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호텔 인프라 제한되고 요금 비싸
-미국항공사 취항 늘어도 객실수급 문제

최근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가 속도를 내자 세계적으로 쿠바여행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국내 여행사들도 쿠바 여행상품 개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항공·호텔 인프라가 적고, 여행비용이 소비자의 생각보다 비싼 지역이어서 시장이 쉽게 커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에서 쿠바로 들어가는 항공노선은 에어캐나다가 거의 독보적이다. 인천-일본(나리타, 하네다)-토론토-아바나 노선을 이용하면 2회 경유해 쿠바에 도착한다. 이중 매일 1회 운항하는 토론토-아바나 구간은 그 앞 구간을 에어캐나다로 스루발권 할 때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 놓았다. 미국항공사들이 운항하지 못하는 노선이란 점을 경쟁력으로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다. 에어캐나다 관계자는 “쿠바행 노선은 본사 방침에 따라 독점 판매중이어서 BSP 발권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 노선을 활용해 쿠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여행사들은 2~3년 전부터 조금씩 늘어나는 소비자 반응을 확인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쿠바 단독상품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비욘드코리아 김봉수 이사는 “중·남미 여러 국가와 연계한 쿠바 상품은 어느 정도 판매가 되고 있지만 쿠바만 따로 여행하는 상품은 반응이 없다”면서 “최근 문의는 늘었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예약까지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쿠바는 사회주의국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물가가 저렴하고 그만큼 여행비용도 적게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하지만 취항 항공사가 제한되어 있고 호텔 수가 많지 않아 ‘관광객 물가’는 오히려 비싼 편이라는 설명이다. 항공요금만 보더라도 미국 항공사들이 다수 취항하고 있는 칸쿤보다 50~60만원 더 높다.

또한 앞으로 쿠바를 취항하는 미국항공사 노선이 급증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 요금은 지금보다 저렴해지겠지만 수많은 미국인들이 한꺼번에 쿠바로 몰려들어, 한국시장에서 활용 가능한 호텔 객실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토성항공여행사 김재민 팀장은 “쿠바에는 호텔보다 ‘카사(Casa)’라고 불리는 민박 형태 숙박시설이 더 많은데, 혹시 모를 문제 발생 시 보험처리 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손님에게 판매하기는 꺼려진다”고 덧붙였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