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자만 나와도 여행 취소 급증… 혹시나 우려에 노선담당 전전긍긍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병 이후 높은 치사율이 알려지면서 여행자들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각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8월13일에 대구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라이베리아인 남성이 입국한지 하루 만에 사라지며 경찰당국이 행방을 쫓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각종 괴담도 번지고 있다. 아직 일부 지역이기는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때문에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어 업계를 침통하게 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진원지는 물론이고 의심환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지역은 바로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막강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거의 시한폭탄 수준”이라며 “이 정도로 지나가면 천만다행이지만 혹시라도 확산 소식이 이어지면 과거 사스(급성 호흡기 증후군)에 버금가는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7월31일, 의심환자가 발견됐던 한 지역은 지난달 11일 결국 음성판정이란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 여행 취소자 및 문의가 속출했다. 

아프리카 여행업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아프리카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케냐 단체 여행팀이 최근 모두 예약을 취소했다”라며 “에볼라 발병국과는 비행기로 약 6시간이나 떨어져 있는데도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취소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아공-보츠나와-짐바브웨 등의 6박8일 일정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아프리카투어스토리 관계자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전체 예약의 70%가 취소되며 업무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의심환자가 발견되지 않은 노선의 담당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이다. 발병환자 또는 의심환자라도 발견됐다는 보도가 곧 취소 문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유럽팀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진원지인 아프리카, 의심환자 발생지역 노선 담당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올해 유럽은 분위기가 좋은 만큼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꺾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지난달 20일을 기점으로 인천-나이로비 노선을 운휴조치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기존 예약 승객들에게 여행일정을 변경하거나 다른 노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추후 상황변화를 주시한 후 운항 재개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