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여행사
거대 자본이 여행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중국 모두 큰 틀에서 보면 마찬가지다. 중소여행사가 처한 현실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특성과 변화의 흐름을 꿰뚫는 탄탄한 아이디어와 틈새를 파고든 전략으로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알찬 여행사들도 존재한다. 작지만 강한 ‘강소’ 여행사를 모아봤다. <편집자 주>
 

●몽키트래블
시스템으로 무장한 전문성
아낌없는 시스템 투자가 성장의 발판
 
-개발자만 11명, 문제점 바로바로 수정해
-시간 절약…서비스·휴먼터치 가능해져
-‘전문 여행사 or  OTA’ 향후 행보 주목
 
비 전문가의 무모한 도전

몽키트래블은 지난 2001년 레터박스라는 태국법인으로 설립됐다. 태국 전문 여행사로 운영돼 오던 레터박스는 지난 2008년 설광호 대표가 인수하면서 변화의 기로를 맞이하게 됐고 지금, 몽키트래블은 B2B와 B2C를 아우르는 여행사로 발돋움 중이다. 태국, 필리핀, 타이완 지역에 B2C 여행사인 몽키트래블을, 업계 대상으로는 윈윈트래블을 통해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얼마 전엔 인바운드 여행도 시작하면서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설 대표는 교육 사업에 종사하다가 여행업에 뛰어든 인물. 때문에 여행업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익혀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많은 시행착오는 그 과정의 산물이다. 덕분에 무모할지언정, 도전적일 수 있었다. 비용 부담이 커 중소 여행사에겐 그림의 떡이었던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이 대표적. 작은 여행사들은 웹페이지의 시스템을 회사의 성격에 맞춰 구축하기보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기본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웹페이지는 ‘보여주기’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2차로 전화 등을 통해 실제 예약을 확정하게 된다. 정보의 유동성이 떨어질뿐더러 예약과 결제도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이용자가 ‘편리하게’ 만들자

몽키트래블은 여행자의 ‘편의’에 주목했다. 웹사이트를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다음, 그 다음의 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판매’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를 고민한 것이다. 그래서다. 몽키트래블에는 시스템 개발자가 총 11명이나 있다. 이들은 상품이 아닌 오로지 시스템 개발에만 주력한다. 한국과 태국의 전체 직원 45명 중 개발자가 11명이니 매우 큰 비중이다. 이런 인적 기반을 통해 빠르고 편리한 시스템 구현에 나서고 있다. 

몽키트래블 태국 웹페이지에서 호텔 예약을 시도해봤다. 웹페이지 첫 화면에서 호텔을 선택하고, 지역과 투숙일을 선택하자 다음 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한 호텔이 표시된다. 그 중 한 곳을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는 객실 리스트와 확정 가능 여부가 뜬다. ‘즉시 확정’이 된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바로 예약이 확정된다. 물론 상품별로 대기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웹페이지 예약 후 별도 연락 과정이 필요했던 것과 비교하면 몽키트래블의 예약 과정은 6단계 만에 일사천리로 확정된다. 몽키트래블이 보유하고 있는 객실이 바로바로 웹페이지에 업로드되고, 동시에 예약이 들어오면 시스템에 바로 녹여져 남은 객실 수가 표시되는 덕분이다. 가격 또한 경쟁력을 갖춰 이용자들의 호응이 좋다.
 
물 흐르듯 예약한다 

결제 또한 다양한 방법을 지원한다. 무통장 입금이나 카드결제는 물론, 카카오페이로도 몽키트래블의 상품을 결제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용객들이 물 흐르는 듯한 사용감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바일 앱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오는 9월에는 실시간 결제가 가능할 전망이다. 

몽키트래블은 시스템의 안정성을 갖춘 덕에 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휴먼터치’가 그것이다. 문의가 올라오면 실시간으로 답해주고, 현지 여행자들을 위해 24시간 통화가 가능한 ‘몽키폰’ 등의 서비스를 실시한다. 웹 시스템으로 모든 서비스가 완료되는 여타 OTA들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다. 휴먼 터치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자, 이용자와의 관계 형성, 신뢰 구축을 할 수 있는 몽키트래블의 전략 포인트인 셈이다. 
 
매달 성장세, 이제는 ‘방향’ 선택할 때

이런 전략이 잘 통했던 것일까. 몽키트래블은 지난 몇 년 사이 규모도, 사업 영역도 커졌다. 지난 6월에는 한국 사무소를 확장 이전하기도 했다. 태국 시장은 풍파가 유난히 잦았지만, 몽키트래블의 태국 상품을 이용하는 자유여행자들은 계속 늘어났다. 올해는 작년대비 매달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안착했지만 갈 길은 멀다. 몽키트래블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민구 과장은 “‘글로벌 OTA’와 ‘전문 여행사’ 사이에서 길을 찾으려고 한다”며 “어디로 길을 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보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어떤 길을 선택하든 “향후 5년 안에 글로벌 OTA와 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목표는 변함이 없단다.  www.monkeytravel.com
 
B2B 채널 ‘윈윈트래블’로 여행사 서비스 차별화
 

몽키트래블의 B2B 채널은 ‘윈윈트래블’이란 이름으로 운영된다. B2B에 무게를 더하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본격적인 세일즈 영업을 위해 한국 사무소 또한 확장 이전한 것이다.  
윈윈트래블은 온라인 여행사와 랜드의 중간 성격으로 시장에 어필한다. 시스템을 통해 편리한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 사람 대 사람의 교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녹여낸 것이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시인한다. 우선 시스템이 아직 완벽하지 않아 다른 온라인 여행사들이 지원하는 ‘실시간’ 서비스가 부족한 것이 꼽힌다. 또한 서비스 지역이 태국과 타이완, 필리핀에 한정돼 있는 것도 다양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을 요금과 다양한 여행사 지원 서비스를 통해 상쇄시키고 있다. 우선 포인트 적립이다. 매출액의 최대 3%를 적립해서 차후 현금으로 돌려준다. 저렴한 가격이 생명인 소셜에 여행사가 입점하고자 하면, 그에 맞는 저렴한 값을 맞춰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태국 현지에 있는 사무소를 여행사별 현지 사무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여행사들이 여러 여건 상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기 어렵더라도, 몽키트래블의 현지 사무소에서 여행자들을 관리해 주는 것이다. 윈윈트래블 윤현덕 과장은 “좀 더 저렴한 가격을 공급하면서도 오프라인 대비 편리한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윈윈트래블은 B2B 사업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좀 더 좋은 가격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윤 과장은 “B2B 사업은 선택과 집중으로 좀 더 전략적으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더 좋은 요금을 받아 B2B 여행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ww.winwintravel.com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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