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채용 꺼리고 경력자 선호
-금융위기 채용단절 5년차 금값   
-순환·파견근무 등 땜질식 대응  

“마땅한 사람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네요.”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여행 현장에서는 구인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행사에서 인력 부족으로 애를 태우는 이유는 업무 이해와 실무를 겸비해 즉시 투입이 가능한 경력자 영입을 우선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4~5년차 대리 및 과장급 경력자는 인사 담당자들이 입을 모으는 ‘귀한 몸 1순위’다. 

4~5년차 경력자가 품귀 현상에 까지 이른 배경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꼽을 수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여행사들의 신입사원 채용이 얼어붙으면서 여행업계에는 젊은 피가 들어오지 않았다. ‘여행사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며 맨파워를 강조하면서도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투자를 하기보다 임시방편으로 일손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예견된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키우는 회사는 없고 빼가려는 회사만 있다 보니 경력자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회사별로 부서별 순환제도, 파견근무 등을 도입해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하지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일부 지역은 인력 충원이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월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 35만8,100명을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세운 일본은 여행사마다 담당 부서를 보강하고 부족한 인력 확보에 바쁜 움직임이다. 
 
자유여행 전문 N여행사 관계자는 “바쁜 시기 탄력적으로 직원을 타 팀에서 파견 받는 등 부서별 순환제도 등을 도입해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해당 직원이 다시 빠지면 공백이 생긴다”라며 “일본 지역의 경우 오랜 경력으로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력을 투입 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일본사업부 특성화 계획을 추진하려 하는데 마땅한 인물이 없어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대표 지역 중 한 곳이지만 늘어난 수요를 처리할 직원이 부족하다. H여행사 유럽팀 팀장은 “경력자 지원서를 받아보면 1~2년차 신입급 경력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4~5년차 경력자들은 가뭄에 콩 날 만큼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C여행사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2011년까지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2012년 채용한 신입직원마저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다”며 “가뜩이나 여행업계는 근무강도에 비해 낮은 급여와 열악한 근무조건, 처우 등으로 인력 수급이 어려운데, 금융위기 시절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으니 경력자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에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금융위기 이전 입사한 직원들과 금융위기 이후 들어온 2~3년차 직원들로 구성됐다는 D여행사 팀장은 “중간을 이어줄 4~5년차 직원을 채용하고 싶으나 마땅한 인력도 없을뿐더러 그나마 맘에 드는 중간급 경력자들에게 이직을 권고해보지만 쉽사리 회사를 옮기려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혹시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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