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의 구인·구직업체인 ‘Careercast’ 에서 ‘10대 몰락(멸종)직업’을 발표했다. 우체부-농부-검침원-기자-여행사 직원 순이었으며 그 다음이 벌목공-항공기 승무원이었다.
이런 종류의 기사에 해당 업종이나 업체가 반응하는 모습은 언제나 비슷한 것 같다. ‘거 봐라’ 또는 ‘그럴 줄 알았다’라는 탄식과 반성도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우리는 다르다’, ‘우리(업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라며 저항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기 직업에 대한 자존감도 없이 너무 이르게 포기하거나 자책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될 순 없지만 자존심만으로 무시하거나 근거 없는 확신 즉, 미신으로 저항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앞에서 나열한 직업들이 몰락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들어보고, 그 예측의 논거가 타당한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몰락을 막을 수 있다면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몰락을 막을 수 없다면 언제 떠나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몰락 예상 직업으로 5위에 기록된 주변의 여행사 직원들 중 많은 이들이 근거 없는 저항과 미신적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여행사직원은 정말 몰락 직업일까? 서비스업, 제조업, 전문직 등 다양한 업종이 몰락 직업에 포함돼 있지만 10대 몰락 직업을 살펴보면 농부를 제외하면(농부가 포함된 것은 미국의 특수성인 것 같다)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대체 가능성’이다. 언급된 직업 모두 사람보다는 비용이 더욱 저렴한 기계(PC)나 다른 사람 또는 소비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직업들이다. 대체 가능하다는 것은 ‘전문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없어져 전문성이 약한 직업이 몰락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 같다. 여행사 직원이라는 직업이 몰락 직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서비스하는 소비자의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전문성 있는 여행사 직원이 되거나, 소비자 개인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최저가의 공급력을 갖춰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행사 직원이라는 직업의 몰락을 막을 방법은 무엇일까? 여행사 직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창의적 전문성을 가진 좋은 직원들을 선발하거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직원에 대한 투자(보상)를 늘려야 한다. 둘 모두 여행사 직원들의 급여와 보상 수준을 높이고 교육 및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높여야 가능한 일이다. 저임금으로 채용한 뒤 교육과 훈련도 없이 현업 업무에 투입해도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 여행사 혹은 관련 기업은 몰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수익이 적으니 급여를 많이 줄 수 없고, 그로 인하여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는 악순환의 고리를 기업이 먼저 끊어내야 한다. 다른 어떤 것 보다 먼저 좋은 직원을 채용하고 보상하고, 교육하여 그들을 유지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투자하고 지원한 인재들이 새로운 가치창출능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이 여행사 직원이라는 직업의 몰락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강소여행사들 중 이미 시도하고 있는 곳들도 있는 것 같지만 업계 전체적으로는 미약하다).

여행업에 필요한 (생산성 높은) 창의적인 인재는 이미 완성되어 기성품으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재료(인재)를 구입(채용)하여, 기술 좋은 장인(선배, 동료)이 좋은 도구(교육, 시스템)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탄생하는 수공예품이다. 10년 뒤가 아니라 20년, 30년 뒤에도 여행사 직원이라는 직업이 좋은 직업으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여행사 경영진의 적극적인 투자와 의식 혁신을 바란다.
 
K-TravelAcademy 대표강사
hivincent@naver.com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