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거리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동남아 목적지도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던 태국과 필리핀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동남아는 가깝고 비용 부담이 덜해 여전히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의 동남아 지역 화두는 ‘여행지 다변화’였다. 라오스와 베트남 중부 등이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주목 받으면서 항공 공급이 늘어났고, 타이완도 중남부로 여행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역별 주요 이슈를 통해 올 한해를 되돌아봤다. 

上. 라오스·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타이완·필리핀
흐뭇한 라오스·베트남, 시동 늦게 걸린 필리핀

-비주류였던 라오스, 방송 한번에 주목도 올라
-FSC 독점 베트남, LCC 정기편 취항해 경쟁
-세월호에 시름하던 필리핀, 하반기 반전 기대 
 

● 라오스 
항공사 적극 취항, 하반기 호황
 
인도차이나는 올해 표정이 흐뭇하다. 그 중에서도 올해 새롭게 등장한 지역은 라오스다. 2010년,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안으로 진에어가 직항으로 취항하면서 한국에 소개됐지만 여태껏 큰 이슈가 없었다. 성수기에는 인원이 밀려들지만 비수기에는 항공사가 겨우 노선을 유지할 정도로 격차가 컸던 대표적인 ‘시즌성’ 여행지이기도 했다. 정기편이 운휴하거나 전세기편도 목표했던 일정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지역 인프라의 부족과 패키지 구성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항공편수가 늘어남은 물론, 여행자들도 각양각층으로 늘어났다. <꽃보다 청춘-라오스편>의 방송 덕분이다. 9월 경부터 10월 초까지 여행 비수기에 방송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직후 예약이 밀려들어왔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당시 라오항공은 방송 직후 10월, 11월 주요 출발일 예약이 대폭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 장년층의 패키지 여행이었던 상품 구성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젊은 여행자들이 늘어나고 일정 또한 자유여행 콘셉트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골프 목적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덕분에 항공 공급도 늘었다. 인천-비엔티안 노선에 기존 취항 중인 진에어와 라오항공 외에도 티웨이항공이 오랜 저울질을 끝내고 부정기편으로 취항했다. 더불어 라오항공은 무안 출발 전세기와, 인천-루앙프라방 노선 전세기편을 운영할 예정이기도 하다. 
 
● 베트남 
다낭·푸꾸옥 등 목적지 다양해져
베트남도 기존 하노이, 호치민 외의 중부 혹은 남부 지역으로의 관심이 높아졌다. 꾸준히 전세기가 취항하며 알려진 나트랑을 넘어서, 올해는 나트랑 북쪽의 해안가에 자리한 다낭이 휴양지 및 관광지, 골프 목적지로 뜨거웠다. 
더불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베트남항공 등 주요 국적기에 이어 지난 여름 성수기부터는 베트남 국적의 LCC인 비엣젯항공도 베트남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까지는 FSC의 독점 노선이었지만 처음으로 LCC가 정기편을 운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가격 경쟁도 치열해졌다. 비엣젯항공은 내년 부산 출발편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여가고 있다. 대한항공의 행보도 만만찮다. 나트랑 전세기를 정기편으로 전환했고, 신규 지역 발굴에도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1일 한차례 운항한 인천-푸꾸옥 노선이 그것이다. 시장의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취항이었지만 베트남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항공 또한 하노이, 다낭 노선에 추가 운항편을 투입하는 등 베트남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잃지 않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과 연계한 상품이 많은 캄보디아의 경우, 올해는 실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겨울, 씨엠립 공급 과잉으로 시장가격이 무너지면서 한동안 골치덩어리로 전락했다. 여름 시즌에는 신규 지역인 시하누크빌에 전세기가 뜨면서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상대적으로 큰 흥행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지고 있어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 필리핀 
상반기 부진했지만 백만명 기대
한 해 100만명의 한국인 여행자들이 찾는 베스트셀러 여행지인 필리핀의 경우, 올해는 시동이 늦게 걸린 모습이다. 올 초 겨울 성수기를 넘어 여름 성수기까지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이는 홀세일 여행사들의 실적 통계나 한국관광공사의 출국자 집계 등 수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몇 년 사이 필리핀의 실적이 이번만큼이나 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올해의 기록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세월호 사건으로 필리핀의 대표적인 여행지이자, 바다가 있는 휴양지인 세부와 보라카이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해야 할 시점을 놓쳤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여름, 큰 태풍으로 여행자들이 급감했는데 그 이후 회복이 더뎠던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더불어 목적지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워낙 공급과 수요가 많았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자유여행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패키지 주목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반격도 이어졌다. 여름 성수기, 세부 및 보라카이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이 너도나도 공급석을 늘리고 증편하는 등 추가 공급을 통해 수요를 만들어보려는 노력을 감행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반응은 크지 않았고 공급과잉으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힘든 여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필리핀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반전을 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출국자수가 플러스 성장으로 되돌아섰다. 더불어 주춤했던 인센티브 및 MICE도 11월 경 전년 수준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다는 전언이다. 
 
● 타이완 
성·비수기 무색한 상승곡선
또, 지난해 동남아 시장에 새롭게 부상한 여행지인 타이완은 올해도 그 기세를 몰아갔다. 상반기에는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매달 많은 인원이 출국했다. 매달 전년대비 60~100% 성장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지난 2월에는 총 4만9,000여명이 출국해 여행자가 전년대비 104.2% 늘어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조금 주춤한 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급속히 여행자들이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20%대의 성장률이 낮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여행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이드 부족 문제가 발생했었지만 현 시점에는 원만한 현지 행사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북부 타이베이 외의 타이중, 카오슝 등으로 항공 공급도 대폭 늘어 여행자 분산을 노리고 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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