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파워가 무섭다. 기세는 거침이 없고 영향력은 하루가 다르다. 정치, 경제, 군사만이 아니다. 중국은 이제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여행 대국이자 가장 큰 여행 시장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루이 컨설팅에 따르면 2013년 9,198만 명이었던 중국 해외여행객은 2014년 1억900만 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1억2,000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이 외국을 여행하면서 사용한 비용은 1,648억 달러(한화 약 185조원)다. 전 세계 여행객이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의 27%에 달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국가는 한국이다. 2014년 한국을 찾은 1,420만 명의 외국인 중 유커는 612만 명으로 43.1%를 차지했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는 4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실제로 5월까지 중국인 입국은 28.2%가 늘어난 269만 명을 기록했다. 덩달아 중국인의 비중도 전체 외국인 방문의 45.3%로 치솟았다.  

그랬던 중국 관광객이 거짓말처럼 뚝 끊겼다. 말 그대로 이변이 생긴 탓이다. 메르스라는 고개를 넘으면서 중국 인바운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숫자로 보는 중국인 유치 실적은 참담할 정도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2명 중 1명이 중국관광객이라는 건강하지 못한 왜곡된 구조 탓에 전체 인바운드 시장의 타격도 엄청나다. 인바운드 여행사는 물론이고 면세점, 호텔, 식당 등이 난리가 났다. 무급휴가를 실시하거나 사실상 휴업에 들어간 업체도 상당하다. 

중국의 영향력은 아웃바운드에서도 심상치가 않다. 단순히 중국으로 가는 한국 여행객 수의 많고 적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물 재고가 없는 여행산업은 빠르게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이미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OTA가 호텔 예약을 중심으로 자유여행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여행사의 최근 행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의 1, 2위를 다투는 온라인 여행사들이 국내 여행사들과 속속 제휴를 맺고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 여행사들이 엄청난 추진력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들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제휴만을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있는 씨트립의 경우 최근 20개 이상의 국가와 다양한 제휴를 체결한 상태라고 한다.

현장의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온라인 여행업이 규모는 물론이고 시스템이나 결제 환경 등에서 이미 우리를 앞질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장 규모도 비교가 안된다. 2014년 중국 온라인 여행 시장의 거래 규모는 약 3,078억 위안(한화 약 55조7,777억원)으로 전년대비 38.9% 증가했다. 그 중 온라인을 통한 항공권 구매 규모는 1,931억 위안(34조9,800억원), 호텔 예약 시장은 633억 위안(11조4,621억원)에 달한다. 

자본력과 규모, 시스템 등에서 앞선 중국은 이제 곧 본격적인 글로벌 OTA로의 도약을 선언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계 OTA가 진출해 야금야금 국내 시장을 가져가고 있듯이 오늘 나의 손님도 머지않아 중국 OTA에 접속해 하와이의 호텔을 예약하고 뉴욕으로 가는 항공권을 구입하게 될지 모른다. 지금 추세로 보면 그 시기도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몸소 찾아가 여행객 모시기에 나설 만큼 막중해진 인바운드에 이어 아웃바운드의 괄목상대를 보면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는지 점검을 해야할 때다. 중국 여행산업의 급성장이 무섭다.  
  
김기남 편집국장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