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길상·춘추항공 등 잇따라 확대
-중국내 LCC 공급 역시 늘어나는 추세
 
최근 중국 내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에 취항하는 중국 국적의 항공사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9월23일부터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춘추항공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한중 노선 취항을 예고하는 중국LCC 현황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8월27일, 중국 최대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춘추항공(9C, Spring Airlines)이 인천공항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춘추항공은 지난해 7월 제주-상하이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으며 오는 23일부터 인천-상하이(푸동)와 인천-스좌장 2개 노선을 새롭게 취항한다. 인바운드로 시작해 한국의 아웃바운드 수요까지 확대시키겠다는 취지다. 인천-상하이(푸동) 노선의 경우 국적기를 비롯해 중국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운항중인 노선이며, 인천-스좌장 노선 역시 지난달 제주항공이 정기편으로 운항을 시작한 노선이라는 점에서 타 항공사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춘추항공은 새로 취항하는 노선에 대해 99위안(약 1만7,000원, TAX 별도)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공할 예정이며,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에 아직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은 ‘항공권+고속철도권 상품’을 중국 철도국과 제휴를 맺고 판매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LCC와의 차별성도 갖췄다.

한가지 더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춘추항공이 지난 2010년 7월 중국LCC로는 처음으로 상하이-이바라키(일본) 노선을 취항했다는 점이다. 이어 2013년 12월 일본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춘추항공재팬을 설립, 지난달부터 중국 저가항공사로는 최초로 일본 국내선 운항을 시작했다. 중국 신화일보는 춘추항공이 운영하는 일본 국내선의 일부 노선 좌석 점유율은 70~80%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춘추항공은 2020년까지 중국의 20개성에서 일본으로 이어지는 중일 노선을 운항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지방 기점으로 늘어나는 중국LCC
 
최근 생소한 중국 LCC들의 취항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적의 항공기에 한해 항공자유화가 이뤄진 제주공항의 경우 길상항공(HO, Juneyao Airlines), 사천항공(3U, Sichuan Airlines) 외에도 오케이항공(BK, Okay Airways), 천진항공(GS, Grand China Espress) 등이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그 중 오케이항공은 올 1월 제주-톈진 노선을 첫 취항해 평균 90% 이상의 높은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길상항공 역시 기존의 제주-상하이, 양양-상하이 노선 외에 청주-상하이 노선을 지난 8월부터 주7회로 운항하기 시작했다(9월 주4회로 변경). 중국항공 GSA를 담당하는 모 회사 관계자는 “올해 안에 베이징을 기반으로 한 중국 국적 모항공의 지방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운항 스케줄을 조절 중이며 12월 안에 확정 질 것”이라고 전해 또 다른 중국LCC의 취항을 예고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중국LCC는 중국 인바운드 수요 위주로 운항해 왔기 때문에 한국 아웃바운드 부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춘추항공의 인천 취항은 중국LCC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춘추항공 짱우안(Zhang Wuan) 마케팅 책임자는 “초기에는 중국 인바운드 위주로 운영되겠지만 한국인 고객 확대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 시장의 흐름에 맞춰 B2B 판매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길상항공의 GSA를 맡고 있는 범아항운 오월화 부장은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앞으로 중국 노선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중국LCC의 공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은 중국 국내 저가항공의 활발한 움직임에 따른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내 항공규정을 완화하면서 지난 7월2일 동방항공의 자회사인 중국연합항공유한공사(CUA, China United Airlines)가 최초의 국영LCC로 전환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중국 인민일보는 중국연합항공이 기존 항공료의 20~4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항공권을 판매할 예정이며, 베이징의 난위안(남원)공항과 광동성의 포샨(불산)공항을 중심으로 운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내선을 중심으로 저가 항공의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 현지에서는 각 성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들 역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청두항공(청도항공)의 경우 2010년에 설립돼 운항중이며, 칭다오를 기반으로 운영 중인 칭다오항공은 2013년 6월 설립해 지난 4월 칭다오-청두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저비용항공사’라는 점을 강조한 신규 항공사도 눈에 띈다. 길상항공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 ‘9위안항공(9air.com)’은 지난달 31일 첫 항공 기재(보잉737-800)를 도입했다. 9위안항공은 고객에게 최소 9위안(약 1,500원)부터 시작되는 특가 항공권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설립 초기에는 광저우공항을 기반으로 중국 국내 노선을 운항하다가 이후 동남아, 동북아 지역으로의 확대를 예고했다.
 
국내 영향력 아직은 ‘미미’
 
중국LCC의 한국 취항이 국내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국내 항공시장 및 여행업계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춘추항공의 경우 중국내에서도 GDS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 취항에서도 기존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판매 정책이 주요 항공사와 여행사가 GDS를 이용해 항공권을 예매·판매하는 국내 시스템과 맞지 않아 국내 B2B 판매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B2C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 인지도 역시 높지 않아 이조차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최대 LCC인 춘추항공의 한국 취항이라는 점에서는 높은 의미를 두고 있다. 또한 중일 노선 운항 4년 만에 현지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일본 국내선까지 운항하게 된 결과를 보면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노선의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측면에서 춘추항공의 취항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춘추항공이 9월 운항을 시작하는 인천-스좌장 노선을 운항중인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항공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파트너로 보고 있다”며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면 그만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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