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통한 회수’가 아니라 모바일 기업이 목표
-옐로트래블은 IT기업, 자회사에 모바일 DNA 이식
 
여행박사 인수합병으로 주목을 모았던 옐로모바일이 여행 사업부 법인명을 트립얼라이언스에서 ‘옐로트래블’로 바꾸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 시작으로 지난달 18일, 옐로트래블은 DS투자자문과 메리츠증권 등 투자사로부터 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사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여행업계에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개별상장이 불가능한 기업들이 모여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자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얘기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옐로트래블이 위치한 여행박사 구 사옥에서 조맹섭 대표를 만나 옐로트래블에 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여행박사 인수과정 스토리를 듣고 싶다
위메프에서 여행과 컬쳐 총괄 실장을 맡고 있을 당시 ‘미래의 여행은 무엇일까’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옐로모바일에서 여행 관련된 자회사를 만들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자고 제안을 받았다. 5월 초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를 만났고 합류하게 됐다. 그리고 5월19일 트립얼라이언스 법인설립을 했다. 옐로모바일은 ‘인수합병’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여행을 혁신시키고, 우리가 그리는 여행에 있어 어떤 회사와 함께하는 게 좋을지 우리 스스로 질문을 많이 던졌고, 고민했고, 그에 대한 작전과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여행박사는 사실 우리 포트폴리오에 없었다. ‘국내 여행을 모바일로 장악해보자’가 우리의 첫 목표였기 때문이다. 현재 자회사들의 면면을 확인해보면 여행박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회사가 국내 여행과 관련됐다. 그러던 와중에 한 자리에서 신창연 대표를 만나게 됐고, 그 자리에서 바로 논의가 시작됐다. 그리고 두 달여 만에 인수합병에 이르렀다.
 
- 인수과정이 빠르게 진행됐다. 여행박사의 어떠한 면을 보고 결정한 것인가
여행박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여행사(OTA)며, 자유여행에 강한 점이 끌렸다. 가장 중요하게 봤던 면은 여행박사의 ‘조직문화’다. 기존의 여행사들이 갖고 있는 조직문화는 미래의 여행 산업을 준비하기에는 올드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박사는 우리가 만들어나갈 여행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었다. 그 점을 알고 무조건 같이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앞으로 많은 여행기업을 인수해나갈 예정이나 그 기업들의 조직문화 또한 올드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행박사가 큰 축으로 자리잡고 선구자적인 조직 문화를 보여준다면 옐로트래블 자회사들의 조직 문화도 긍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더불어 ‘신창연’이라는 브랜드를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그래서 우리가 구애했다. 
 
- 옐로트래블은 많은 자회사가 있다. 서로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 계획인지
첫째로 시너지 효과라고 하면 대다수가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에서의 통합은 큰 의미가 없다. 옐로모바일은 인수한 자회사들의 기업가정신을 존중한다. 인수했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인수한 회사가 작건, 크건 간에 각자의 경력은 10년 이상이다. 존중해야할 내부 시스템,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독립자율경영체제를 중요시한다. 특정 방식으로 통합할 생각은 전혀 없다. 만약 통합하려 했다면 이렇게 뭉치지도 못했다. 
두 번째로는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단점이 있다. 그것을 서로가 공유해나가는 것이 결국 시너지라고 본다. 예를 들어 자회사 중 제주닷컴과 제주모바일이 있다. 제주닷컴은 항공과 숙박, 렌터카, 입장권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그 중 항공과 숙박이 강하다. 제주모바일은 제주도 내 각종 입장권 판매에 강점이 있다. 그렇다면 굳이 제주닷컴이 입장권을 판매할 필요는 없다. 제주모바일이 입장권에서는 탑이기 때문이다. 제주닷컴은 강점이 있는 항공과 숙박 등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며, 제주모바일은 분산된 티켓을 더욱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자회사를 ‘인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각의 자회사들이 우리의 주주가 된 것이다. 주주들은 주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각자의 회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회사 내에서 생각하기를 우리는 일종의 연합이다. ‘여행의 UN’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회사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 업계에서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도 알고 있다. ‘상장하면 결국 회수(exit)아니냐, 그때도 기업가 정신을 운운할 것이냐’, ‘결국 모럴해저드다’, ‘옐로모바일은 결국 머니게임하고 있는 것 아니냐, 투자 받아서 그 돈으로 인수하고, 기업가치 늘려서 투자 또 받아 인수하고’ 등 많은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만약 우리 목적이 정말 그것이었다면, 지난 4월 기업가치 3,000억원 인정받았을 때 상장하지 않았을까라고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상장은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옐로모바일도 언젠가 상장을 진행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모바일 기업을 만드는 것이고, 그 안에 한 카테고리로 여행이 있을 뿐이지, 절대로 상장이 목적은 아니다.
 
- 이번에 투자받은 60억원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인수합병과 관련된 분들, 마케팅, 인재 확보에 사용될 것이다. 또한 IT 쪽 인력적인 부분에 투자할 것이다. 
 
- 생각하고 있는 옐로모바일은 어떤 모습인가
여행업계 모든 이들이 모바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모두가 얘기한다. 그러나 조직구조와 그들의 DNA는 여전히 오프라인이다. 옐로트래블의 7개 자회사 또한 DNA는 오프라인 여행사다. 온라인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흉내 내고 있을 뿐이다. 조직의 DNA가 바뀌지 않는 한 온라인화, 모바일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옐로모바일은 태생이 모바일이다. 모바일로 고민하고, 비즈니스하며, 고객에게 제공할 모든 포커스를 모바일에 맞추고 있다. 즉, DNA가 모바일이다. 그래서 서로가 모였다. 현대시대에 살고 있는 여행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여행사들을 찾아 함께 하자고 제안하고, 우리의 DNA를 자회사들에게 이식해주는 게 목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다. 유럽에는 투이(Tui), 미국에는 프라이스라인(Priceline)이 장악하고 있으나 아시아에는 아직까지 모바일 여행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가 없다. ‘아시아 넘버원 모바일 여행 플랫폼 회사’가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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