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항 예정 크루즈 다수 일본행…발길 돌린 유커 늘어나 ‘발만동동’

메르스 여파로 7~8월 성수기를 앞두고 한국 여행을 계획했던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이 동남아·일본 등 새로운 목적지로 발길을 돌리면서 성수기는 물론 하반기 일본 현지 호텔·차량 수배가 더욱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2일 중국 트래블위클리차이나(www.travelweekly-china.com)는 중국의 천해크루즈 신세기호가 하반기 한국 기항 예정이었던 크루즈의 일정을 모두 일본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사태를 주시했지만 이후 계속 확진환자 및 사망자가 증가하자 결국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천해크루즈 신세기호의 6월28일부터 8월20일까지 4차례에 걸친 일정은 기존 상하이-제주-부산-(후쿠오카)-상하이에서 상하이-(가고시마)-후쿠오카-상하이로 변경돼 운항하고 있다. 

같은 달 25일 중국의 청년일보 역시 단오절 연휴(음력 5월5일, 양력 6월20일)에 한국 여행을 계획했던 다수의 중국관광객들이 메르스가 확산되자 여행 일정을 연기하거나 일본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어 코스타아틀란틱(Costa Atlantic), 로얄캐리비안 인터네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 등과 같은 크루즈 역시 부산으로 예정돼 있던 기항지를 나가사키와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일본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난 5월 중-일 크루즈, 중-일 정기편 항공 노선이 증가하고 있으며 우한, 창사 등 중국 내륙에서의 신규 취항까지 잇따르고 있어 꾸준한 관광객 증가를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한탄은 물론, 일본 랜드사 및 여행사 관계자들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겪었던 최악의 수배 전쟁이 또 다시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벚꽃 관광객의 수요가 많은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38만7,200명으로 전년 대비 133.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방일 중국 관광객의 급격한 성장으로 국내 랜드사들은 현지 호텔 및 전세버스를 수배하는데 ‘역대 최악이다’라고 할 정도의 어려움이 따랐다.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가파른 성장곡선을 보이고 있는 방일 중국인 수요에 한국 여행을 계획했다가 일본으로 발길을 돌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역시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지의 공급 인프라는 한정돼 있으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니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일본의 현지 상황을 보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기 전까지 호텔이나 전세버스 수배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 같다”며 “없는 방을 만들어내라 할 수도 없고, 그저 오래 거래한 ‘옛정’을 따져가며 고군분투 할 뿐”이라고 전했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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