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하실 때 참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몇년 전 L백화점 신사복 매장에서 판매원이 등산복을 입은 필자에게 한 말이다. 강의할 때 입을 새 양복을 찾고 있던 필자는 이 한마디 말 때문에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았음에도 두말 없이 양복을 구매한 바 있다. 양복 수선을 맡긴 후 기다리는 동안 직업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다. “그냥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별 것 없습니다”라며 얼버무리는 판매원을 집요하게 추궁해 별 것 없다는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다. 스스로 다른 판매원에 비해 숫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던 판매원은 매장 입구에서의 호객 행위는 다른 판매원에게 맡기고 자신은 매장 입구와 반대편 쪽, 다른 매장과 붙어 있는 제품 진열대 근처에 머무르면서 다른 매장에서 손님들이 나누는 대화 듣기에 집중 한다고 했다. '강의 할 때 입기에는 디자인이 너무 튀는 것 아닐까?'라는 필자와 필자 아내 사이의 대화를 듣고, 필자가 강의할 때 입을 옷을 찾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필자가 매장 안으로 들어 오기 전에 이미 강사가 입기에 무난한 디자인과 색상의 옷을 미리 골라 뒀다고 한다. 그리고는 추천 한 옷을 입고 고민하고 있는 필자에게, ‘강의 하실 때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로 필자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함으로써 양복 판매를 완성했다고 한다. 참으로 탁월한 판매원이었다. 

 흔히들 탁월한 세일즈맨은 적극적이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성격과 무관 하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세일즈맨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탁월한 여행상담을 위한 네 번째 스킬은 ‘고객의 욕망을 제대로 파악하라’이다. 위에 언급한 백화점 판매원과 마찬가지로 여행상담의 경우 손님이 여행을 가려는 이유(가치)와 그 여행에서 얻고 싶어 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면 언제나 예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여행상담원들 역시 자신의 성격이 적극적이고 활기차지 못하다고 스스로 적극적인 상담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손님의 욕망을 파악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패키지투어의 경우 가족의 기념일, 생일 또는 축하 할 일이 있는지 간접적인 질문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허니문 상품 상담 시에는 연애기간이나 결혼식 장소 등을 알아내어 고품격 휴양상품, 고품격 관광상품, 품격 휴양상품 등을 추천할 수 있다면 탁월한 여행상담이 가능 할 것이다.  

 탁월한 여행상담을 위한 다섯 번째 스킬은 ‘고객의 감각에 집중하라’이다. 여행상품 상담 시 여행상품의 특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시각적이거나 또는 촉각(경험)적인 언어 사용이 빈번하다. 이럴 때 손님이 사용하는 감각에 맞춰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면 상담은 훨씬 더 수월하게 이루어 질 것이다. 예를 들면 “거기 가서 뭐 봐요?”라고 묻는 손님의 경우, ‘본다’라는 시각 감각을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럴 경우 그곳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지 시각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활용하면 좋은 상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거기 가서 뭐 해요?”라고 묻는 경우 촉각(경험) 감각을 중시하는 손님으로, 이 손님에게는 무엇을 보게 되는지 보다 무엇을 경험하고 체험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상담이 될 수 있다. 손님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음으로써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감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탁월한 여행상담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탁월한 여행상담을 위한 마지막 스킬은 '고객이 직접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평범한 상담원과 탁월한 상담원의 차이는 마지막 순간에 결정 난다. 평범한 상담원이 자신이 제안한 상품을 관철시키는 동안, 탁월한 상담원은 자신이 제안한 상품을 손님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그 선택을 수용함으로써 손님의 지시를 따른다. 손님은 상담원의 추천으로 상품을 구매하게 되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자신이 행사하기를 바란다. 이런 기본적인 속성을 이해한다면 최종적인 상품 구매 결정은 손님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처음 말씀하신 0일00지역 상품과 지금 추천드린 0일 00지역 상품 중 어떤 것으로 최종 결정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 손님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회로 나누어 연재한 탁월한 여행상담을 위한 6가지 스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고객의 언어를 사용해 고객의 눈높이에서 말하라. ▲급소를 찾아서 그곳을 공략하라. ▲고객의 욕망을 제대로 파악하라. ▲고객의 감각에 집중하라. ▲고객이 직접 비교하고 선택 할 수 있도록 하라. 여행상품의 특성상 비슷한 상품을 비슷한 가격에, 비슷한 상담으로 판매해야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작지만 디테일한 차이가 상담의 성패와 예약과 매출을 결정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행상담원으로서 자신만의 작은 차이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K-TravelAcademy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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