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관광은 올림픽과 월드컵으로 대표되는 관람형과 스키, 골프, 마라톤 등 체험형으로 분류된다. 올림픽은 서울올림픽처럼 도시단위로 열리지만, 월드컵은 한일월드컵처럼 국가단위로 열린다. 그런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 도시에서 개최하던 올림픽을 여러 곳으로 분산 개최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과다한 올림픽 개최 비용을 줄여, 많은 도시가 신청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실제 2022년 동계올림픽에 베이징과 알마티 두 곳만 신청하였고, 기대하던 오슬로가 신청을 철회한 것도 원인이 되었다. 

그간 동계올림픽 개최에 돈은 많이 들었지만, 사후 활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성공한 대회들은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신규투자를 가급적 줄였다. 1994 릴레함메르는 수영장을 아이스하키장으로 개조하고, 예술대학을 숙박시설로 사용했다. 또 올림픽 이후에는 스키점프 경기장을 체육대학으로 활용하는 등 알뜰하게 운영하여 가장 성공한 대회로 꼽힌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도 흑자를 거둔데다 스포츠의학 병원까지 만들어 지금도 미국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군림하고 있다. 반면 1998 나가노 올림픽은 10조원 가까운 적자에다 매년 200억원의 유지비가 나가노현을 괴롭히고 있다. 올 2월의 소치는 55조원을 투자하고도, 매년 2조원의 유지비가 든다. 

 한편 IOC 위원장이 평창의 경기 일부를 나가노에서 개최하는 등 동·하계 올림픽의 한일 분산개최를 제안하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썰매 경기장인 슬라이딩센터는 나가노에서도 올림픽 이후 거의 방치되어 있다. 릴레함메르와 토리노에서는 올림픽 직후 폐기하였다. 별로 사용치 않고 유지비만 들어 조기에 철거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이미 공사가 10% 이상 진척되어 변경하기 어렵다고 한다. 

올림픽 개최지는 세계인의 주목도 받고 관광객도 몰려들어 큰 효과를 얻는다. 반면 막대한 시설 유지비를 부담해야 하는 지자체와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최선의 방안을 생각해 보자.

첫째, 슬라이딩센터의 활용계획을 꼼꼼히 검토하자. 현 계획이 확실하다면 원안대로 진척시킴이 옳다. 그러나 사계절 선수훈련장과 관광객 탑승 체험장 정도로는 부족하다. 건설비보다 유지비 부담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기종목인 축구시합이 열리는 월드컵 경기장도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추가 활용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만약 어렵다면 사용 후 폐기처분할 수 있도록 설계변경을 하든지, 해외든 국내든 분산개최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한일 양국의 빅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평창의 썰매경기는 나가노의 슬라이딩센터를 활용하고, 도쿄의 농구, 배드민턴 경기는 강릉의 스케이트장을 활용하면 서로 좋다. 평창의 경우, 올림픽 이후에도 관광객이 꾸준히 와야 하는데 하계올림픽 일부를 개최한다면 금상첨화다. 마침 신축 중인 쇼트트랙ㆍ피겨 스케이트장은 릴레함메르, 나가노에서도 농구, 배드민턴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강원도나 도쿄도 반대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국적 견지에서 모두가 만족할 묘수를 찾아보자. 그리고 분산개최를 검토한다면 동ㆍ하계 한일 분산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셋째, 관광객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자. 고속철도와 경기장, 호텔도 건설 중이다. 선수들은 한두 번 사용하지만 관광객이 주로 활용하게 된다. 수도권 주민들이 고속철도로 평창, 강릉, 정선을 가볍게 여행한다면, 외국인들도 쉽게 올 수 있다. 관건은 소재발굴과 상품개발이고, 레저, 음식, 체험이 핵심이다. 레저는 산과 바다, 스키, 트레킹의 천국이고, 강릉의 커피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초당두부, 대관령한우, 감자옹심이 등 몇 가지 음식만 더하면 승산이 있다. 고랭지 채소 따기, 황태 말리기, 한과 만들기 등 체험은 다양할수록 좋다. 개별관광객들이 편히 올수 있도록 최상의 정보시스템을 갖추고, ‘인천 in, 양양 out’ 코스의 상품도 만들자. 평창올림픽의 성패는 관광객이 얼마나 오느냐에 달려있다.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장/ 가천대학교 교수
ysoh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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