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5월은 가족여행의 계절이다. 모처럼의 나들이인 만큼 특별한 여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국의 특색 있는 축제를 찾는 가족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많은 축제들은 콘텐츠 부재로 매년 제자리걸음 중인 경우가 태반이다. 예전에, 영덕대게축제 담당 공무원에게 대게 풀빵이라도 만들어서 축제수익모델을 만들어 보라고 아이디어를 건낸 적이 있다. 비슷한 아이디어를 울진대게축제에도 건네주었다. 울진대게축제에서는 대게 모양의 풀빵을 크게 만들어서 개당 1,000원에 팔았다. 1박2일에서도 소개가 되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당시 대게 풀빵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이유는 축제 자체의 수익 모델을 만들고 거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더욱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미래형 축제는 자립형만이 살길이다. 축제가 스스로 운영될 수 있어야 오래갈 수 있고 자립을 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축제의 질도 높아지게 된다. 때문에 많은 축제들이 자립을 하려고 노력도 하지만 축제 콘텐츠 부재가 심한 한국의 경우 난관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몇가지 축제를 살펴보자.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1~2013년도 문화체육관광부선정 대표 축제로 3년간 정부지원을 받은 축제다. 규모도 나름 성장해서 35억원이라는 예산으로 축제를 운영하는 베테랑급 축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순히 축제소요 비용이 많아서 베테랑 축제인 것은 아니다.
 
축제위원회 측에서 언론에 밝힌 내용을 보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재정자립도가 40%가 넘는다고 한다. 이 정도면 아주 성실한 축제라고 할 수가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이제 더 큰 욕심을 부려야 한다. 해외 유명축제처럼 재정자립을 넘어 수익이 나서 서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육성하는 비전과 계획을 수립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선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모델 개발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널리 소문이 나지는 않았지만 아주 알차게 축제를 이어가고 있는 곳도 있다. 정읍구절초축제는 축제 총예산이 2억원인데 축제 수익이 2억원이다. 재정자립도가 100%인 셈이다. 아주 우수한 사례의 축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축제도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선 여러 가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너무도 많다.

우선, 축제의 규모가 아직은 너무 작다. 좀더 규모를 키워야 하는데 지자체 의원들은 축제예산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지금도 100% 수익을 내는 축제라면 5억원의 예산을 들여 5억원이라는 수익을 만드는 축제로도 발전할 수 있다. 규모가 커지고 그만큼 수익도 창출이 된다면 지자체 입장에서는 더 할 나위가 없을텐데 아쉬움이 많다. 주최측에서는 이제 지금의 예산으로 수익을 내서 키워나갈 것인지, 축제 예산을 증액 받아서 키워나갈지부터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전국 곳곳에서 많은 축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축제도 이제 많이 늘어나고 그 수준도 제법 높아졌다. 여기에는 20여 년간 꾸준하게 축제 양성을 지원해 온 문화체육관광부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20년의 정부지원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정부에서는 올해부터라도 자생하려는 축제에 보다 힘을 주고 지원하는 한편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대안 제시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내국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관광산업은 갈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제 그에 걸맞게 축제의 퀄리티도 맞춰 가려고 해야 한다. 글로벌 축제의 양성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김지영
축제월간 참살이 대표
kgy2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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