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AY 서비스 제공에 따라 요금 세분화

저비용항공사(LCC)의 가파른 점유율 상승세에 유럽 대형항공사(FSC)들이 대응하기 시작했다. 서비스 제공에 따라 요금을 세분화해 LCC에 맞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루프트한자(LH)는 오는 10월1일부터 독일 내 국내선 및 유럽 내 항공편에 대해 이코노미석을 플렉스(Flex), 클래식(Classic), 라이트(Light) 등 3가지 요금체계로 나눈다. 

라이트 좌석은 현 이코노미석 요금보다 싸게 책정되며 기내용 소형 수하물(최대 8kg) 휴대만 허용한다. 부치는 짐이 있으면 15유로에서 시작해 무게에 따라 추가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좌석지정과 재예약 및 환불은 불가능하다. 

클래식 좌석은 라이트 요금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좌석지정, 23kg 수하물 1개, 재예약가능 등을 추가했다. 또한 플렉스 좌석은 클래식 요금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보너스 마일리지와 재예약 시 수수료를 면제하고 환불을 가능토록 했다.

10월8일 뮌헨을 출발해 밀라노로 향하는 유럽 내 노선 항공편 운임을 조회해보면 라이트 요금은 50.86유로, 클래식 요금은 77.86유로, 플렉스 요금은 132.86유로에 제공하고 있다. 루프트한자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과 독일 내 운항편 승객의 3분의1은 기내 휴대 짐만을 가지고 탑승했다”며 “이 고객들이 표준요금을 다 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했고, 제공받는 서비스에 따라 요금을 달리 책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요금 세분화로 루프트한자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LCC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유럽 대표 LCC 중 한 곳인 이지젯(Easyjet)의 10월8일 뮌헨-밀라노 노선 운임을 조회해보면 비슷한 시간대의 운임이 30.99유로로 루프트한자와 19.87유로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핀에어도 유럽 내 구간과 중동(러시아 제외) 내 항공편에 대해 라이트 요금을 출시했다. 이노코미석 항공권을 프로(Pro), 밸류(Value), 라이트(Light) 등 3가지로 나누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요금을 차등 책정했다. 핀에어 관계자는 “유럽 내 구간에서 LCC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요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FSC의 이 같은 요금 체계는 이미 LCC들이 해온 것이다.  FSC가 스스로 LCC의 가격책정 방식을 모방할 정도로 LCC가 급성장했다는 의미다. 독일의 항공 분석 전문 회사 에어라인 프로파일러(Airline Profiler)의 2014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전세계 항공시장 중 77%를 FSC가, 23%를 LCC가 점유했다. 유럽 항공시장의 경우 2005년 단 17%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LCC는 2013년 3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8년 간 약 2배 성장했다. 

이와 관련 중동의 한 항공사 관계자는 “아직 계획은 없으나 루프트한자와 핀에어의 새로운 요금체계가 잘 자리 잡힌다면 전세계적으로 항공사들이 벤치마킹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유럽의 한 항공사 관계자도 “본사에서 이코노미 석 요금을 세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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