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항공업계, 에볼라 공포 진화 부심
-모든 아프리카 허브 공항서 검역작업 강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추정환자를 포함한 4개국 에볼라환자는 약 2,500명이다. 미 중앙정보국이 추정한 2014년 7월 4개국 총 인구가 약 1억9,850만 명이니, 전체 인구대비 감염자 비율은 약 0.0012%에 불과하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보다 낮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감염자와 직접 접촉이 없는 한 전염되지 않는만큼 설령 해당 국가 거주자라 할지라도 이 극소수 감염자로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전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물며 에볼라 발병이 조기 발견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현 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추가 감염자가 대부분 환자의 가족이나 의료진 등 주변인에 그치는 이유다. 마치 아프리카는 어디든 가게 되면 에볼라에 걸릴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해 답답할 뿐이다” 
 
한 항공사 종사자의 말이다.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아프리카 관련 여행업계는 힘들다. 지난 성수기와 추석연휴 등의 호재는 남의 일이 돼버렸다. 뚝 끊겨버린 문의에 그나마 있던 예약도 대부분 취소됐기 때문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공포로 소비자뿐 아니라 여행사 담당자조차도 상품 상담에 애를 먹고 있다. 

아프리카를 취항하는 항공사들도 최근 연이어 여행업계 관계자 및 미디어를 대상으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에티오피아항공(ET) 솔로몬데베베 한국지사장은 간담회에서 “단순히 비행기를 이용한 아프리카 여행으로 에볼라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 아프리카 모든 허브 공항들이 경각심을 잃지 않고 검역을 실시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비행기를 탑승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직접 접촉하지 않는 이상 감염될 확률은 없다고 발표하며, 아프리카 대륙을 고립시키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에어모리셔스(MK) 또한 본토에서 관계자가 긴급 방문해 에볼라 진화작업에 나섰다. 에어모리셔스 벤 바라수프라마니엔 (Ben Balasoupramanien) 부장은 에볼라 창궐국가인 서아프리카 3국(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과의 거리를 예로 들며 걱정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모리셔스는 서아프리카 3국으로부터 9,000km 이상 떨어져 있다. 이는 한국과 로스앤젤레스의 거리와 맞먹는다. 공기 중으로 전파될 가능성도 없는 바이러스를 한국에서 걱정하겠는가?”라며 “유독 한국발 항공의 취소율이 높게 나타난다. 유럽은 취소율이 제로에 가깝다. 모리셔스 뿐만 아니라 근교 동 아프리카 어느 곳도 아직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은 없다.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여행객이 줄어드는 이유는 대다수의 사람이 아프리카가 대륙이 아닌 하나의 국가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항공 김성한 이사는 “아프리카 여행시장의 가장 큰 적은 고정관념이다. 서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 동아프리카는 상상 이상으로 멀리 떨어져있다”라며 “남아공 본사에서 조차도 한국발 취소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관광기구(WTO) 샌드라 카바오(Sandra Carvao) 수석 대변인도 “에볼라 바이러스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은 아프리카 여행지의 0.5% 미만”이라며 “아프리카에 불필요한 여행 제한 조치 등을 내리는 것은 에볼라 확산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해당 지역의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수많은 사람의 생계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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