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여행사
전통적인 방식의 여행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여행에서 가능성을 보고 승부수를 던지는 젊은 기업들도 늘고 있다. 대표의 나이가 아니라 여행산업을 보는 시선이 젊은 기업들이다. 이들이 해법을 모색하는 분야도 정형화된 여행업이 아니다. 여행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하며 이제 그 역량을 어느정도 인정받은 스타트업 기업도 늘고 있다. <편집자 주>
 
 
● 다비오
‘맞춤옷’ 입은 지도,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다 

-지도 기반한 IT 기업 다비오 ‘쭉쭉’ 성장
-데이터 없어도 일정과 콘텐츠 확인 가능
-1인 기업으로 시작해 3년 만에 15명으로
 
3년 사이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스타트업 회사를 이야기할 땐 항상 확신과 의심이 혼재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사업성이 없어서, 시장 진입을 못해서 때로는 이유도 모르게 어물쩡어물쩡 없어지는 게 다반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비오는 꾸준히 사세를 넓혀가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한 시스템, 그리고 협업을 통해 사업을 계속 일구고 있다. 지난 2012년 박주흠 대표 1인 기업으로 시작한 다비오는 4년이 지난 지금, 직원 15명의 어엿한 중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빠른 속도다. 올해 상반기에는 벤처투자업체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가 다비오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이유없는 투자는 없다. 분명한 것은 다비오의 서비스가 독창적이란 것이다. 

다비오가 내세우는 서비스는 ‘지도’다. 지도 서비스를 기반으로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유연하게 서비스가 확장된다. 말하자면 ‘지도+’인 셈이다. 여행 일정과 만나면 지도에 일정이 표시되고, 콘텐츠와 만나면 지도에 콘텐츠가 표시되는 식이다. 덕분에 한계도 없다. 많은 온라인 지도가 그야말로 장소의 지리적 특성을 담아내는 것에 그쳤다면 다비오의 지도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맞춤형 지도에 ‘방긋’… 제휴 이어져

다비오의 대표 서비스인 투어플랜비(tourplanb)를 살펴보자. 투어플랜비에서 제공하는 지역별 지도는 이미 많은 이용자들이 저장한 스팟 정보로 가득하다. 지도에서 가고 싶은 지역을 선택하자 일정에 맞춰 이동 경로가 표시된다. 스팟에 대한 간단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짜놓은 일정을 스마트폰에 저장하면 언제 어디서든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가 연결돼 있지 않거나 와이파이가 없어도 말이다.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서비스라고만 여겨선 안 된다. 투어플랜비는 다비오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소개 자료다. B2B를 통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단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라면 여행자에게 자신이 짠 일정과 동선을 보여줄 수 있게 되고, 다양한 여행 정보를 가진 업체라면 보유하고 있는 여행 정보를 지도 안에 풀어 가이드북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다방면에서 다비오와 제휴를 맺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도 서비스이다 보니 우선 여행업계의 시선이 솔깃하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제휴를 통해 인바운드용으로 스마트투어앱을 개발했다. 캘리포니아관광청, 샌프란시스코관광청, 라스베이거스관광청, 사이판관광청 등과 콘텐츠 협약도 맺었다. 지난해에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국내 무료 오디오가이드 어플리케이션 지도 구축에 나섰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관광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위치기반 관광정보 기술 개발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가이드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투어의 투어팁스와도 협업을 통해 가이드북을 출시했다. 

올해도 다비오는 바쁘다. 한국관광공사와 새로운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고, 최근에는 유명 대기업과 제휴를 맺고 지도를 공급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도 속속 확정되고 있다. 홍콩,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융합’이 핵심이다. 다양한 융합이 가능하다는 데서 다비오의 가능성은 커진다. 다비오 박주흠 대표는 “이미 구축된 지도가 80%, 여기에 제휴 업체의 의뢰에 따른 20%가 더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단단하고 유기적인 뼈대 위에 니즈에 따라 만들어진 옷을 입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박주흠 대표는 다비오의 서비스를 ‘맞춤옷’이라고 표현한다. 
 
“전문 정보 많은 여행업계, 도전해야”

그래서 좀 더 잘 맞는 옷을 입힐 수 있도록 기술의 고도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근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지도의 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더불어 데이터 연결 유무에 따라 제공되는 정보량을 효율적으로 맞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융합을 위해서는 업체의 의지가 필요하다. 그저 쌓고 보는 지금의 방식이 아닌,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 말이다. 박 대표는 “여행업계에는 전문성을 갖춘 상당한 양의 정보를 보유한 업체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활용하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기술과 접목하면 보유한 정보를 계속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www.dabeeo.com
 
●우리와 다비오의 합은?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한다면
자유여행자들은 결국 스스로 일정을 짜야하는 운명. 그러나 전문가만큼 노하우가 많은 것은 아니다. 버벅대는 여행자에게 당신이 가진 지역 정보가 표시된 지도를 내밀어보자. 가고 싶은 곳을 몇 곳 찍고, 이동 경로에서 들릴 수 있는 곳을 몇 곳 찍으면 하루 일정이 완성된다.
 
여행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책으로 만든다면 수십권이 될 정도로 여행 정보는 많은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모든 정보를 펼쳐놓고 알맞은 지역으로 재분배 하는 상상을 해보자. 로마에 5개, 바르셀로나에 10개…. 다비오를 통하면 폴더를 하나하나 뒤지며 찾아봤던 정보들을 한 화면에서 클릭만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될 것. 
 
살펴보자, 투어플랜비 tourplanb
외딴 곳에서 길을 잃어도 데이터가 없어 눈물만 훔쳐야 했다면, 오프라인 관광앱에 주목하시라. 여행 전 미리 일정을 정리하고 휴대폰 앱에 저장하면 데이터가 없어도 여행 일정과 지도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워크 모드(Walk Mode) 방식의 네비게이션을 탑재했으니 애초에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 www.tourplanb.com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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