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협회장 선거전이 사실상 시작됐다. 올해로 현직 회장의 임기가 만료돼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협회 중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와 서울시관광협회(STA), 한국여행업협회(KATA) 3대 협회다. 이들 협회의 정기총회 또는 대의원총회가 11월에나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대 선거에 비해 매우 앞서 선거전이 시작된 셈이다. 변수가 많고 물밑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이들 3개 협회의 차기회장 선출을 둘러싼 전개양상을 짚었다. <편집자주>

-STA 이미 남상만-조태숙 경합 구도로
-KATA는 추대설…KTA 빈자리도 관심사
 
 
STA, 조태숙 선공에 남상만 응사
 
이른 선거전의 불씨는 현재 서울시관광협회(STA) 국외여행업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영풍항공 조태숙 대표가 댕겼다. 8월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TA 차기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 남상만 회장이 올해까지 3선 9년에 걸쳐 회장직을 수행해왔는데 4선 12년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남상만 회장이 STA 회장직과 함께 올해까지 6년 동안 겸직한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 회장직에서 올해 물러나야 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회장 연임횟수에 제한이 없는 STA와 달리 KTA의 경우 1회만 연임할 수 있도록 정관에 규정돼 있어 남 회장의 KTA 3선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협회들의 협회’인 KTA 회장직을 수행하던 인물이 STA 회장직만을 수행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불명예스러운 것 아니냐는 게 조태숙 대표의 주장이다. 

조태숙 대표의 선공에 남상만 현 회장은 즉각 응사했다. 그동안 STA 회장 4선 도전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는데 조태숙 대표의 출사표가 공론화된 이후 마음을 굳힌 것이다. STA 사무처에 따르면 남상만 회장은 지난주 사무처 직원들에게 연임 의지를 밝혔다. “자신의 개인생활과 사업에 전념하는 것이 본인 여생에 보다 충실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판단해 그동안 STA 회장 연임 생각을 접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의 권유와 STA가 기로에 있다는 상황을 고려해 STA 회장 연임을 위한 출마의지를 분명히 하게 됐다”는 것이다. 차기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복수 후보 경합 구도로 접어듦에 따라 STA 사무처도 9월부터 공정선거 확보에 초점을 맞춰 업무를 진행하기로 했다.

남상만 회장의 4선 도전 결심에 따라 그동안 출마설이 나돌았던 STA 최노석 상근부회장은 화두에서 사라졌다. 남상만 회장의 불출마를 전제로 출마를 저울질해 왔는데 남 회장이 출마의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최노석 부회장 본인도 출마의사를 접었다고 비공식 자리에서 인정했다.

현 상황대로라면 11월 초에 있을 STA 차기회장 선거는 남상만 현 회장과 조태숙 대표간의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추가 인물의 출마준비설도 나돌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입후보를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대의원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는 점 등 변수가 많다. 3년 전 선거에서도 당시 신아여행사 조석주 회장이 남상만 회장에 맞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입후보 등록을 위한 최소 추천서를 확보하지 못해 겨뤄보지도 못한 채 무위로 끝난 바 있다. 
 
이견 없는 KATA, 오리무중 KTA
 
KATA의 경우 현재 분위기로는 양무승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한 이의가 없다. 지난 19일 열린 KATA 2015년 2차 이사회에서도 기타 안건으로 차기회장 선출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날 이사회 참석자에 따르면, KATA 이사들은 현 양무승 회장을 만장일치 형태로 차기 회장으로 추대해 KATA의 단합과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KATA 회장은 정기총회에서 회원사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만큼 정기총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물론 양무승 회장 이외의 출마자가 나와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장 선거를 바라보는 시선들
 
이날 KATA 이사회에서 일부 인사는 양무승 회장의 KTA 회장 출마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 남상만 KTA 회장이 그동안 STA 회장직도 겸임해왔던 점 등을 감안하면 KATA 양무승 회장 역시 두 단체를 이끄는 데 규정상 문제는 없다. 문제는 KTA 차기회장 자리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현 남상만 회장의 퇴임 이후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현재까지 없다. KATA 양무승 회장조차 일각의 KTA 회장직 도전 권유에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관광업계 스스로 KTA 수장을 선출하지 못한다면 KTA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 외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예전 같으면 일러도 9월은 돼야 선거 관련 얘기가 나돌았지만 이번에는 한 달 이상 앞서 선거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인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협회 본연의 업무수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자칫 불필요한 소모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협회 회장 자리는 봉사하는 자리로 알고 있는데 매번 전개되는 선거전을 보면 봉사보다는 명예욕과 자리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회원사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맥락에서 회장 선거 절차와 규정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과거와 달리 경선으로 치러지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므로 그 필요성이 더 높다는 주장이다.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자주 거론된다. 한 관계자는 “소수 대의원에 의한 회장선출 방식은 직접선거에 따른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막자는 목적이 크지만, 다수 회원사의 뜻이 아닌 소수 대의원의 뜻대로 회장이 선출되는 결함을 안고 있다”며 “막말로 대의원 중 과반만 포섭하면 상대가 누구이든, 회원사가 누구를 원하든 상관없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KTA와 STA는 50명 이내의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하며, KATA는 전체 회원사의 투표에 의한 직선제로 뽑는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