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불길이 여름성수기로 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커졌다. 11일 현재, 예약취소 사태는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항공기 운항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불길한 조짐도 일고 있다. 
 
6월·인센티브·공무원에 취소 집중
 
아웃바운드 부문의 예약 취소는 인센티브 단체 중심으로 늘고 있다. 특히 기업 및 공무원 단체 취소가 많다. 전국적으로 공무원 해외연수와 출장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어서다. 여행사들도 체감하고 있다. A여행사는 6월1일부터 6월9일까지 상용 및 인센티브 행사 8건이 취소됐는데 대부분 공무원 행사였다고 지난 11일 전했다. MICE 전문업체 B여행사는 “기업의 국내 세미나 및 골프행사가 깨지고 있다”며 “해외 행사는 취소 페널티가 커서 부득불 진행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개별적으로 취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패키지 상품 취소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주요 여행사들은 평소 대비 취소가 10~20% 늘어났다고 전했다. 하나투어는 “이번주(6월8일주)에 기존보다 취소가 10~20% 늘었다”고 11일 밝혔고, 모두투어도 “4~5월 승승장구하던 것과 비교하면 6월 모객이 크게 둔화됐고, 취소 건수도 평소보다 많다”고 말했다. 예약 취소는 6월 출발분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7~8월 여름성수기 모객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터파크투어는 “7~8월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지만 문의전화는 매우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취소 물량이 전체 볼륨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주요 패키지사의 평가다. 하나투어는 “전년대비 동시점 예약률은 아직 20% 높은 편이고, 7월 예약만 한정해 봐도 30% 높다”며 “취소가 들어와도 영업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11일 설명했다. 한진관광도 “취소도 많지만 동시에 예약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FIT는 확연히 취소가 적다. 20~30대가 대부분인 자유여행객들에게 취소 페널티 금액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투어나 인터파크투어, 카페드유럽 등은 FIT 취소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예약이 줄어든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인바운드 및 국내여행 부문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지난 11일 한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는 “10일 하루만 3억원 규모의 인바운드 단체가 예약을 취소했다”며 “정말 큰 문제는 신규 예약문의가 뚝 끊긴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메르스가 발생한 5월20일 이후 6월10일까지 메르스를 이유로 방한여행을 취소한 외국인 여행객 수는 약 8만4,450명에 달한다. 초기 수 백명에 불과했던 취소자 수는 이후 하루 수 천 명대로 급증하더니 10일에는 1만6,750명으로까지 치달았다. 중국과 홍콩, 타이완 등의 중화권에서 취소가 집중됐다. 
 
인바운드 초비상…크루즈도 휘청
 
인바운드 크루즈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일 부산항에 입항한 ‘마리너 오브 더 시즈호’와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의 승객 6,000여명은 하선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코스타 아틀란티카호도 13일로 예정됐던 부산 입항을 취소하고 일본 후쿠오카로 돌렸다. 7월14일 입항 예정이었던 일본 국적의 퍼시픽 비너스호도 입항을 취소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피해 업종과 지역에 4,000억원 이상의 자금지원 을 포함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00억원 관진금 특별저리융자
 
관광·여행·숙박·공연 업종에는 6월15일부터 관광진흥개발기금 400억원 규모의 특별운영자금 저리(1.5%) 융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해외언론 등에 메르스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해외 국가가 방한여행경보를 과도하게 상향할 경우 조정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또 지자체 등과 협의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개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김선주 기자, 차민경 기자,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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