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바운드 마이너스 투어 ‘기승’
-인두세 500~600위안…시장질서 혼탁

메르스(MERS) 극복 노력이 오히려 중국 인바운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인바운드 업계에 따르면 메르스로 위축된 중국 인바운드 시장을 조기 회복시키기 위해 관련 분야에서 다각적인 활성화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 와중에 일부 여행사는 이를 빌미로 이른바 ‘마이너스 투어’를 서슴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대한 대가로 중국 측 송객 여행사에 지급하는 ‘인두세’도 메르스 이전보다 올랐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메르스로 방한 중국인 수요가 뚝 끊겼으니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돈을 주고서라도 일단 한국으로 중국인의 발길을 이끄는 게 중요하다”는 논리인데 “자칫 잘못하면 시장만 더욱 혼탁하게 만들 수 있으며, 한 번 하락한 요금은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는 우려만 키우고 있다.

A 중국 전담여행사 대표는 “메르스로 중단되거나 감편됐던 한-중 항공노선도 9월부터 상당 부분 정상화됐고, 중국인 관광객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내용적으로 보면 매우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인두세도 기존에는 높아야 중국인 관광객 1인당 300~400위안(5만4,000원~7만3,000원) 정도였는데 메르스 이후에는 500~600위안(9만1,000원~11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메르스 여파로 방한 외래객 수요가 급감해 호텔비 등이 전반전으로 하락해 메르스 이전보다 지상비 인하 여지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유치 양상은 이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B여행사 관계자는 “얼추 계산해도 1인당 최소 300달러 적자로 시작하는 셈인데 이를 전부 쇼핑과 옵션으로 만회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은 도저히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일각에서는 거대 중국 자본이 뒤에서 편법적으로 작용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를 빌미로 시장 질서를 흐리는 행위가 버젓이 진행되고 있지만 메르스 이후 시장 회복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과도기적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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