 이용하자. 아웃렛에서 제공하는 가이드 지도에 무료 와이파이 구역이 표시되어 있다. 실시간으로 가격과 제품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6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 된다!
한 매장에서 154.94€ 이상을 당일 결제했다면 매장 직원에게 택스 프리 양식서를 요청하자. 간략한 신상정보를 기입하면 세금을 환불받을 수 있는 구매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 공항에서 세금을 환급 받는 경우는 두 가지로 나뉜다. 구매한 제품을 캐리어에 넣어 짐으로 부치는 경우에는 출입국 심사대를 거치기 전 세금 환급 사무소에서 환불을 받을 수 있으며 기내에 들고 탈 경우에는 출입국 심사대를 거치고 들어가야만 환불이 가능하다. 구매금액의 12.5~15%까지 절약할 수 있으니 이를 톡톡히 활용하자. 
 
▶special info 
맥아더글렌이 보내는 추석 선물 
이미 30~70%의 할인율을 제공하는 아웃렛이지만 10%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오는 9월1일부터 14일까지 ‘2014 추석 스페셜 프로모션’이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의 총 10개 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국적의 방문자에게는 10% 추가 할인이 가능한 패션 패스포트Fashion passport와 고급 파우치, 음료 바우처를 제공한다. 맥아더글렌 홈페이지에서 E-바우처를 다운로드 받은 후 방문하는 아웃렛 센터의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제시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탈리아 바르베리노Barberino(피렌체), 카스텔 로마노Castel Romano(로마), 세라발레Seravalle(밀라노), 라 레지아La Reggia(나폴리), 네덜란드 루르몬트Roermond(뒤셀도르프), 오스트리아 판도로프Parndorf(비엔나), 잘츠부르크Salzburg(잘츠부르크), 독일 베를린Berlin(베를린), 노이뮌스터Neumunster(함부르크) 매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www.mcarthurglen.com
 
글 손고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문미화  취재협조 맥아더글렌 www.mcarthurgl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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