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국가 따라 셀렉트패스 요금 2배 이상 차이”

-‘이용하는 만큼 지불’…유레일 가격 정책 개편
-파리출발 야간열차·스위스 세이버패스 사라져
-초고속열차, 속도 높이며 네트워크 빠르게 확장

“레일유럽 한국사무소가 생긴 이래 이렇게 큰 시스템 변화는 처음입니다. 특히 유레일 셀렉트패스 가격 정책이 완전히 바뀌어서 여행사 담당자 분들이 혼란스러워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레일유럽 신복주 한국사무소장은 지난 2일 인터뷰를 통해 “오는 2015년 유럽 열차 판매·운영 시스템에 유례없는 변화가 생긴다”며 새롭게 바뀌는 점들을 세세히 설명했다.
 
 
5일권 가격 169유로부터 407유로까지

우선 유럽 20여개국 중 원하는 국가 4개를 선택해 이용하는 유레일 셀렉트패스의 가격 책정 방식이 내년 1월1일부터 완전히 바뀐다. 신 소장은 “기존까지는 어떤 나라를 선택하더라도 가격이 동일했지만, 내년부터는 어떤 나라를 선택해 조합하느냐에 따라 패스 가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유레일은 철도 네트워크 규모와 이용률 집중도에 따라 22개 국가를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별로 점수를 부여했다. 독일·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오스트리아는 20점, 스페인·베네룩스·체코·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헝가리는 5점, 슬로바키아·포르투갈·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핀란드·아일랜드·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세르비아(몬테네그로)·터키는 1점이다. 패스 요금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 중 4개국을 선택하고 해당 국가들의 점수를 합산해야 한다.

합산 점수 46점 이상은 H(High) 요금, 11점~45점은 M(Middle) 요금, 10점 이하는 L(Low) 요금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스위스·독일·스페인을 선택할 경우 합산 점수가 65점이 돼 H요금이 적용된다. 노르웨이·핀란드·터키·그리스를 선택할 경우 8점으로 L요금이 적용된다. 기존 유레일패스 요금과 비교하면 L요금은 50~58% 저렴하고, M요금은 10~16% 저렴하다. H요금은 1~2% 비싸다.

신 소장은 “H요금도 매년 유레일 셀렉트패스 요금이 5~6%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낮은 편”이라며 “계산이 복잡해지긴 했지만 ‘열차를 이용하는 만큼 지불하도록’ 요금을 합리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린이 ‘무료’…유스 1등석 패스 첫 출시

유레일은 내년부터 어른과 동행하는 만 4~11세 어린이(성인 1인당 어린이 2명까지)에게 무료 요금을 적용한다. 이전에는 50% 요금을 적용했었다. 단 초고속열차, 야간열차처럼 좌석 예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처럼 예약비가 적용된다. 아울러 30여개국을 패스 1장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패스’에 내년부터 폴란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니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등 5개국이 추가된다. 

또한 기존에 2등석 요금만 있었던 유스 패스에 1등석 요금이 처음으로 추가된다. 1등석 유스 패스는 2등석보다 21~23% 정도 높다. 신 소장은 “유스 1등석 패스가 출시되면 26세 미만 젊은 여행객들도 편안하게 기차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어린이 무료 요금 혜택은 가족여행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연속사용패스 E티켓으로 이용

국철패스 중에선 스위스트래블패스의 변화가 가장 크다.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 있었던 세이버패스가 내년부터 판매를 중단한다. 대신 일반 성인패스의 가격을 8% 낮춰 모든 여행객들이 고루 가격혜택을 받도록 했다. 아울러 스위스패스의 유효기간이 남아있을 때 추가로 구입하는 티켓의 가격을 50% 할인해 주던 혜택을 중단하고, ‘스위스 반액카드 콤보’를 판매한다. 플렉시패스 또는 트랜스퍼티켓과 스위스 반액카드 콤보를 함께 구매하면 해당 유효기간 동안 현지에서 추가 티켓을 구입할 때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3일 연속사용패스와 8일·15일 선택사용(플렉시)패스를 출시한다. 22일·1개월 연속사용패스, 5일 플렉시패스는 판매를 중단한다. 신 소장은 “내년부터 스위스 연속사용패스는 E티켓으로 이용 가능해 분실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며 “유럽철도 중 렌페 스페인 패스 이후 처음으로 E티켓을 적용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독일패스는 기존에 없었던 연속사용패스가 5일, 10일, 15일 등 3가지로 출시된다. 또 선택사용패스 중 6일권이 사라진다. 유레일처럼 1등석 유스 요금이 추가되고, 성인 1인당 동반하는 어린이 2명에 대해 무료 요금을 적용한다. 영국패스는 사용 유효기간이 2개월에서 1개월로 변동된다.
 
야간열차 줄고 고속열차 늘고

버짓형 배낭여행객들이 아쉬워할 만한 소식도 있다. 오는 12월13일부터 파리에서 출발하는 모든 CNL(City Night Line) 야간열차가 운항을 중단한다. 지난 11월2일부터는 코펜하겐에서 출발하는 모든 CNL 야간열차가 운행을 중단했다. 또 오는 12월14일부터 프라하·바르샤바-암스테르담 CNL 야간열차 구간이 프라하·바르샤바-쾰른 구간으로 축소 운영된다. 이탈리아 텔로(Thello)도 야간에 운행하던 밀라노-마르세이유 열차를 오는 12월14일부터 주간 운행으로 변경한다.

반면 초고속열차는 네트워크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유로스타는 내년부터 런던-마르세이유, 런던-암스테르담 직통열차 운행을 시작한다. TGV는 오는 12월14일부터 리옹을 연결하는 파리-밀라노 구간 열차 운행을 시작한다. 신 소장은 “고속철도에서 수익이 많이 발생함에 따라 여러 열차회사들이 고속철도 네트워크 확장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며 “현재 시속 320km 정도인 속도를 비행기에 맞먹는 시속 500km까지 높이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 레일유럽 한국총판대리점
서울항공(02-755-1144), RTS(02-3704-2800), GTA(02-2170-6505), 하나투어(02-2127-1443), 모두투어(02-728-8645), 내일투어(02-6262-5989), 코레일(02-3149-2024)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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